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닛스토리 Hot-Blood

Hot-Blood 제5화 하이스펙·모브

(•̀ᴗ•́) 2018. 11. 4. 14:54

[토바 카스미]

아 진짜…… 그 망할 공주가……. 저런데 배우로서도 쓰레기였으면 지금쯤 산에 묻었을 거야…….


[카가야 렌]

저거 왜 저래……?


[토우마 린]

오늘, 점심밥을 먹지 않은 미야 공에게 카스미 공이 빵을 준비해주었소.


[카가야 렌]

흠흠.


[토우마 린]

그랬더니, 미야 공이 그걸 뿌리치며…….

"시끄러워! 뭐야 정말! 내 엄마야? 나 키워!?"

라고 하여서.


[카가야 렌]

미야비노가 한 말보다, 네 흉내가 너무 똑같아서 질린다.


[토우마 린]

"다이어트라도 해!? 컨디션 관리도 제대로 못 해서 중요한 때 쓰러져도 난 모른다!"

"시끄러워, 숨은 공로자!"

"줄이지 마!"


[카가야 렌]

오오오…… 더 해봐, 더.


[토바 카스미]

렌 씨, 린! 놀러 온 거 아니잖아!? 빨리 워밍업하고 연습 개시!


[카가야 렌]

넵.


[토우마 린]

알겠소!


[카가야 렌]

그보다 난, 지나가다 말려든 것 뿐인데…….


[토바 카스미]

네네, 시작합니다―!


[카가야 렌]

뭐야, 진심이라니 별일이네, 토바?


[토바 카스미]

진심이에요, 진짜―. 사무소가, 이제 슬슬 성우 일로 대표작이란 걸 만들라고 엄청 재촉하고 있다고요.


[카가야 렌]

아― 그건 괴롭지.


[토우마 린]

짐작이 가오.


[카가야 렌]

그런데 너, 뮤지컬에서 꽤 이름있는 캐릭터 맡고 있지 않아?


[토바 카스미]

그건…… 원작 캐릭터 인기 덕분에, 나한테도 팬이 붙은 것 뿐이니까…….


[카가야 렌]

우와, 엄청 지뢰 밟았다.


[토바 카스미]

따라와 주지 않아……. 다른 작품에 나가면, 또 제로부터 팬을 획득해야만 돼. 내가 응원받는 게 아니야. 캐릭터가 응원받는 거지…….


[토우마 린]

연습 개시!


[카가야 렌]

드물게도 토우마가 커뮤니케이션에서 좋은 일을…….


-


[토바 카스미]

"그런 거면, 나눠서 찾아보자. 너는 저쪽, 교사 뒤편. 그리고……."

……왜요?


[카가야 렌]

아니, 너 진짜 스펙 높은 모브구나 싶어서.


[토우마 린]

동감하오.


[카가야 렌]

알겠어? 그, 묽은 주스 같다고 해야 하나. 아 이건 주스구나― 하는 건 알겠어. 그런데 치명적으로 맛이 부족하다고 할까.


[토바 카스미]

네, 잘 알겠어요. 띄울 건지 떨굴 건지 하나만 해.


[카가야 렌]

아니, 일단 칭찬이야. 겨우 이 대사만으로도, 네가 하면 어떤 캐릭터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


[토우마 린]

연기 수업 때도 들었지만, 독해력이 높은 것일 것이오. 표현이 정확하고 세밀하오.


[카가야 렌]

하지만…….


[토바 카스미]

됐어요, 끝까지 말 안 해도…….


[카가야 렌]

그것뿐이지…….


[토바 카스미]

말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정말이지, 사무소도 감독님도 팬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 같은 말을 한다고.


[카가야 렌]

캐릭터가…….


[토우마 린]

흐릿하다?


[토바 카스미]

응. 어떤 역할을 시켜도 요령 좋게 해내고, 원작 팬한테 반감을 사는 일도 없어. 단, 열광적인 팬이 붙는 일도 없지.


[카가야 렌]

그거지, 서브 캐릭터 같은 걸 시키면 감동할 정도로 딱 어울리는 거.


