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자와 신]

야, 렌지에 버터를 얼마나 돌리는 거야. 부글부글하는데?


[코쿠요 마모루]

이럼 안 되는 거였나? 잘 몰라서 인스피레이션으로 설정했는데.


[미야비노 츠바키]

해도 해도 거품이 안 나와! 왜지!?


[모리시게 유우나]

'거품을 내기 전에는 기구의 수분을 완전히 제거해주세요.' 라는데…… 수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거품이 안 나나 봐.


[미야비노 츠바키]

먼저 말해줘! 깨끗한 게 좋을 테니까 한 번 씻었는데!


[사쿠라이 모모세]

주제가 초콜릿 케이크인 건 이해하는데, 우리가 참고하는 레시피 꽤 난이도 어렵지 않아?


[미야비노 츠바키]

나도 그 생각 했어! 이런 건 초심자가 갑자기 도전할 레시피가 아니라고.

알아봤는데, 'HM'이라는 재료를 쓰면 실패하지 않고 간단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여기저기 쓰여 있었어. 그거 쓰면 안 돼?


[아이자와 신]

……HM이 뭔데?


[미야비노 츠바키]

내가 알 리 없잖아!


[사쿠라이 모모세]

누구 아는 사람?


[모리시게 유우나]

제과 재료라면 아라타한테 물어보면 알 것 같은데. 지금 연습 중일 텐데…… 아, 바로 답변 왔어.

'HM'은 '핫케이크 믹스'라는데.


[아이자와 신]

아― 줄임말이구나!


[모리시게 유우나]

"초심자한테는 추천하지만 인스턴트 식재료에 가까우니까, 지금 같은 기획에는 안 쓰는 게 좋을 거야!" ……라는데.


[사쿠라이 모모세]

그렇대, 아쉽게 됐네, 공주.


[미야비노 츠바키]

코죠가 하는 말은 알겠는데…… 핫케이크 믹스가 뭐야?


[사쿠라이 모모세]

어라~…… 거기서부터?


[키사키 호타루]

………….


[모리시게 유우나]

키사키, 아까부터 졸려 보인다?


[키사키 호타루]

앗…… 죄송해요. 괜찮아요. 어, 제 담당은, 밀가루를…….


[미야비노 츠바키]

호타루, 수업 중에도 졸려 보였지? 괜찮아?


[키사키 호타루]

괜찮아. 그냥 소설에 좀 빠져서 읽었더니 잠이 부족한 것뿐이야…… 앗!


[미야비노 츠바키]

우왓!? 콜록, 콜록…….


[키사키 호타루]

아, 앗…… 새하얘, 미야…… 미안해!


[미야비노 츠바키]

콜록…… 괜찮은데, 정말 언젠가 초콜릿 케이크가 되는 거지, 이거!?


-


[아이자와 신]

흐아…… 어떻게든 오븐에 집어넣었어.


[미야비노 츠바키]

이제 27분 기다리면 되는 거지…….


[모리시게 유우나]

좋아, 그동안에 보이스 코너 연습하자.


[사쿠라이 모모세]

'스위트♡시추에이션 보이스'말이지, 알았어. 본방에서는 리스너의 투고를 토대로 대사를 붙이는 거지? 지금은 어떡할까?


[코쿠요 마모루]

연습용 대사를 신이 써줬어요. 나눠줄게요.


[아이자와 신]

각자 개성을 고려해서 썼어! 뭐― 연습이니까, 가볍게 읽어줘.


[키사키 호타루]

아이자와 군은 정말 이런 걸 잘하는구나. 굉장해…….


[사쿠라이 모모세]

"할 수 있다면 널 녹여서 먹어버리고 싶어. 하지만 무리야. 왜냐고? 내가 훨씬 전에 네 매력에 녹아버렸으니까……말이야."

……어, 나 좀 아픈 사람 같지 않아? 어떻게 개성을 고려한 건지 물어보고 싶은데, 신.


[미야비노 츠바키]

"나한테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싶으면 네가 먼저 좋아한다고 말해. 트뤼프 초콜릿보다 달콤한, 그 입술로."

잠깐, 이게 어디가 내 개성인데! 갑자기 트뤼프 같은 말하는 거 부끄럽거든!


[아이자와 신]

무슨 말이야, 이 정도는 시작일 뿐이지! 그치? 유우나 군도 그렇게 생각하지?


[모리시게 유우나]

나한테 돌리지 말아줘…….


[키사키 호타루]

"네가 캔디라면, 나는 그 포장지야. 너를 최고로 맛있게 보이면서 감싸 안을 거야. 그게 내 기쁨이고…… 사랑이야."

아이자와 군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는 이런 느낌이야……?


[아이자와 신]

다들 왜 그래, 엄―청 좋은 느낌이라고? 자 연습하자, 연습!


[코쿠요 마모루]

저기, 불온한 냄새 나지 않아? 굳이 말하자면, 오븐에서.


