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바 카스미]

특대생의 특별 레슨 스케줄 알아왔어―.


[미야비노 츠바키]

벌써? 역시 단장, 정보가 빠르네.


[토바 카스미]

단장은 상관없잖아.

그래서, 언제쯤 돌격할래? 이왕이면 연기를 볼 수 있는 레슨이 좋겠지.


[미야비노 츠바키]

이건? 이 스튜디오를 쓰는 칸. 내일 5교시는 우리 수업도 없고.


[토바 카스미]

그렇지, 렌 씨도…… 어라, 렌 씨는?


[미야비노 츠바키]

오늘 공연, 아는 감독님이 보러 왔대. 인사하러 갔어.


[토바 카스미]

그거 듣고 생각났다. 렌 씨 아역 시절 무대 영상, 손에 넣었어.


[미야비노 츠바키]

정말!? 보고 싶어!


[토바 카스미]

돌아가면 린하고 오우타도 불러서 감상하자.


[미야비노 츠바키]

뭣하면 렌 본인도.


-


[카가야 렌]

네, 감사합니다. 종연 후에 시간이 있으니까 그때 지금 있는 유닛의 멤버도 소개해드릴게요. 편안하게 관람해주세요. 그럼.


[타치바나 오우타]

렌 군―! 좋은 밤!


[카가야 렌]

우왁! 깜짝이야! 뭐야 오우타, 오늘 올 예정 없었잖아?


[타치바나 오우타]

그게 말야~ 일이 갑자기 틀어져서 올 수 있게 됐어~ 린 군이 엄청 재미있다고 해서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었어.


[카가야 렌]

그러냐, 바쁠 텐데 고마워.


[타치바나 오우타]

굉장해, 당일권도 완매돼서 보조석 내고 있대. 입석밖에 못 샀어!


[카가야 렌]

관계자석 비어있지 않은지 물어봐 줄게.


[타치바나 오우타]

이왕 산 거니까 입석으로 봐도 돼. 서서 봐서 피곤해~ 같은 말 안 나올 만큼 재밌게 해줄 거잖아~?


[카가야 렌]

건방지게 부추기지 마―!


-


[타치바나 오우타]

어라…… 좋은 아침, 린 군. 벌써 학교 가?


[토우마 린]

주번이라서. 먼저 실례하겠소.


[타치바나 오우타]

오늘은 특대생 쨩 특별 레슨이야~ 4교시 끝나면 스튜디오로 집합해야 돼.


[토우마 린]

알았소.


-


[토우마 린]

농기구실의 열쇠랑…… 가정과실에도 들러야…….


[학생A]

엄청난 얘기 들어버렸네~!


[토우마 린]

음?


[학생B]

쉿―! 몰래 들은 거 들키면 또 학원장 선생님 배 아파한다.


[학생A]

그건 그렇고, 특대생에다 특명 담당이라~ 임무라는 게 어떤 걸까?


[학생B]

간판 성우가 돼라, 같은 건가?


[토우마 린]

간판 성우……. 특대생은, 그러한 운명을 짊어진 존재였던 것이외까…….

눈 감으면 코 베어먹는 이 성우 전국시대에 그만큼의 기대를 받으며 입학한 학생……. 보통 인물이 아니야……!


[토바 카스미]

뭘 중얼거리고 있어?


[토우마 린]

카스미 공.


[토바 카스미]

오늘은 딸기 수확하는 날이니까 연유랑 접시도 가져가야지.


[토우마 린]

걱정은 필요 없소. 소인, 빠트린 것 없이 가정과실 열쇠도 빌려왔소이다.

정말 기대되오―. 소인, 밭실습은 역시 수확할 때가 가장 좋소.


[토바 카스미]

착실한 노력이 보답 받는 순간이지. 난 작물 심을 계획 짜는 것도 퍼즐 같아서 좋아해.

……아, 얘기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토우마 린]

그랬었지. 서두르지 않으면!


-


[아마네 히카리]

간장 공장공장장은 강 공장장이고, 된장 공장공장장은 공 공장장이다…….


