메인 스토리 프롤로그
[아마네 히카리]
이건 꿈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어?
나는 있어. 지금부터 딱 한 달 전의 일이야.
3월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유독 추웠던 날. 산 위에 있는 학원 정문 앞에서 추위에 떨며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어.
-
[???]
겨우 고등학교 입시 합격 발표에 이 소란이라니. 역시, 유명한 성우를 배출해온 명문고, 우리 사립 호세키가오카 학원답네.
저기, 이제 됐지 않아?
[???]
아쉽게도 발표는 8시 정각이야. 아직 좀 남았어.
[???]
춥고, 가만히 서 있는 것도 바보 같고. 감기 걸리면 누가 책임져주는 것도 아니고!
[???]
영광스러운 역할을 지시 받았다고 생각하자.
[???]
그냥 떠맡긴 거잖아.
▷ (저 둘, 사이 안 좋아 보이네…….)
▷ (발표하는 것 뿐인데 시끄러워요.)
[???]
시간 됐어, 가자.
[???]
오케이.
자 여러분, 기다리던 합격자야!
[???]
지금부터, 호세키가오카 학원 입학시험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아마네 히카리]
비명, 환호성. 그런 소리에 둘러싸여 나도 내 번호를 확인했다.
그리고 발견했다. 40개 정도의 번호가 나열된 열의, 맨 위.
맨 위――…….
그게 의미하는 건, 합격자 중에서 단 한 명만이 될 수 있는 특대생에 내가 선발되었다는 것이다.
일반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성우의 길을 포기할 수가 없어, 반년 만에 그만두고 양성소에 다녔다.
올해 17살인 나는, 동경하던 호세키가오카에서 다시 한번 고등학교 1학년이 된다.
이날은 어떻게 집에 돌아갔는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한 달 후, 입학식 날――…….
-
[???]
잠깐, 떨어트렸어.
[???]
무슨 메모인가 했더니…… 신입생 대표 스피치? 안 되지, 이런 중요한 걸 떨어트리면.
그건 그렇고, 여성용 교복…… 실물은 처음 봤어. 20년 만에 여자애가 들어온다는 건 진짜였구나. 그것도 대표라니, 대단하네.
뭐, 됐어. 자 여기. 이제 떨어트리지 마, 그럼.
[아마네 히카리]
염원이 이뤄지고, 지망하던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기쁨. 성우의 길을 향한 첫걸음.
나는 의기양양하게 학교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
[???]
엄청나게 술렁거려~
[???]
당연하지. 지금 한 얘기, 돌려 말해 폭탄이잖아.
[???]
아― 중요한 얘기니까 한 번 더 말한다. 본교는 폐교 위기에 처해있다.
[아마네 히카리]
(두 번 말했어!)
[아레키 사에]
다시 소개하지, 병결인 학원장을 대신해서 정감을 가득 담아 읽어달라고 대본을 받아온 아레키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음― 크흠.
호세키가오카는 성우 양성소로 개교하여 올해로 창립 100주년. 전도유망한 청소년에게 철저한 영재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성우 중에도 본교에서 배운 자가 많다.
그러나! 최근 아이돌 성우 붐이 일면서, 화려한 광고로 학생들을 획득하고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수업료로 적당히 가르쳐준 다음 헐값에 성우 사무소에 보내는…… 그런 양성소가 늘어났다.
더럽게 고지식한 호세키가오카는 경쟁에 이기지 못하고, 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성우 양성소와 계약을 하지 못한다→계약료가 들어오지 않는다. 이게 의미하는 것은 즉, 자·금·난입니다!
[???]
말했어…….
[???]
아침부터 듣기에는 적나라한 이야기네요~
[아레키 사에]
유닛 시스템도 본래의 기능을 잃고, 학생들은 협동심을 익히기는커녕 경쟁에 몰두하고 영역을 표시하기 바쁘지.
호세키의 이름이 웁니다! 원석은 바르게 손질하지 않으면 빛나지 않아! 반짝반짝! 빛나자! 모두!
[아마네 히카리]
(굉장한 곳에 와버렸어.)
[아레키 사에]
이사에게 머리를 숙이고 기부금을 모으고…… 학원장이 한 거다, 내가 아니다?
우수한 강사와 아역 스카우트도 적극적으로 하고…… 이 이상은 푸념이 될 테니 말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현상이 시정되지 않는 한, 본 학원의 경영파탄은 필연. 금년도를 끝으로 폐교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 안녕히! 이상!
[아레키 사에]
자 여러분, 다시 한번 입학을 축하한다. 갑작스러운 폐교 소식에 동요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일단 잊어버리고…….
아니, 이건 대본이 아니야. 내가 말하고 있는 거야. 알겠지?
그럼, 번잡한 시내에서 벗어난 자연이 풍부한 학원 도시. 성우의 성지라고 불리며 온갖 컬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것이 여기, 호세키가오카 학원이 세워진 쥬오지시다.
[아마네 히카리]
(아까 그 얘기는…… 잊어버려도 되는 걸까……?)
[아레키 사에]
호세키가오카가 목표로 하는 건 신시대의 보이스 액터―…….
연기는 물론, 노래나 댄스에 2.5차원…… 온갖 무대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성우 오브 성우의 육성이다!
