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오르기 제5화 즉흥 인형극
[타치바나 오우타]
와― 원숭이다~! 귀여워―.
[토바 카스미]
……그래? 얼굴 생긴 게 사람하고 비슷해서, 난 좀 미묘한데.
[미야비노 츠바키]
확실히 저기 혼자 있는 수컷은 렌하고 똑 닮았네.
[카가야 렌]
아까까지 뻗어있었으면서, 괜찮아지자마자 깔보고 있어.
[토우마 린]
소인, 근사한 걸 발견했소……! 이 비스킷, 원숭이에게 줘도 괜찮은듯하오.
[타치바나 오우타]
옷, 이런 거 좋아 좋아―☆
원숭이야, 자 여기―.
[토바 카스미]
너―네, 돈은 제대로 내라―!
이런 건, 대부분 먹이로 추가 요금 받아가는 게 장사 솜씨가 뛰어나다니까…… 응?
[미야비노 츠바키]
린이랑 오우타가 사고…… 남은 비스킷은 두 개 뿐인가.
[카가야 렌]
난 됐어, 니들이 해.
[토바 카스미]
아니, 전 별로 원숭이 좋아하지도 않으니까요…… 여기요.
[카가야 렌]
나도 원숭이같은 동물은 오우타로 많이 봤어.
[미야비노 츠바키]
정말, 반으로 나누면 되잖아. 자.
[카가야 렌]
……고맙네. 별로 부탁한 적은 없지만.
[토바 카스미]
렌 씨 스탑, 왜 한마디 덧붙이는 거예요……!
[타치바나 오우타]
좋―아, 간다―!
[토우마 린]
원숭이께서는, 소인의 비스킷을 받아주는 것이올까…….
[원숭이]
끼이이익!!
[토우마 린]
히익!? 무시무시한 기세로 소인의 비스킷을 빼앗듯이……!?
[타치바나 오우타]
끼이이익! 끼, 끽!!
[원숭이]
웃끼!?
[토우마 린]
엇! 원숭이가 기가 죽었소……!
[토바 카스미]
아니 목소리 크다고, 뭐 하고 있어!?
[타치바나 오우타]
뭐― 조만간 원숭이 역할 할지도 모르잖아☆ 연습해둘 찬스라고.
욱끼― 우끼끼끼끽!!
[카가야 렌]
……아니, 이거 연습 필요해? 필요 없지 않아?
[미야비노 츠바키]
짐승이 다니는 길도 여유롭게 뛰어오르고, 혹시 원숭이보다 위인 거 아냐?
[타치바나 오우타]
자, 다 같이 연습하자, 이런 좋은 기회는 좀처럼 없어―.
[토바 카스미]
아니 아니, 아무리 그래도 다 같이 그러면 이상한 집단으로 보일 거라고.
[카가야 렌]
……저런 필사적인 자세가, 언젠가 역할을 따오는 걸지도.
[원숭이]
우끼―! 끼끽!
[타치바나 오우타]
끼끽, 우끼끼끼―!
[토우마 린]
오우타 공, 마침내 원숭이와 싸우기 시작했소이다!?
[미야비노 츠바키]
으―음, 저런 역할이면 난 됐어…….
-
[타치바나 오우타]
옷, 보인다 보여―! 왼쪽에 있는 가파른 계단이 남자 언덕, 오른쪽에 있는 완만한 계단이 여자 언덕이야.
[카가야 렌]
괜찮아― 미야는 공주니까 여자 언덕으로 올라가도 돼.
[미야비노 츠바키]
뭐? 하…… 당연히 남자 언덕으로 가야지, 바보야? 동정, 주제에……!
[토바 카스미]
이런, 훌륭하게 불붙여버렸네요―…… 난 솔직히, 완만한 언덕도 괜찮았는데.
[토우마 린]
끝이 안 보이는 계단, 대체 몇 단을 오르면 되는 것이오……!?
[타치바나 오우타]
이 계단 말야― 전부 해서 108계단이래. 번뇌의 숫자야.
[토우마 린]
! 그 말은 즉, 다 올라가면 소인의 번뇌가 정화될 수 있다……!? 이것은 내 죄를 씻어버릴 찬스이외다!
[토바 카스미]
린, 그렇게 죄가 많았어!?
[카가야 렌]
아― 이건, 이제…… 다 같이 남자 언덕을 올라갈 수밖에 없는 흐름이네…….
[미야비노 츠바키]
괜찮아, 렌은 여자 언덕으로 올라가도 돼.
[카가야 렌]
윽, 농담이 심하네……! 보고 있어, 내가 가장 먼저 남자 언덕을 올라가 주겠어!
[토우마 린]
98, 99, 배액…… 하아, 헉……!
[토바 카스미]
이제 열 계단도 안 남았어, 안 남았는데…… 윽…… 터무니없이, 멀어……!
[미야비노 츠바키]
……, …….
[카가야 렌]
……젠장, 내가 질 줄 알고.
[토우마 린]
렌 선배!?
[카가야 렌]
나는! 가장 먼저! 이 언덕을 오르겠어! 필사적인 게 중요하다고, 우오오오오오옷……!
[토우마 린]
어떻게 된 것이오, 갑자기 라스트 스퍼트라니…….
[미야비노 츠바키]
……읏…….
[토바 카스미]
안 돼, 렌 씨를 향한 신랄한 태클이 기능을 잃었어……!
-
[카가야 렌]
허억, 하…… 도착했다, 도착했다고……! 봤냐, 내가 가장 먼저 언덕을 다 올라왔다고…….