[모리시게 유우나]

우와, 케이크가 틀에서 넘쳤어. 탄다, 타!


[사쿠라이 모모세]

어라~? 비교적 레시피대로 하지 않았어?


[키사키 호타루]

계란이나 우유를 더 넣어서 분량이 상정한 것 보다 늘었나…….


[미야비노 츠바키]

할 수 없잖아, 밀가루를 너무 많이 넣었더니 딱딱해서 섞을 수 없었으니까.


[아이자와 신]

그러니까 레시피에 안 쓰여 있는 걸 맘대로 하지 말라고 했잖아. 특히 코쿠요, 미야비노!


[코쿠요 마모루]

이상하네, 열심히 했는데.


[미야비노 츠바키]

나도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다고! 레시피에 따라도 안 따라도 보상받을 수 없다니 진짜 요리는 불합리해!


[아이자와 신]

중요한 데서 안 따른 게 문제라고―.


[모리시게 유우나]

그보다 이 케이크, 어떡하지? 넘친 부분을 잘라내면 어떻게든 되려나?


[코쿠요 마모루]

되지 않을까? 초콜릿 크림으로 코팅하면 잘라낸 것도 모를 거야.


[키사키 호타루]

케이크 만드는 건 힘들구나…….


-


[아이자와 신]

좋아, 완성됐어!


[미야비노 츠바키]

응, 꽤 그럴듯하게 완성되지 않았어? 탄내 나지만.


[아마네 히카리]

실례합니다.


[사쿠라이 모모세]

어라, 잔느네. 어서 와~


[키사키 호타루]

특대생 씨. 무슨 일이야?


[아마네 히카리]

복도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심상치 않은 냄새가 나는 게 신경 쓰여서…….


[코쿠요 마모루]

환기 팬, 강하게 트는 게 좋으려나.


[아마네 히카리]

이건 뭔가요?


[키사키 호타루]

일단 초콜릿 케이크인데…… 그렇게 안 보여……?


[히카리

아뇨, 보여요, 괜찮아요! 그게 아니라, 왜 다 같이 만들고 있나 해서.


[모리시게 유우나]

학원 라디오 이벤트 연습이야. 그렇지, 이 케이크가 어떤지 의견을 주지 않겠어? 관객분들은 거의 여성일 테니까.


[아마네 히카리]

의견 말인가요. 그러네요…….


-


[사쿠라이 모모세]

비주얼을 좀 더 화려하게 하는 게 좋겠다라. 그렇군.


[코쿠요 마모루]

굽고 크림을 바르는 게 고작이었으니까. 듣고 보니, 그냥 갈색 원반이야.


[아이자와 신]

프로라면 이대로도 볼만하겠지만. 확실히 우리는 데코레이션 하는 게 좋겠어.


[아마네 히카리]

휘핑크림으로 데코레이션 하는 건 기술이 필요하다고 들었고…… 장식을 사오는 건 어떨까요?


[키사키 호타루]

그런 것도 파는구나? 역시 잘 알고 있네…….


[미야비노 츠바키]

너무 듬직해서 잊어버릴 때도 있지만, 그러고 보니 여자였지.


[아이자와 신]

그럼 바로 사러 갈까! ……라고 하고 싶지만, 허들이 높지~


[키사키 호타루]

어, 왜?


[사쿠라이 모모세]

이 시즌 제과 코너는 여자애들로 넘치는 게 당연하니까지~


[키사키 호타루]

아…… 그렇구나.


[미야비노 츠바키]

일부러 다 같이 갈 필요는 없지 않아? 난, 남아서 연습하고 싶은데.


[아이자와 신]

좋은 마음가짐이야. 코쿠요, 너도 남아. 내가 감독해줄 테니까 일단 레시피를 읽는 것부터 해.


[코쿠요 마모루]

아까도 읽었는데? 대강이지만.


[아이자와 신]

제대로 읽으라고 이 멍청아!


[사쿠라이 모모세]

그럼 물건 사는 담당은 나랑 호타루랑 유우나로 오케이?


[아이자와 신]

모모 선배는 안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여자한테 둘러싸여서 못 돌아올 것 같은데요.


[모리시게 유우나]

그렇지. 나랑 키사키 둘이 갈게.


[사쿠라이 모모세]

쳇―. 뭐, 사회공부 하고 와, 호타루.


[키사키 호타루]

네.


[미야비노 츠바키]

특대생도 시간 있으면 같이 가줘. 진짜 여자가 있는 편이 아무래도 좋을 테니까.


[아마네 히카리]

네, 같이 갈게요.


[키사키 호타루]

괜찮아? 미안해, 특대생 씨 일도 아닌데…….


[모리시게 유우나]

고마워, 진짜로.


[아마네 히카리]

저도 살 게 있는데, 괜찮을까요?


[키사키 호타루]

물론이야.


[모리시게 유우나]

좋아, 잽싸게 갔다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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