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클로드]

싸움에 패해도 영혼만은 이곳에――

일깨워 빛나는 생명의 소리

꿈이 깨지고 잊었던 어린 시절 자신

하지만 지금은 기쁨의 나날이 샘솟아

앞으로 나아가자 폭풍우 치는 창해로

언젠가 내릴 비가 아픔을 지워주겠지

함께 눈물 흘리자 적인 친구와

믿어 나 자신을

자 손을 뻗어 잡는 거야

내일은

내일을

내일의 빛을


-


[아레키 사에]

정말이지~…… 이런 일이 생기니까 교사를 관둘 수 없다니까~


[코쿠요 마모루]

이거 보세요, 저, 들으면서 손을 꽉 쥐고 있었나 봐요. 손톱자국이, 봐요.


[아레키 사에]

하하. 이해해.

……자, 남은 건 대단원의 총정리다. 정중하게 막을 내리는 거야~…….


-


[에릭]

"……으음? 영국에 있는 롤랑한테서야."


[미셸]

"유유히 망명생활을 보내는 거 아니야?"


[카미유]

"아무래도 그렇지 않나 봐. 혁명정부의 손이, 바다를 건너 저쪽에까지 뻗어 가고 있는듯해."


[에릭]

"롤랑은 도움을 청하고 있어. 블루에단에서 믿음직한 아군을 보내기로 하자."

"가주겠어, 클로드?"


[클로드]

"물론이지."


-


[텐진 하루토]

어메이징…….


[키사키 치히로]

야, 하루! 그 프로듀서랑 복도에서 마주쳤어.


[코죠 아라타]

또 뭔가 안 좋은 말 듣지는 않았어? 괜찮아?


[텐진 하루토]

아니…… 노 프로블럼이야.


[키사키 치히로]

노 프로블럼이라니……?


[키사키 호타루]

텐진 군을 엄청 절찬하고 갔어. 그렇게 노골적인 칭찬은 본 적 없을 정도로.


[타치바나 오우타]

그 아저씨가 다음에 관여하는 무대에도 나와달라고 했어~ 나도 나가고 싶어―! 근데, 그 아저씨 누구야?


[텐진 하루토]

나는…… 제대로 생큐를 전한 것일까, 잘 기억나지 않아.


[키치죠 나나오]

전했어요, 엄―청 당당하게! 기억 안 나요?


[텐진 하루토]

그래…… 그럼 굿이야.

호타루 군, 발은 괜찮아?


[키사키 호타루]

응, 가벼운 염좌래. 정말 미안해. 하마터면 무대를 망칠 뻔했어.


[키사키 치히로]

무슨 말이야, 그건 어떻게 봐도 사고잖아.


[텐진 하루토]

예스. 그 바위 밭 세트가 약했던 게 안 좋았던 거지. 심한 상처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다행이, 야…….


[코죠 아라타]

하루가 잠들 것 같아. 하루, 메이크업 지우고 옷 갈아입어! 돌아가서 뒤풀이해야지!


[키사키 치히로]

여차하면, 짊어지고 돌아가는 것도 괜찮겠지.


[타치바나 오우타]

영차! 영차!


[키치죠 나나오]

아니, 진짜 지고 간다는 거 아니야. 평범하게 안고 간다는 의미라고.


[키사키 호타루]

후후…… 빨리 돌아가자.


-


[아마네 히카리]

본방, 기억나지 않아요?


[코쿠요 마모루]

전혀?


[텐진 하루토]

부끄럽지만…….


[아레키 사에]

그만큼 집중했다는 거지. 나쁘지 않아.


[오노야 아즈키]

하루 씨네의 열량, 굉장했네. 다른 사람 같았어.


[텐진 하루토]

하하…… 그러니? 나는 정말…… 중압을 떨쳐내는 데 필사적이었어.

히나나 아라타나 치히로…… 센터에 서는 인간은, 그렇게 헤비한 것하고 싸우고 있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어.


[코죠 아라타]

하루도 박력 엄청났어! 난 어떡하지, 저거 누구~ 라고 생각했다니까.


[키사키 호타루]

코죠 군은 클로드랑 가장 가까이 있었으니까. 나도 느꼈어, 파동 같은 거.


[키사키 치히로]

나는 대치하면서, 절대로 지지 않겠다고 생각했어. 그런 생각을 한 시점에서 분하지만.


[텐진 하루토]

분해……?


[아레키 사에]

치히로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키사키 치히로]

생각해도 좀처럼 말하지 않으니까요.


[텐진 하루토]

분해……? 그렇구나, 내가 느끼고 있었던 것도 분하다는 필링일지도 몰라.