[타치바나 오우타]
어라― 렌 군 에튀드 연습? 가장 먼저 언덕을 오른 건 아무리 봐도 난데?
[카가야 렌]
시끄러…… 상관없어, 오우타는 레전드급의 우정 출연 같은 거니까. Hot-Blood 내에서 언덕 오르기는, 실제로 내가 이긴 거나 다름없다고.
[타치바나 오우타]
옷, 우정 출연으로 크레딧에 오르는 거 멋있지☆ 뭐― 그런 거면 용서해줄 수 있어, 응응.
[카가야 렌]
그건 그렇고 오우타, 여기서 기다린 거야? 분명 먼저 갔을 줄 알았는데.
[타치바나 오우타]
음― 그래도 됐을 텐데, 좀 신경 쓰이는 애가 있어서.
[카가야 렌]
뭐? 여자냐?
[토바 카스미]
하아, 하…… 뭐야, 여자라니 오우타 여유로워 보여서 부럽네…… 윽.
[토우마 린]
왜 그러시오, 카스미 공.
[토바 카스미]
야, 지금 누가 바지 잡아당겼지. 윽, 이거 봐 또……!
[타치바나 오우타]
아―앗!
[카가야 렌]
꼬맹이가 카스미 바지를 잡고 있는데!?
[남자아이]
으흑…… 나…… 나…….
[토바 카스미]
왜, 왜 그러니?
[카가야 렌]
혹시, 오우타가 신경 쓰이는 애라는 게.
[타치바나 오우타]
응, 얘 말한 거야. 부모님도 없이 혼자서 돌아다니길래 걱정했었는데…… 수수께끼는 풀렸어.
카스미 군의 숨겨둔 자식이었구나―!
[토바 카스미]
뭐야!?
[카가야 렌]
진짜냐, 대체 누구 애야?
[토우마 린]
믿을 수 없소, 카스미 공이 그런 채신사나운 짓을 하다니.
[토바 카스미]
아니 아니, 장난치지 마.
[미야비노 츠바키]
하아, 하…… 모브주제에 그런 아침드라마 전개를 집어넣다니, 잘못 봤어…….
[토바 카스미]
……너희 정말, 적당히 해―! 뭘 어떻게 봐도 미아잖아!
[남자아이]
히익!? 으흑, 으애―앵…… 형아, 무서워…….
[타치바나 오우타]
아― 카스미 군이 울렸어.
[토바 카스미]
잠깐 기다려, 이건 연대책임이지.
[카가야 렌]
그보다, 미아라면 부모를 찾아야 하잖아.
[토바 카스미]
으―음, 너…… 엄마나 아빠랑 같이 왔어……?
[남자아이]
으와앙, 으와――앙!
[미야비노 츠바키]
이건…… 이대로 물어봐도 소용없겠네. 일단 달래서, 평범하게 얘기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지.
[토바 카스미]
그런 말 해도, 어떡하면 되는데. 동생을 돌봤던 건 꽤 오래전 얘기라고.
[카가야 렌]
야, 남자라면 금방 울지 마.
[남자아이]
으애애앵, 으앙……!
[토우마 린]
렌 선배, 아무래도 역효과인듯하오.
[남자아이]
흑, 으응……?
[토바 카스미]
응? 왜 그래? 다 울었어?
[타치바나 오우타]
……아―…… 그래, 그런 거구나! 뭐야, 평소대로 있으면 되네☆
[미야비노 츠바키]
오우타? 텐구 스트랩을 꺼내서 대체 뭘 하려고…….
[타치바나 오우타]
"텐텐, 텐텐! 나는 타카오산의 텐구이외다! 도련님, 오늘은 타카오산에 잘 와주었네."
[남자아이]
……훌쩍, 응……?
[타치바나 오우타]
"실은 난, 가족 문제로 고민이 있소. 누나 화장이 요즘 더 진해졌어."
[토우마 린]
어? 어? 갑자기 무슨…… 임프로의 일환이오?
[미야비노 츠바키]
……야, 다들 빨리 텐구 스트랩 들어.
[카가야 렌]
진짜, 제대로 설명하고 나서 하라고.
[토바 카스미]
뭐― 이번엔 그럴 틈도 없었고…….
[타치바나 오우타]
"누나, 오늘도 그렇게 진한 화장을……! 그럼 텐구가 아니라 마귀할멈이라고!"
[미야비노 츠바키]
"잠깐― 동생 텐구도 참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지금 텐구계에서는 이게 트렌드라고, 트렌드!"
[남자아이]
……목소리, 굉장해…….
[미야비노 츠바키]
"난 텐구 디스코에서 춤추고 올 테니까, 넌 집에서 개랑 놀고 있어."
[타치바나 오우타]
"와―앙, 누나 너무하오! 위로해줘, 애완동물 포치!"
[토바 카스미]
…… "으르르, 멍멍! 멍멍멍!"
[남자아이]
강아지다……!?
[타치바나 오우타]
"너무해, 포치까지 나를 괴롭히다니―! 도와줘 형아~!"
[토우마 린]
"정말이지, 내 동생은 금방 울음을 터트려서 곤란하다니까. 소인은, 걸프렌드와 데이트를 가는 길인데."
[남자아이]
엇, 데이트……!?
[타치바나 오우타]
"우와, 걸프렌드가 와버렸어……! 나, 저 여자 텐구는 껄끄러운데……."
[카가야 렌]
어, 나!?
[미야비노 츠바키]
……제대로 해. 눈앞의 관객의 반짝이는 눈을 보라고.
[남자아이]
…….
[카가야 렌]
……윽, 에잇!
"후후훗, 이 인기 여왕에게 무슨 볼일이니~ 동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