-


[아레키 사에]

자, 또 자기류로 돌아갔어. 내뱉은 소리는 입 앞 1센티 위치에서 멈춘다! 그 감각을 잊지 마.

앞으로는 목소리를 내는 것 보다 멈추는 기술이 더 중요하게 될 거야. 항상 의식하고 있도록.


[아마네 히카리]

네.


[아레키 사에]

그럼 다음, 대본의…… 신 4부터 갈까. 상대방의 연기를 상상해가면서 해봐.


[아마네 히카리]

네!


-


[토바 카스미]

으―음…….


[카가야 렌]

뭐, 연습 한 번 본 것 가지고 결론을 낼 생각은 없지만.


[미야비노 츠바키]

그거 이미 지금 한 연기의 감상을 말한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


[타치바나 오우타]

아― 뭐― 대사나 캐릭터랑 상성이 안 맞아서 전력을 내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토우마 린]

앗, 대본을 바꾸는 것 같소.


-


[전원]

으―음……?


-


[타치바나 오우타]

"하~ 더 못하겠다. 놀다 와야지."

"그럼, 얘들아. 내일 아침까지 나랑 연락 안 될 거야♡"


[토바 카스미]

"야! 아직 얘기 안 끝났어―!"


[토우마 린]

"좋을 대로 하게 내버려 둬. 소란 피우는 재능밖에 없는 한량한테 볼일은 없어."


[미야비노 츠바키]

"그럴 수는 없어. 다 같이 얘기하기로 약속했으니까. 그러니까, 데리고 와."


[카가야 렌]

"저는 사양이에요. 시끄러운 게 사라져서 이제야 살 것 같으니까요."


-


[카가야 렌]

이 녀석들 진짜 사이 안 좋다니까…….


[미야비노 츠바키]

그래도 처음하고 비교하면 꽤 본심을 말하고 있어. 포장이 사라졌지.


[카가야 렌]

뭐― 그렇지. 처음에 비하면. 카스미의 '자기 지상주의 츤데레 킹'도 점점 데레 비율이 떨어졌고…….


[토바 카스미]

이 녀석한테는 츤이야말로 어리광의 표현이니까.

감독님한테 이후 전개를 들었는데, 과거를 보여주면서 5명의 관계도 꽤 변하나 봐.


[타치바나 오우타]

호― 과거편을 내는 거야?


[토우마 린]

과거편! 지금도 매번 골치를 앓으며 연기하고 있는데 "마이너스 4살로!" 같은 말을 듣고 대혼란이 오는 그거 말이오!


[타치바나 오우타]

맞아~


[미야비노 츠바키]

뭐, 우선 과거편이 나오기 전까지 인기를 유지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잖아.


[카가야 렌]

오? '유지하다'니 얌전하게 나왔구만.


[미야비노 츠바키]

시끄러워, 뉘앙스가 그렇다는 거지!


[토바 카스미]

그래그래, 그런 건 나중에. 수록 중이라고요―.


-


[토바 카스미]

여기서 헤어질까. 우리는 이제 밤 공연이 있어서.


[토우마 린]

알겠소. 오늘도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하겠소.


[토바 카스미]

생큐.

미야, 렌 씨, 뭔가 먹고 갈 거지?


[카가야 렌]

그래, 시간 별로 없지만.


[미야비노 츠바키]

사가서 분장실에서 먹을까?


[타치바나 오우타]

있지― 미야 군 렌 군 카스미 군. 진짜 특대생 쨩한테 협력 안 해줄 거야?


[츠바키·렌]

………….


[토바 카스미]

안 해. 지금은.


[카가야 렌]

미야가 한 말 들었잖아. 제안 자체가 협력한다 안 한다 정할 레벨이 아니야.


[미야비노 츠바키]

특대생이 특대생이 된 이유도, 결국 모르는 채잖아. 뭐, 앞으로 뭘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토우마 린]

현 시계에서 이 이야기를 해도 평행선일 것이외다. 오우타 공, 소인과 함께 기숙사로 돌아가는 것이오.