[코죠 아라타]

응?


[텐진 하루토]

레슨 때, 잘하지 못해서, 치히로가 연기한 클로드가 더 훌륭하게 느껴졌어. ……하지만 물러나고 싶지 않았어.

그 기분은 어쩌면 '분하다'는 것일까?


[코죠 아라타]

것일까? 라니…… 지금까지 분하다는 생각 해본 적 없어?


[텐진 하루토]

……연기하는 것에 한해서 말하면 없을, 지도 몰라.


[키사키 호타루]

없, 구나…….


[키사키 치히로]

진짜냐…….


[텐진 하루토]

(아니…… 눈치채지 못했을 뿐 사실은 있었을지도 몰라. 분한 걸 인정하는 건 무척 하드해.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부러워하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과 어떻게 싸워갈지 정해야만 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어…….)


[아레키 사에]

좋은 경험이 됐지? 하루토. 그리고 치히로, 너한테도.


[키사키 치히로]

네, 좋은 자극이 됐어요.


[코죠 아라타]

아― 선생님 히죽 웃었어― 뭔가 꾸몄던 게 잘 된 거지요?


[아레키 사에]

남 듣기 안 좋은 소리 하지 마. 나는 내 일을 한 것뿐이야. 즉, 교육이지. 너희같이 손이 많이 가는 학생들의!


[텐진 하루토]

생큐, 미스터 아레키! 우리는 러프 스톤…… 원석이야! 갈고닦여 처음으로 샤이닝 하지!


[코쿠요 마모루]

후후, 지금은 반짝반짝해.


[텐진 하루토]

예스☆

……그런데, 사와랑 미는 어디 있지? 뒤풀이에는 참가할 거라고 들었는데. 그리고 나나오 군하고 타치바나 군의 모습도 안 보이고…….


[키치죠 나나오]

미, 진짜 괜찮아? 들어준다니까!


[미와 토모에]

괜―찮아, 괜찮아! 가벼워 가벼워♪ 그리고 이건 우리가 들고 싶어♡


[타치바나 오우타]

플레이, 플레이, 미 쨩♪


[미아케 사와]

거기! 그렇게 허물없이 부르지 마!


[타치바나 오우타]

힘내라 힘내라, 사와 선배☆


[키치죠 나나오]

자, 도착―! 하루 선배, 선물 도착했어요―.


[텐진 하루토]

어? 나에게?


[미와 토모에]

받아줘, 하루 쨩! 약속했던 커―다란 꽃다발이야.


[미아케 사와]

수고했어, 하루. 단장의 중압에 지지 않고 열심히 해냈구나.


[텐진 하루토]

와오……! 와오……와오…………!


[코죠 아라타]

아― 하루 울어―.


[코쿠요 마모루]

이건 셔터 찬스인걸.


[키사키 호타루]

아, 나, 카메라 가지고 왔어…….


[아레키 사에]

너희 가차 없네―.


[키사키 치히로]

좋―아, 하루, 웃어! 이쪽 보고!


[텐진 하루토]

……고마워, 정말 고마워, 다들. 나는 지금 최고로 해피야!

[클로드]

"여기도 저기도 들뜬 귀족들뿐…… 고운 손, 스스로 깎은 적 없을 손톱. ……신물이 나는군."


[미셸]

"저기 봐 에릭! 두목이 와계시는군. 이런 변두리 파티까지 눈을 번뜩이는 건가. 아―아, 속이 뒤집혀."


[에릭]

"개인적인 참가일지도 모르잖아. 그렇다면 지금 그는 우리의 친구야."

"안녕하세요, 클로드 의원님. 파티는 즐기고 계신가요?"


[클로드]

"……네, 예상외로."


[에릭]

"그거 다행이군요."


[카미유]

"이런, 클로드 씨. 안녕하세요."


[클로드]

"……제3신분인 당신까지 여기에 와있을 줄이야, 놀랍군요."


[카미유]

"의사 한 명 정도는 방해되지 않잖아요? 포도주 과음으로 누군가 쓰러져서, 나설 차례가 있을지도 모르죠."

"여어, 에릭. 근사한 밤이야."


-


[미아케 사와]

응, 시작은 좋아…….


[미와 토모에]

손님들, 다들 엄청 집중하고 있어.


[오노야 아즈키]

《서두부터 긴박감이 굉장해…….》


-


[장]

"어서 와, 에릭. 실례하고 있어."


[에릭]

"장, 내 서재에 죽치고 있는 건 상관없지만……."