그걸 위해 고안된 게 유닛 시스템이지. 본교 학생은, 학생들끼리 유닛을 짜서 학원에 신청할 수 있다. 승인되면, 경사스럽게 유닛으로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지.
기본 5명부터 되는 유닛은, 학원 내에서 실력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고, 성우로서 일을 시작하기 위한 중요한 간판이기도 하다.
탑 유닛 Prid's의 이름은 애니나 성우계 미디어에서 보이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너희도 알고 있지?
지금까지 한 이야기에서 질문 있는 사람? 없군, 그럼 10분 휴식!
아― 거기 특대생, 잠깐 따라와.
-
[아레키 사에]
우선 입학, 그리고 특대생이 된 걸 축하한다.
갑자기 밝지 않은 이야기에 놀랐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 경쟁률은 50배가 넘어.
게다가 여자는 요새 20년 정도 들어온 적이 없지. 열심히 했구나.
▷ 감사합니다.
▷ 네, 열심히 했어요!
[아레키 사에]
하지만?
[아마네 히카리]
(엇.)
[아레키 사에]
지금부터는 진지한 이야기다. 잘 들어.
특대생인 네게, 특별 임무를 내린다.
[아마네 히카리]
(예상하고 달라지고 있어.)
[아레키 사에]
입학식에서 했던 얘기는 과장도 협박도 아니야. 폐교 가능성은 이 학원을 위협하는, 지금 이곳에 있는 위기다.
[아마네 히카리]
(일단 잊어버리라고 했으면서…….)
[아레키 사에]
수업료를 바가지 씌우지 않는 양심이 학원을 힘들게 하고 있어.
그래서 결정된 거다. 특대생, 네게 이 학원을 구하는 숭고하고 중요한 사명을 주지.
▷ 뭔가요?
▷ (필요 없어요…….)
[아레키 사에]
유닛들을 협력시켜 학원을 통일하고 어떤 빅한 공연을 성공시켜라. 그게 사명이다.
매스컴이나 성우 사무소도 초대하는 대대적인 공연이야. 성공하면 호세키가오카의 이름은 다시 영광을 얻을 수 있겠지. 기부금이 모이고, 사무소 계약도 딸 수 있어.
말해두겠지만, 네게 거절할 권리는 없어.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있지만, 추천하지 않아.
만약 거절하면, 특대생의 권리도 박탈이다. 학비·기숙사비는 자기 부담이 되지. 열심히 힘내서 납부하라고. 꽤 비싸니까.
[아레키 사에]
생각해봐, 넌 이 학원을 구하는 구세주가 되는 거야. 어때~? 두근거리지 않아?
▷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 않아요.
[아레키 사에]
호세키가오카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전교생 기숙사제 성우과정을 가진 고등학교다.
설립 당시, 시대는 지금과 전혀 달랐어……. 성우가 되려는 아이를 응원하는 보호자는 전혀 없었지.
몰이해에 막혀 꿈을 포기하는 청소년을 한 명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이 학원이 세워진 거야. 그리고 실제로, 몇 사람의 꿈을 구원했지.
그 꿈을, 지금 여기서, 네 손에 맡긴다! 굉장해, 감동적인 명장면이야.
참고로 유닛은 각자 개성이 강해서 네게 꼭 협력적이라고는 할 수 없어. 뭐, 어떻게든 열심히 해봐.
이상, 지금까지 한 얘기에서 질문은? 없군, 그럼 휴식으로 돌아가도 좋다!
▷ 기다려요!
▷ (지독한 선생님이야…….)
[???]
앗, 죄, 죄송해요.
어라, 넌…….
[???]
시라유키, 아는 사이야?
[???]
아, 저, 입학식을 도와줬었거든요.
넌 신입생 대표 자리에 있었지?
[???]
이런, 미안해. 이런 데서 멍하니 있으면 위험하다?
……응? 미카도, 얘야? 네가 말했던 애가.
[???]
아, 그래 맞아. 어땠어, 대표쨩? 감동적인 스피치는 잘했어?
[???]
앗, 미카. 얘, 합격발표 때 맨 앞줄에서 우리를 노려보던 애야.
▷ (누명이에요!)
[???]
뭐야 이게, 무슨 소란이야?
……응? 너, 본 기억이 있는데.
[???]
신입생이에요, 게다가 대표라는데요.
[???]
호오, 그거 믿음직한걸.
[???]
지금은 역시, 헹가래로 맞이해줘야 하지 않겠어?
[???]
잘도 그런 변태 같은 발상이 바로 나오는구나, 너는.
[???]
곤란한 일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제가 뭐든 도와드릴게요.
[???]
라이벌은 많을수록 더 좋으니까. 모―두 환영이야.
단, 의욕 있는 사람 한정.
[???]
놀란 것 같네…… 하긴 당연하지.
[???]
여기는, 목소리로 힘을 주고, 꿈을 전하는 녀석들이 모이는 곳이야.
그 일원이 될 각오는 되어 있나?
[???]
준비됐어―? 시작한다, 하나―둘…….
[???]
ON AIR!
[아마네 히카리]
이렇게, 내 호세키가오카에서의 생활은 스타트를 끊었다.
어지럽고, 즐겁고, 가끔은 화를 내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저 전력 질주를 하는 나날의…… 시작,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