[타치바나 오우타]

네―에. 바이바이, 공연 힘내!

아, 카스미 군은 커튼콜 때 조금 더 존재감 내는 편이 좋아! 어라~ 없네~ 하면서 찾았어!


[토바 카스미]

거짓말 마! 한가운데 있다고!


[토우마 린]

그럼, 실례하겠소.


[카가야 렌]

어― 잘 가라.


[미야비노 츠바키]

너희도 조심해서 가.


[토우마 린]

……그럼.


[타치바나 오우타]

어떡할래?

[토우마 린]

오망성의 끝을 두 줄의 선으로 묶고 봉인의 문언과 개방의 문언을 번갈아서…….


[학생A]

봤어? 진짜 여자애였어! 그런데 치마 입은 신입생, 두 사람 있었던 것 같은데…….


[학생B]

그럴 리가~? ……아, 위험해!


[토우마 린]

이런, 실례했군.


[학생B]

토우마냐. 또 마법진 그리고 있는 거야? 수고해라.


[학생A]

토우마~ 그리는 건 좋은데 표시를 세워 둬! 삼각판 같은 거! 안 그러면 밟잖아!


[토우마 린]

미안하오. 다음부터 조심하도록 하지.


[학생B]

토우마랑 같은 방 쓰는 거 1학년이었지. 여자애 얘기 뭐 들은 거 없어?


[토우마 린]

딱히…… 어제는 폐교 얘기를 신나게 했소이다.


[학생A]

그러고 보니 그런 뉴스도 있었지.


[학생B]

그보다 여자애 쪽이 더 중요하지~ 그럼 안녕, 토우마. 마법진 그리기 힘내라.


[토우마 린]

감사하오.

그럼, 계속해볼까. 이 마법진에 쓰인 문자는 알파벳을 토대로 한 애니 오리지널……. 작중에 모든 알파벳이 등장하지는 않지. 하지만 소인, 디자인의 법칙성을 발견하고 일람표를 만든 것이오!

아야! 저…… 저격인가!? 배후에서 노리다니 비겁한…… 누구냐!


-


[카가야 렌]

위세만 좋은 꼬맹이가!


[미야비노 츠바키]

품성 모자라는 인간 미만! 오랑우탄!


-


[카가야 렌]

네놈도 유닛 리더가 됐으면 좀 겸손이나 양보라는 걸 알라고!


[미야비노 츠바키]

뭐―? 그럼 말해두겠는데 악플 끄는 그쪽 특기 때문에 Hot-Blood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지 않겠어?

유닛이라는 자각을 가지라는 말이면 렌도…… 어라, 특대생 어디 갔어?


[카가야 렌]

정말이네, 어느새 사라진 거야?


[미야비노 츠바키]

이런 단세포가 3학년에 있다는 걸 알고 학원에 절망한 건가? 미안한 짓을 했어.


[카가야 렌]

너 말이야, 그거 내가 얼마든지 되받아칠 수 있다는 거 잊지 마라.


[미야비노 츠바키]

나는 학원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생에게 엄청나게 친절하게 응대했습니다!


[카가야 렌]

나도 했어!


-


[토바 카스미]

……점심시간에 미팅한다고 했는데 아무도 없어. 그리고, 올 것 같지도 않아…….

……아― 진짜! 정말이지, 뭐 하고 있는 거야 넷 다!


-


[미야비노 츠바키]

와앗, 깜짝이야. ……카스미야.


[카가야 렌]

……아! 우와, 미팅 잊고 있었어……!


[미야비노 츠바키]

맞아, 그랬지……!

여보세요, 카스미?


[토바 카스미]

"야! 지금 어딨어!"


[미야비노 츠바키]

아까 수록실에 갔었어! 그런데 눈매 사나운 빨간 털 원숭이가 적당히 손을 나대서.


[카가야 렌]

너한테 눈매 사납단 소리는 듣기 싫은데!


[토바 카스미]

"그래그래, 농담이야. 머리끈 찾으러 간 거잖아? 찾았으니까 수록실로 다시 집합이야."