[장]

"설교는 사양이야. 잔소리 심한 엄마가 있는 집보다 여기가 더 편해. 여기 있게 해줘."


[에릭]

"네 부탁은 거절할 수 없는 걸 알면서 그런 말을 한다니까. 좋아, 있고 싶은 만큼 편하게 있어."


[장]

"고마워!"


[미셸]

"에릭, 큰일이야! 앗…… 이런, 장이 와있었나."


[장]

"또 나쁜 장난 얘기지? 나는 저쪽에 가 있을 테니까, 이야기가 끝나면 불러줘."


[에릭]

"미안해."

"미셸, 무슨 일이야?"


[미셸]

"그 새까만 망할 자식이 다음 사냥감을 점찍었어."


[에릭]

"뭐라고? 누구지?"


[미셸]

"네 껌딱지야! 모로 가의 도련님!"


[에릭]

"롤랑인가……! 미셸, 예고장을 준비해."


[미셸]

"위, 무슈!"


-


[클로드]

"청사에 날아왔다는 이 편지. 지긋지긋할 정도로 본, 봉랍의 문장……."

"블루에단……!"


-


[키치죠 나나오]

우와, 대사 날렸어……!


[코죠 아라타]

괜찮아, 손님들은 눈치채지 못했어. 하루가 빨리 커버했으니까.


[키치죠 나나오]

하루 선배, 기합이 굉장해요. 완전히 먹혀서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어요, 한심하게―.


[타치바나 오우타]

나나오, 다음 오른쪽에서 나가야지! 서둘러~!


[키치죠 나나오]

그랬지!


-


[아레키 사에]

후후…… 하루토 녀석, 확 달라졌군. 뭐, 본인은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겠지만.

자, 여기서부터 격앙될 거야. 아라타가 연기하는 장이, 블루에단과의 관계를 의심받고 하루토·클로드에게 인질로 납치된다…….


-


[에릭]

"장이……!?"


[카미유]

"조금 전에야. 그가 탄 마차가 습격당했어. 습격한 녀석들은, 친절하게도 혁명정부의 문장을 달고 있었다고 해."


[미셸]

"우리와 연결된 걸 알아차린 건가. 모처럼 롤랑을 순조롭게 도망 보냈는데!"


[에릭]

"……장을 구하러 간다."


[카미유]

"위험해, 말할 것도 없지만. 지금 파리에는, 너를 잃는 건 타격이 커."


[에릭]

"알고 있어. 그렇다 해도 나는 소중한 친구를 버리는 선택지는 가지고 있지 않아. 힘을 빌려줘. 계획을 세우자."


-


[장]

"……너는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우리가 뭘 했다고?"


[클로드]

"뭘 했느냐고 묻는 건가. 그렇다면 가르쳐주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장]

"…………."


[클로드]

"너희 귀족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주어진 것을 그저 누리며 숨을 쉬고 먹을 뿐인 쓰레기다!"


[에릭]

"그렇다면 당신은, 쓰레기를 들쑤시며 즐거워하는 까마귀라고 하면 될까요?"


[장]

"에릭! 바보가…… 왜 온 거야!"


[에릭]

"내가 너를 구하러 오는 게, 그렇게 이상한가?"


[클로드]

"에릭……? 네놈이 블루에단의 정체인가……!"


-


[오노야 아즈키]

드디어 대단원…….


[미와 토모에]

카미유 차례야.


[미아케 사와]

힘내, 하루…….


-


[클로드]

"거짓말! 정부가 이 나를 파면하다니…… 버리다니!"


[카미유]

"안타깝지만, 사실이야. 여기에 쓰여있어. 그들은 지나쳤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죄를 전부 네게 덮어씌우고, 끝낸 거지."

"참고로 내가 이 서면을 가지고 오게 된 건 총재의 따님을 병에서 구한 인연에서인데……."

…………!?


[텐진 하루토]

…………!


[키사키 호타루]

(발판이……! 위험해, 넘어진다…… 이런 중요한 장면에서……!)


[클로드]

"……그 서면을 이리 내!"


[키사키 호타루]

(어!?)


[클로드]

"총재의 필적…… 틀림, 없어……."

"카미유…… 네 녀석, 같은 평민이면서 나를 판 거냐. 이 수치도 모르는 놈!"


-


[미와 토모에]

박력이 엄청나…….


[미아케 사와]

………….

(호타루를 밀친 것처럼 꾸민 건가. 나이스 커버야, 하루. 사고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어. 나도 대본을 몰랐다면 저런 흐름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호타루, 다친 발이 아프겠지만, 마지막까지 힘내. 무대 위의 하루를 믿고…….)