[토바 카스미]

그건 왜냐하면, 나 자신이 서브 캐릭터기 때문이야.


[카가야 렌]

그런 말 하지 마…….


[토우마 린]

비뚤어졌군.


[토바 카스미]

비뚤어질 만 하지! 대화극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도, 나 같은 반푼이한테는 일이 안 오니까.


[카가야 렌]

그렇지 않잖아. 사무소에 부탁해서 제대로 팔아달라고 해.


[토바 카스미]

아니, 팬을 데려오지 못하니까 팔 수단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하더라.


[토우마 린]

소인, 그런 말까지 들으면 사무소에 불을 지를지도 모르오.


[카가야 렌]

나도 매니저랑 말 안 해.


[토바 카스미]

말 안 한단다…… 귀엽네.


[토우마 린]

스며드는 반항기의 향…….


[카가야 렌]

시끄러!


[토우마 린]

그런데, 한 가지 알게 되었소. 카스미 공처럼 뭐든지 잘하는 분께도, 그런 고뇌가 있던 것이외까.


[토바 카스미]

어―…… 렌 씨는 반대지. 자기가 너무 진해서 역할을 집어삼키는.


[카가야 렌]

시―끄러워.


[토바 카스미]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재주 많은 놈이 밥 굶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

노력으로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진짜 고민하고 있다고. 캐릭터 짙은 사람이 부러워.


[타치바나 오우타]

앗― 다들 있네~! 왜? 숨어서 연습? 줄여서 숨연?


[카가야 렌]

원액이 왔군…….


[토우마 린]

셋밖에 없는데 다들이라니 무슨 말이오.


[타치바나 오우타]

있지 뭐 하고 있어? 나도 끼워줘.


[토바 카스미]

오디션 연습 하고 있었어. 너는 어때? 준비는 잘 돼가?


[타치바나 오우타]

엑― 그치만, 사전에 대본은 받았는데, 당일에 바꾼다던가 그런 말 들었는걸. 덕분에 의욕이 미묘―.


[토우마 린]

카스미 공께 나눠주고 싶은 대담함이외다.


[타치바나 오우타]

지금 받은 대본도 잔뜩 읽었어. 근데 나, 너무 세세하게 짜두면 현장에서 지적받았을 때 대응 못 하는 타입.


[토바 카스미]

아― 그거 알겠어, 나도 그래.


[카가야 렌]

타치바나도 도와줘. 토바 녀석, 사무소가 배수의 진을 쳐서 위기래.


[타치바나 오우타]

엇, 떨어지면 전력 외 통지? 위―험해…….


[토바 카스미]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타치바나 오우타]

좋아, 같이 하자― 오늘은 무대도 쉬는 날이고, 기운이 넘치니까~


[토바 카스미]

생큐. 그럼 2페이지부터…….


[타치바나 오우타]

큰일이다, 지금 깨달았어. 나, 대본이 없어!


[카가야 렌]

다들 알고 있어!

토우마 꺼 보여달라고 해. 나는 토바 꺼 볼 테니까.


[타치바나 오우타]

네에.


[토바 카스미]

오우타가 있으면 떠들썩하다니까, 정말…….


[토우마 린]

하지만 카스미 공, 이 역할을 따내면 틀림없이 그대의 대표작이오.


[토바 카스미]

따내면, 말이지―.


[카가야 렌]

모브주제에 소극적인 발언 하지 마―. 일단 흐름에 타라고, 모브 더 모브.


[토바 카스미]

잠깐 멋있게 모브모브 하지 말아줄래요?


[타치바나 오우타]

자― 가자……!


[카가야 렌]

이번엔 뭐야.


[타치바나 오우타]

배고파♡


[토바 카스미]

어엇, 거짓말…….


[토우마 린]

카스미 공, 낮에 가지고 있던 그 빵은?


[토바 카스미]

미야가 필요 없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사람들 나눠주고 왔지!


[카가야 렌]

사탕밖에 없어―…….


[타치바나 오우타]

끄으으…….


[토우마 린]

아아……아…….


[토바 카스미]

진짜― 연습이 전혀 안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