[미야비노 츠바키]

어, 찾았어?


[토바 카스미]

"응, 여기에 오우타랑 린도 있어. 그쪽은? 렌 씨랑 같이 있어?"


[미야비노 츠바키]

아쉽게도.


[토바 카스미]

"그럼 데리고 와. 끊는다."


[미야비노 츠바키]

……찾았대, 머리끈.


[카가야 렌]

진짜? 아― 다행이다.


[미야비노 츠바키]

정말― 반성하라고! 남의 소중한 걸 가지고 놀다니.


[카가야 렌]

미안하다니까. 오우타 건줄 몰랐어.


[미야비노 츠바키]

일단, 그쪽에 셋이 모여있다고 하니까 수록실로 돌아가자.


[카가야 렌]

네―이.


-


[카가야 렌]

너희도 특대생 만났냐. 무슨 얘기 했어?


[토바 카스미]

나는 도중에 끼어든 거니까. 너희, 뭐 얘기했어?


[토우마 린]

얘기를 했다고 할 정도는…… 아니오.


[타치바나 오우타]

별로 말 없는 애였지! 부끄럼쟁인가?


[미야비노 츠바키]

오우타 네 기세에 밀려서 말할 틈이 없었던 거 아니야?


[카가야 렌]

뭐, 첫 대면에 린하고 오우타를 상대하는 건 힘들지. 카스미도 있었으면 셋이 합쳐 농도가 적당했을 텐데.


[토바 카스미]

남을 물처럼 말하지 말아 줄래요?


[토우마 린]

신입생 중에 소녀가 둘 있다는 얘기도 들었소. 어떻게 된 것일지.


[카가야 렌]

여자애가 둘?


[타치바나 오우타]

아― 그거 알아! 한 명은 말야, 우리 반 애 말하는 걸 거야~


[미야비노 츠바키]

어떻게 된 건데?


[타치바나 오우타]

여자애 같아.


[카가야 렌]

같다니, 실제로는 아니라는 거야?


[타치바나 오우타]

그런 것 같아~


[토바 카스미]

뭐, 그런 건 개인의 사정이란 걸로.

호적상으로 여자는 특대생뿐이야, 그건 틀림없어.


[토우마 린]

카스미 공, 특대생의 레슨을 견학하고 싶다고 했지. 특대생에게는 뭔가 특별한 수업이 있는 것이오?


[토바 카스미]

그렇다고 들었어. 수업료나 기숙사비 면제뿐만 아니라 추가 레슨을 받게 되나 봐.


[미야비노 츠바키]

미카같은 장학생하고는 또 다르구나. 어떤 레슨일까?


[카가야 렌]

확실히 신경 쓰이는데.


[타치바나 오우타]

신경쓰여 신경쓰여~!


[미야비노 츠바키]

특대제도 같은 건 말로밖에 들어본 적 없으니까. 학원에서 그런 처우를 결정했다는 건 상당한 실력자거나, 장래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잖아?


[토우마 린]

그렇지 않아도 뛰어난 사람이 많은 이 학원에 더한 자객이……!


[카가야 렌]

진정해, 성별이 다르니까 역할을 다툴 일은 우선 없―잖아.


[토우마 린]

무른 소리를! 예전에는 소년 히어로라고 하면 여성 성우가 목소리를 맡는 것이었소.


[미야비노 츠바키]

이런 말 하기 싫지만, 그 시대에 성우를 안 해서 다행이야, 나.


[카가야 렌]

그렇겠지, 네 성역이랄까 목소리 진짜로 그 에리어잖아.


[토우마 린]

아레키 선생님의 세대가 그 관습을 다시 칠한 것이 아니겠소.


[토바 카스미]

세대를 말하기 전에 선생님 그 자체가 새로운 조류를 만든 본인이라고. 10대의 남성 성우가 충분히 주역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으니까.


[타치바나 오우타]

혁명이었지~ 에폭메이킹~!