-


[에릭]

"그건 틀렸어. 카미유가 총재에게 청원했던 건, 네 은사야."


[클로드]

"뭐라고……?"


[미셸]

"카미유가 없었다면, 네 녀석은 파면은커녕 기요틴으로 갔을 거라고."


[카미유]

"네 죽은 여동생을 조사했어. ……나도 고치지 못했을 거야."


[클로드]

"…………."

"그러면, 나는…… 무엇을 위해서…… 앞으로, 뭘 해야……."


[에릭]

"사는 거야. 잃어버릴 게 사라진 너는 지금, 무척 강해. 여기서부터 살아가는 거야, 한 번 더.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걸 손에 넣기 위해서."


[클로드]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태평하게 살아오기만 한 귀족이! 네놈이 살아가는 고통을 뭘 안다고! 내일이 보이지 않는 불안을 뭘 안다고!"


[미셸]

"너 이 자식! 방아쇠를 당기면 내가 그 숨통을 끊어주겠어!"


[클로드]

"닥쳐!!"


-


[아마네 히카리]

(드디어 메인 넘버…… 클로드와 에릭의 듀엣이야……!)

[코죠 아라타]

……부탁드립니다, 방금 한 말을 정정해주세요!


[키사키 치히로]

아라타! 무슨 일이야, 대체…… 앗.


[프로듀서]

오, 어디선가 본 얼굴들이 모였구만.


[키사키 치히로]

(그때 오디션에 있었던…….)

학원엔 어떻게……?


[프로듀서]

학원장님하고는 인연이 있어서. 실례하고 있네.


[텐진 하루토]

아라타, 왓츠 헤픈? 괜찮아?


[코죠 아라타]

……우리 뮤지컬 포스터를 보고 "그 텐진 군이 주역인 건가"하면서 비웃었어. 나, 분해서…… 용서할 수 없어.


[키사키 치히로]

………….


[텐진 하루토]

오우…….


[프로듀서]

조금 놀란 것뿐이야. 이상한 의미로 들렸다면 미안하네, 하하.


[키사키 치히로]

하루는 훌륭한 단장입니다. 가장 가까이서 하루의 연기를 보고, 노래를 듣고 있으니 말할 수 있어요. 이 무대의 주역은 하루 외에는 없습니다.


[코죠 아라타]

맞아요. 하루는 우리 태양이에요!


[프로듀서]

가까이에 있을수록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진리를 모르는 건가?


[코죠 아라타]

네……?


[텐진 하루토]

………….

치히로, 아라타. 공연 초대권을 가지고 있으면 한 장 주지 않겠어? 나는 마침 두고 와버려서.


[키사키 치히로]

가지고 있어. 줄게. 그런데…… 뭐하려고?


[텐진 하루토]

메르시.

이 티켓을 받아주세요, 미스터. 우리 공연을 꼭 보러 와주세요.


[코죠 아라타]

하루!?


[프로듀서]

호오…….


[텐진 하루토]

전과는 다른 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그 후에, 다시 한 번 저를 평가해주세요.


[키사키 치히로]

하루…….


[프로듀서]

그렇군, 알겠네. 하지만 티켓은 넣어두거라. 방금 막 여기 학원장님께 초대받은 참이니.


[텐진 하루토]

Oh, 그랬나요.


[프로듀서]

그럼 실례하지. 기대하겠어.


[코죠 아라타]

하루, 멋있었어.


[키사키 치히로]

동감이야.


[텐진 하루토]

논. 너희 말이 내게 힘을 줬어. 나는 모두가 밀어주지 않으면 안 되는 태양이야.


[키사키 치히로]

아니, 그런 뜻이 아니었어.


[텐진 하루토]

괜찮아. 그게 나니까. 그 대신 나는, 그 어떤 때도 전력으로 샤인! 너희를 비추고 모든 셰도우를 날려버리겠어☆

그게 내 스타일이야. 나쁘지 않지?


[코죠 아라타]

나쁘지 않아, 오히려 엄청 좋아!


[키사키 치히로]

자, 돌아가자. 오늘은 레슨 후에, 회장으로 이동해서 최종 확인이야.


[코죠 아라타]

나, 그때 조명받는 거 엄청 좋아해! 드디어라는 느낌이야―!


[텐진 하루토]

오케이, 가자!


-


[코쿠요 마모루]

어라, 특대생 안녕. 자리를 찾고 있어?


[아마네 히카리]

네. 이 근처일 텐데…….


[코쿠요 마모루]

티켓 보여줄래? 아, 내 옆자리네, 으―음…… 어라?