그건 이제 넘기고, 특대생 쨩의 특별 레슨 볼 수 있을까?


[토바 카스미]

견학이 NG일 이유도 없잖아. 가서 쫓겨나기 전까지 있으면 되지 않을까? 시간하고 장소를 알아둘게.


[미야비노 츠바키]

그러고 보니, 특대생이 나한테 말을 걸려고 했던 이유가 뭘까?


[카가야 렌]

그러고 보니 못 들었지? 할 얘기가 있다고 했는데, 분명히.


[토바 카스미]

호오?


[토우마 린]

뭐, 같은 학원에서 면학에 힘쓰는 동지이니 앞으로 몇 번이고 볼 수 있을 것이오.


[타치바나 오우타]

나도 드디어 고등학생~! 넥타이 노란색인 거 기뻐! 좋아하는 색이야! 우연이지만!


[토바 카스미]

우리는 노란색 넥타이를 만나면 좀 경계하게 돼. 얼마 전까지 '최상급생의 색'이었으니까.


[카가야 렌]

맞아 맞아, 매년 그렇다니까. 금방 익숙해지지만.


[미야비노 츠바키]

렌이 최상급생이라…….


[카가야 렌]

그―래, 조금은 존경해, 2학년 꼬맹아.


[미야비노 츠바키]

그러니까, 존경받고 싶으면 그럴만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전에 말했잖아! 우선 그 근시안적인 어그로를 어떻게든 해봐!


[카가야 렌]

시끄러―! 남의 마케팅에 참견하지 마―!


[토바 카스미]

해가 바뀌어도 여전하다니까―.


[토우마 린]

소인, 이 광경을 보면 집에 돌아온 듯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소.


[토바 카스미]

그거 위험한데, 익숙해지는 건 일종의 마비라고.


[타치바나 오우타]

그럼! '타치바나 오우타 이야기 -고등부 편-' 시작 시작~☆


[토바 카스미]

없어,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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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키 사에]

네,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자료를 접수처에서 받아가 주세요.

다음 분.


[아마네 히카리]

아마네 히카리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아레키 사에]

면접관인 아레키입니다, 잘 부……탁…….

(얘는……!)


[학원장]

오느라 수고했어요. 호세키가오카의 학원장입니다. 우선 본교에 지망한 동기를 말씀해주세요.


[아마네 히카리]

네.


[아레키 사에]

………….


-


[학원장]

아레키 군, 봤나!? 여자애가 와주었어! 세 명 뿐이지만!


[아레키 사에]

봤어요, 물론.


[학원장]

'여자애는 필요 없어!'라고 일관한 아버지도 은퇴한 지금! 나는 학원을 조금이라도 전성기 때의 모습으로 돌려놓고 싶네. 올해는 여학생 중에서도 합격자도 내고 싶어!


[아레키 사에]

학원장님은 그 세 명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학원장]

내가 신경 쓰인 건 2번 수험생이야.


[아레키 사에]

아마네 히카리…… 이 학생 말이죠, 알겠습니다.


[학원장]

연기는 솔직히 잘한다는 인상은 못 받았지만…… 뭐랄까, 묘하게 신경이 쓰여.


[아레키 사에]

저, 이 학생을 전에 본 적 있어요. 여름에 시찰한 양성소에서. 이 학생은 막 입소한 참이더군요.


[학원장]

호오.


[아레키 사에]

하나의 대사를 '희로애락'으로 연기하는 수업이었어요. 학생 대부분이 '희'랑 '락'이 똑같아지는 그거요.


[학원장]

다들 일단 웃으니까 말이야. 연기자로서의 관찰력이 부족한 거지.


[아레키 사에]

그런데 이 학생은 꽤 독자적인 연기를 하더라고요. '희'에서 울고 '애'에서 미소짓는 식으로요.

달라 보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계산해서 하는 걸로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 학생이 자연스럽게 선택한 결과로 보였습니다.


[학원장]

……호오.


[아레키 사에]

잘하냐고 한다면, 그렇지만도 않았고. 오늘도 그때보다는 물론 성장해있었지만, 기술만으로 말하자면 아직 멀었죠.