[아레키 사에]

오, 너희 왔구나. 아 마모루, 왜 여기 있는 거야! 또 탈주했어?


[코쿠요 마모루]

놀랄 일이에요? 일시 귀가는 그렇게 자주 나오지 않아요.


[아레키 사에]

넉살 부리지 마!


[코쿠요 마모루]

그보다 선생님, 거기 제 자리예요.


[아레키 사에]

아, 미안. 객석 분위기를 확인하고 있었어. 뭐 아직 사람도 적으니까 옆에 앉아둬. 그나저나 이 자리를 노리고 산 거야? 잘 아네.


[코쿠요 마모루]

관계자석 바로 옆자리, 좋아하거든요. 유명인이 오기도 하고, 아무도 안 오면 그건 그거대로 무대에 집중할 수 있고요.


[아레키 사에]

그래 그렇지. 이번에, 아라타가 너한테 뭐 상담 같은 거 했어?


[코쿠요 마모루]

"하루의 기세가 굉장해서 긴장을 늦추면 먹힐 것 같아!"라면서 즐거워했어요.


[아레키 사에]

그거 다행이네. 상업작과는 다르게 본방은 딱 한 번, 초연 이콜 마지막이야. 서로 잡아먹을 기세로 해야지.


[코쿠요 마모루]

반향이 크면 정기공연이 되지 않을까요? 학원장 선생님이니까, 빈틈없이 티켓값도 설정하고요.


[아레키 사에]

어떠려나. 뭐, 그런 대성공을 거두면 난 담당에서 빼줬으면 좋겠는데. 이대로면 과로로 쓰러질 거야.


[코쿠요 마모루]

말은 그렇게 하면서, 무척 즐거워 보이세요.


[아레키 사에]

기분 탓이야, 기분 탓. 소재 아이디어를 줘서 고마워. 뭣하면, 다음엔 크레딧에 이름 올리고 같이 스태프 할래?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네가 있을 장소는 저쪽, 무대 위야. 언제가 되는 괜찮아, 돌아와라. 너 같은 녀석이 있어 줘야지,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어.


[코쿠요 마모루]

네, 곧이요.


-


[오노야 아즈키]

《굉장해, 오케스트라 피트가 있어. 저기서 진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거구나…….》


[미와 토모에]

정말이네! 무대랑 좌석 사이에서 연주하는구나. 지휘자분이 보여~…… 왠지 엄청 호화롭다!


[미아케 사와]

오케스트라도 그렇고 무대미술도 그렇고…… 호화롭네. 조금 더 간단하게 할 줄 알았어. 꽤 본격적으로 하는데…….


[미와 토모에]

손님이 점점 들어와. 좋은 말도, 느낌이 안 좋은 말도 들려서 두근두근해…….


[미아케 사와]

괜찮아, 하루를 믿자.


[오노야 아즈키]

《……그러면서, 사와 씨네도 걱정스러워 보여.》


[미아케 사와]

내버려둬.


[미와 토모에]

응원하는 마음이랑 걱정되는 마음은 같이 커진다니까~…….


[오노야 아즈키]

《둘 다 웃는 얼굴로 있어! 무대에서 보인다!》


[미아케 사와]

네.


[미와 토모에]

그렇지, 네!


-


[텐진 하루토]

Hmmm…… 단장답게 한마디 하고 싶은데…… 하고 싶은 말이 투머치라 뭐부터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쏘리야☆


[코죠 아라타]

아하하! 그런 느낌으로 괜찮지 않아? 지금 웃은 덕분에 나, 긴장이 풀렸어.


[키치죠 나나오]

블루에단 구호라도 외칠까요? 전 단원이 아니지만.


[텐진 하루토]

매력적인 아이디어지만…… 나도 단원이 아니야.


[타치바나 오우타]

원진 짜자! 그랑 유포리아 때처럼! 아자 아자 파이팅― 하는 거!


[키사키 호타루]

괜찮네, 손을 겹칠까? 어깨동무할까?


[키사키 치히로]

이 인원이라면 손을 겹칠 수 있지 않을까.

자 하루, 결정해줘.


[텐진 하루토]

오케이, 아일·트리이야!

하아…… 후우…….

……자신과, 그리고 동료를 믿고. 모든 걸 보여주며 빛나자!


[전원]

오오!

[미아케 사와]

쫓겨났다니…… 무슨 말이야?


[텐진 하루토]

말 그대로야. 나는 기대되는 액트를 전혀 할 수 없었어.


-


[아레키 사에]

하루토. 너, 한번 머리를 식히고 와라. '너는 너'라는 걸 이해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아도 돼.