하지만 역시,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죠? 인상에 남아요.


[학원장]

그렇지. 여자라는 점을 빼고도 잊을 수 없는 아이야.


[아레키 사에]

사람의 기억에 남기 쉬운 건 하나의 재능이죠. 그것도 훈련으로는 손에 넣을 수 없는, 천성의 재능.


[학원장]

흠…….


[아레키 사에]

뭐, 일단은 채점표를 보면서 전 수험생을 봐보자고요. 개인을 이야기하는 건 그다음이에요.


[학원장]

아레키 군, 학원의 부흥을 부디 잘 부탁하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진짜로 위험해, 자금이!


[아레키 사에]

하아…….


[학원장]

큰 불꽃을 한발 쏘아 올려 주게. 학원이 후원해줄 수 있는 건 해줄 테니까!


[아레키 사에]

불꽃이라…….

……전설의 이벤트를 부활시킬까요?


[학원장]

전설의 이벤트…… 아! 아버지가 한때 정성을 쏟던, 그랑 어쩌니 하는 거?


[아레키 사에]

그 그랑 어쩌니요. 학원장님이 말하는, 전성기 호세키가오카의 상징인.

학원이 아무리 양질의 성우를 육성해도, 중요한 사무소가 그걸 존중하지 않고 대가를 치르는 걸 꺼리게 된 이 시대…….

호세키가오카 학생이라면 이 정도의 무대를 만들 수 있다고 세간에 호소할 수 있는, 최적의 자리라고 생각해요.


[학원장]

하세!


[아레키 사에]

준비할게요.


[학원장]

잘 부탁하네. 나도 과거 기록을 찾아보지.

아버지는 왠지 그 이벤트 얘기를 꺼내는 걸 싫어했어…… 자기 공을 자랑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면서.


[아레키 사에]

……그런가요.


[학원장]

앗, 시간이 됐군. 일단 이사회에 다녀올게. 돌아와서 면접 결과에 대해 천천히 얘기하세!


[아레키 사에]

채점표를 정리해둘게요.


[학원장]

고맙네, 잘 부탁해!


[아레키 사에]

……그랑 어쩌니라.


-


[미야비노 츠바키]

5분 전에 이걸 둘이서 옮기고 게시판에 걸면 되는 거지.


[키사키 치히로]

정각이 되면 선언하고 덮개를 벗기면 되는 거고.


[아레키 사에]

그래. 그 유명한 호세키가오카의 합격발표다. 너희 사진 엄청 찍힐 거라고~ 럭키네.


[미야비노 츠바키]

벼얼로. 일찍 일어나는 우울한 날이 늘 뿐이야.


[키사키 치히로]

우리 둘 다 내부진학조라서 이 발표는 본 적 없었지.


[미야비노 츠바키]

관심도 없고. 소란이 지나치다고, 합격이 골인 것도 아닌데.


[키사키 치히로]

그 점은 동감이지만, 조금 더 말을 고르지 않으면 신입생이 무서워한다?


[미야비노 츠바키]

쓸데없는 참견이야!


[아레키 사에]

내일 아침까지, 이 합격자 리스트 일람을 여기 옮겨 적을 거야.

관계자끼리 빈틈없이 확인했으니까…… 어라?


[키사키 치히로]

왜 그러세요?


[아레키 사에]

아니, 아무것도. 그럼 내일 발표, 잘 부탁해.


-


[아레키 사에]

아마네 히카리, 이 학생을 특대생으로 입학시킨다니…… 전 들은 적 없는데요?


[학원장]

나도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결정한 거네. 호세키가오카는 다시 태어나야만 해. 내 이기심이긴 하지만, 이 학생은 그 상징이 되어줄 필요가 있어.


[아레키 사에]

이왕 20년 만에 여학생이 입학하는 거, 화제가 되도록, 대대적으로란 말씀이죠?


[학원장]

바로 그거야! 그리고 저번에 제안했던 그랑·유포리아. 20년 전 끊어졌을 때의 자료를 어떻게 찾아냈네.