[텐진 하루토]

…………!


-


[텐진 하루토]

그래서, 나왔어.


[코쿠요 마모루]

'너는 너'라…….

나왔다는 건, 자각이 있다는 거지? 자기가 한 게, 결코 칭찬받을만하지 않았다는 걸.


[미아케 사와]

코쿠요, 신랄하다…….


[텐진 하루토]

괜찮아, 사와. 코쿠요 군의 말이 맞아. 나는 내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어. 계속 연습하게 해달라고, 하지 못했어…….


[미아케 사와]

하루…….


[텐진 하루토]

나는 단장이야. 그 입장에 어울리게 있으려고 열심히 했어. 하지만 안 됐어. 단장은커녕, 그를 따라갈 수조차 없었어. 그걸 알게 됐어.


[코쿠요 마모루]

혹시 치히로 말이야?


[텐진 하루토]

………….


[미아케 사와]

하루, 네가 지금 어떤 심정인지 뭐에 타격을 입었는지, 난 알아.


[텐진 하루토]

사와…….


[미아케 사와]

그러니까 말할게. 확실히 칫히 녀석은 격외야. 잘한다든가 굉장하다든가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레벨조차 아니야.

하지만 배역은 그런 게 아니잖아? 누구나가 잘한다고 인정하는 녀석이 아니면 주역을 하면 안 되는 거야? 아니잖아?


[텐진 하루토]

아…….


[코쿠요 마모루]

아레키 선생님이 주역을 맡기기로 생각한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너를 이 공연의 단장으로 정한 이유가.


[미아케 사와]

그래 맞아, 하루. 하루가 아무리 부정하더라도, 네가 주역이야.

그릇이라든가 어울린다든가, 그건 하루가 정하는 게 아니야. 같이 무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정하는 거 아닐까?


[텐진 하루토]

…………!


[코쿠요 마모루]

같이 하는 누군가가, 너는 단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어?


[텐진 하루토]

노, 논! 그들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야.


[미아케 사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걸, 담아둔 채로 참는 녀석들도 아니라고 생각해.


[텐진 하루토]

앗…….


[코쿠요 마모루]

즉, 아무도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는 거야. 뭐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강요할 마음은 없지만.


[미아케 사와]

불안을 토해내고, 조금은 개운해졌어?


[텐진 하루토]

……으응! 무척…… 무척 클리어하게 맑아졌어! 둘 다 생큐야!


[미아케 사와]

역시 그런 표정이 하루에게 더 어울려.


[코쿠요 마모루]

그럼, 이걸 먹고 나서 난 실례할게. 기숙사에서 MAISY가 기다리고 있거든.


[텐진 하루토]

나도! 지금 실례해도 괜찮을까? 선생님께, 다시 연습에 참여시켜달라고 부탁하고 올게…….


[미아케 사와]

다녀와. 네 버거는 내가 먹어둘 테니까.


[코쿠요 마모루]

나는 음료수를 받아야지.


[텐진 하루토]

전부 다 생큐야, 사와, 코쿠요 군!


[미아케 사와]

우왓, 문에 격돌했는데…… 괜찮을까, 저 녀석?


[코쿠요 마모루]

미아케 선배한테 고민을 털어놨으니까 당연히 괜찮을 거예요.

아, 손 흔든다.


[미아케 사와]

그런데 코쿠요, 너 또 병원을 빠져나온 거야?


[코쿠요 마모루]

모두 다 같은 말 하지 말아주세요. 오늘은 제대로 된 일시 귀가예요.


-


[오노야 아즈키]

오오, 하루 씨네. 헐레벌떡 무슨 일인고.


[텐진 하루토]

아즈! 지금 돌아가니? 나는 레슨하러 가는 참이야.


[오노야 아즈키]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그래, 아까 에메☆카레 앞으로 온 메일을 매니저 씨가 전송해줬네. 자네 팬한테서 온 거야.

에메☆카레의 헬리오도르가 아닌 텐진 하루토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해. 뮤지컬, 성공하면 좋겠구먼.


[텐진 하루토]

…………!

아아…… 이렇게나 플레저하다니. 생큐야, 아즈!


[오노야 아즈키]

나한테 감사해서 뭐 할 겐가. 뮤지컬을 보러 온다는 듯하니 무대 위에서 답례해주게.


[텐진 하루토]

그래!


-


[텐진 하루토]

Ummm…… 이 보면대를 벽으로 보고…….


[키사키 치히로]

도와줄까?


[텐진 하루토]

오우, 치히로! 역시 빠르구나. 와줘서 생큐야.


[키사키 치히로]

아니, 나야말로 자율연습에 불러줘서 생큐야.


[텐진 하루토]

……너는 아무 말도 안 하는구나. 내 퀄리티가 심했던 것도, 쫓겨난 것도.


[키사키 치히로]

어제, 돌아와서 머리를 숙였잖아. 사에 씨도 용서했어. 하루는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 사에 씨, 기뻐 보였어.

하루는 기대에 응답한 거야. 내가 굳이 말을 더할 필요는 없지. 안 그래?


[텐진 하루토]

……역시, 치히로는 스페셜해. 그리고 나는 치히로가 될 수 없어.


[키사키 치히로]

응?


[텐진 하루토]

하지만 그걸로 오케이인거야. 나는 나야. 미스터 아레키도 말했던 것처럼.


[타치바나 오우타]

도착―! 케케, 이건 미셸님의 승리로군!


[키치죠 나나오]

그러니까, 처음부터 승부 안 했다고―! 다리로 너한테 이길 수 있겠냐!


[키사키 치히로]

왔네 왔어.


[키사키 호타루]

안녕. 텐진 군, 말해줘서 고마워. 내가 마지막? ……아, 아니네.


[코죠 아라타]

늦어서 미안해! 아직 시작 안 했지!?


[텐진 하루토]

노 프로블럼! 저스트 온 타임이야, 아라타☆


[코죠 아라타]

다행이다―!


[텐진 하루토]

그럼, 모두 모여줘서 고마워. 선생님과의 레슨을 베터로 만들기 위해 우리끼리 자율연습을 하려고 해☆

그리고 그 전에……. 너희에게 사과하고 싶어. 쏘리야. 나는 단장이라는 위치를 맡았으면서 나만을 생각했어.


[코죠 아라타]

하루…….


[텐진 하루토]

하트를 고쳐먹고, 다시 한 번 에브리바디와 패밀리가 되고 싶어. 용서해, 주겠어?


[타치바나 오우타]

당연하지~!


[키치죠 나나오]

그보다 하루 선배, 용서하고 뭐고 없지 않아요? 패밀리란 그런 거잖아요.


[키사키 호타루]

자기밖에 안 보이게 되는 일은, 많건 적건 모두 있지 않을까.


[코죠 아라타]

하루도 참~…… 이번엔 내가 말할게, 우리가 보고 싶은 건 하루의 미소! 야! 빛을 비춰줘!


[키사키 치히로]

좋아, 그럼 하루, 한 번 더 호령을 부탁해.


[텐진 하루토]

……앗, 그래!

'레 블루에'패밀리 레슨 스타트야!


-


[아레키 사에]

……좋아, 좋아. 그대로 힘내라.


-


[텐진 하루토]

오늘 레슨은, 전체연습을 위한……. 웁스!


[키사키 치히로]

아! 미안!


[텐진 하루토]

아니, 나야말로 쏘리야. 무슨 일이야? 그렇게 바쁘게.


[키사키 치히로]

아라타가 뭔가 마찰이 있는 것 같아. 방문객하고 트러블이 생긴 것 같은데…….


[텐진 하루토]

왓!? ……나도 갈게!

[미와 토모에]

그래서, 아레키 선생님이 정식으로 나랑 특대생 쨩을 학원의 의상 담당으로 지정해줬어.


[미아케 사와]

호오, 굉장하잖아.


[미와 토모에]

그래도, 만드는 건 프로 의상 담당이지만. 우리는, 모두의 이미지나 좋아하는 모티브 같은 걸 의상 담당한테 전달하는 역할.

그런 게 의상에 들어있으면 더 의욕이 나고, 의상을 입는 게 즐거워진다고 해.


[미아케 사와]

그건 근사한 생각인걸. 하루는 역시, 태양이나 헬리오도르려나.


[미와 토모에]

그렇지! 그치만 주역인 클로드는 전신 검정이라고 정해져 있어서 하루 쨩이 좋아하는 금빛으로 반짝반짝한 건 넣기 힘들어~…….


[미아케 사와]

어라, 저거 봐, 미. 뮤지엄에서 지금 프랑스 혁명전을 하고 있나 봐. 오늘까지래.


[미와 토모에]

정말이네! 하루 쨩, 분명 보고 싶어 할 거야! 지금 어디 있을까? 전화해볼게.

……안 받네. 스튜디오에 들어간 건가?


[미아케 사와]

또 자율연습하고 있는 걸지도. 요즘 하루는 뭔가에 쓰인 것 같아. 그럼 정말로 몸이 망가질 텐데…….