그 당시 시대의 흐름 속에서는 빛을 잃어버린 것도 필연이겠지. 하지만 지금, 부활시키는 의미는 확실하게 있어. 부탁하네, 아레키 군.


[아레키 사에]

……알아보신 건 20년 전의 일, 뿐인가요?


[학원장]

물론 그 이전도 알아봤지. 하지만 어째선지 자세한 자료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 마치 누군가 과거를 봉인하려고 했던 듯이.

이런 전화로군, 잠시 실례하지.


[아레키 사에]

봉인, 이라…….


[학원장]

아, 간사장님. 항상 신세가 많습니다.

……네? 이렇게 갑자기, 그게 무슨…….


[아레키 사에]

응……?

무슨 일이에요? 안색이 나쁜데요.


[학원장]

아레키 군…… 시간이 없네…… 한시라도 빨리, 학원을 다시 일으키지 않으면…….


[아레키 사에]

네……?


[학원장]

배가…… 아파…….


[아레키 사에]

잠깐…… 하, 학원장님!


-


[아마네 히카리]

(입학식은 강당에서…… 강당은 이쪽인가. ……응?)


[모모세]

자―자, 얘들아, 경비원 분을 곤란하게 하면 못써. 여기서부터는 들어오면 안 돼, 알았지?


[팬]

모모세―!


[팬]

여기 봐줘―!


[모모세]

미안해, 여기서는 사진도 안―돼. 다음에 이벤트 보러 와. 거기서는 같이 사진 찍을 수 있으니까♪


[호타루]

선배, 서둘러야…….


[모모세]

오케― 미안, 잠깐 우리 지나갈게.


[아마네 히카리]

(역시 호세키가오카…… 팬이 열성적이야.)


-


[아마네 히카리]

(강당…… 강당…… 응? 목소리가 들려…….)


-


[키사키 치히로]

"그 두 사람이 어떻게 됐냐고? 그건, 너희가 상상하기 나름이지. 언젠가 다시 그들과 만나게 될 거야. 그때는 꼭, 알려주길 바라. 이쪽은 행복하다고."


[키치죠 나나오]

하― 이 여운! 그야말로 키사키 치히로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세계라니까요―.


-


[아마네 히카리]

(정말 굉장했어…… 좋은 걸 들었네…… 감사합니다…….)


-


[키사키 치히로]

……응 지금, 누구 있었어?


[키치죠 나나오]

그런 것 같네요. 치히로 씨의 목소리를 공짜로 듣다니~

그런데 아까 그거, 전에 했던 인형극 방송의 나레이션 이지요? 치히로 씨 가끔 수록 끝난 대본도 읽고 있던데 그건 왜예요?


[키사키 치히로]

같은 대사라도, 시간이 지난 후에 읽으면 반드시 새로 알게 되는 게 있어. 그게 없으면, 자신의 성장이 멈췄다는 거니까.


[키치죠 나나오]

걱정 안 해도, 치히로 씨는 팍팍 전진하고 있다고요~


[키사키 치히로]

그보다 나나, 슬슬 입학식 시작하지 않아?


[키치죠 나나오]

앗, 정말이네, 가야겠다.


[키사키 치히로]

그 교복, 아침에 방에서 봤을 때보다 차림이 더 나나다워졌는걸.


[키치죠 나나오]

아하하! 고등부 1학년, 키치죠 나나오! 잘 부탁합니다―!


[키사키 치히로]

응, 계속해서 잘 부탁해.


-


[아레키 사에]

드디어 입학식인가~ 학원장님, 결국 진짜로 쓰러졌는데…… 괜찮은 건가. 그보다, 뭐야 이 대본은…… 뭐, 할 때는 진지하게 읽을 거지만.

20년 만의 여학생, 그것도 특대생. 학원은 아무래도 진짜로 재흥을 향해 나아가는 것 같아. 하지만 신입생이 듣게 되는 건 폐교의 위기.

후후…… 어떤 학원 생활이 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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