[미와 토모에]

하루 쨩…….


-


[텐진 하루토]

안 돼! 이런 거로는, 전혀 안 돼…….


-


[텐진 하루토]

(치히로가 연기한 클로드…… 그 섬세하면서 다이나믹한 클로드……!)


-


[텐진 하루토]

지금의 나는 그 클로드를 넘을 수 없어. 연기도 노래도, 아우라도, 무엇 하나 치히로한테는 이길 수 없어……!

(……왓? 나는 지금, 뭐라고 했지? 치히로를 이길 수 없는 건 당연하잖아. 지금에 와서 왜 한탄하는 거지?)

……비 쿨이야, 나. 나는 나. 당연한 거잖아.

나는 나야. 나는…… 나야.


-


[코죠 아라타]

하루! 그 대사, 아까 수정된 거야!


[텐진 하루토]

핫……! 그, 그랬지, 쏘리.


[키사키 치히로]

어떻게 된 거야? 그렇게 열심히 암기했잖아.


[텐진 하루토]

하하, 너무 집중해서 컨퓨즈드한 것 같아. 미안해, 한 번 더 부탁해도 될까?


-


[키사키 호타루]

미안, 텐진 군…… 거기를 막고 있으면, 내가 무대에 나갈 수 없어.


[텐진 하루토]

앗……! 미, 미안해. 으음, 내 포지션은…….


[키치죠 나나오]

여기요, 여기. 4번이요. "아니, 이것 참."을 계기로 5번에서 4번으로 이동.


[키사키 호타루]

그리고 내가 무대로 나와서 5번. 한 번 더 해볼까?


[텐진 하루토]

어, 으응, 그렇게 해주면 고마울 거야. 생큐.


-


[타치바나 오우타]

테…… 텐진 선배!


[텐진 하루토]

"네놈이 뭘……."

엇…… 와, 왓? 내가 또 뭔가 저지른 건가? 대사도 틀리지 않았고, 포지션도…….


[타치바나 오우타]

오늘은 노래도 하는 날이야~! 전부 노래해야지! 피아노 선생님도 와있잖아! 선배, 노래 넘기고 다음 대사 말했어~!


[텐진 하루토]

아……!


-


[코쿠요 마모루]

어라? 텐진이잖아. 혼자서 이런 곳에 있다니 별일이네.


[텐진 하루토]

코쿠요 군……!


[코쿠요 마모루]

같이 앉아도 될까? 배가 고파서.


[텐진 하루토]

무, 물론 웰컴이야! 설마, 또 병원을 슬립 아웃 한 거야?


[코쿠요 마모루]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 제대로 된 일시 귀가야. 뭐, 이런 가게에 들러도 된다는 허가는 안 받았지만.


[텐진 하루토]

그건…… 오케이 인 건가?


[코쿠요 마모루]

아하하, 텐진한테는 이런 농담이 안 통하는구나. 놀라게 해서 미안해. 응, 괜찮아. 먹을 거에 제한은 없어.


[텐진 하루토]

Wow! 다행이야! 뭐든지 먹을 수 있는 건 해피야.

나는 이미 오더를 끝냈어. 코쿠요 군은 뭘 먹겠어?


[코쿠요 마모루]

……뭔가 일이 있었던 것 같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면 부담이 될까?


[텐진 하루토]

…………!

역시 코쿠요 군이야. 하지만 돈 워리야! 나는 평소랑 전혀 다를 게 없어.


[코쿠요 마모루]

……나는 로얄 밀크티랑 플레인 버거로 할게. 주문 부탁해도 돼?

……아, 미아케 선배시죠? 저예요, 코쿠요예요. 갑자기 전화해서 죄송해요. 바로 타카라 햄버거로 올 수 있으세요? 텐진의 신병을 맡고 있습니다. 그럼, 기다릴게요.


[텐진 하루토]

코, 코쿠요 군?


[코쿠요 마모루]

주문했어?


[텐진 하루토]

앗, 쏘, 쏘리, 아직이야. 바로 점원을…….


[코쿠요 마모루]

그럼, 클램 차우더를 하나 추가하자. 미아케 선배가 좋아하는 거였지?


[텐진 하루토]

……예스. 그런데 벌써 주문하는 거야?


[코쿠요 마모루]

선배는 이 근처에 있어. 감이지만, 맞을 거야.

……봐, 왔잖아.


[미아케 사와]

코쿠요! 뭐야 신병이라니…… 아, 하루?

그냥 먹고 있을 뿐이잖아…….


[텐진 하루토]

……와오.


[코쿠요 마모루]

그렇지?


[텐진 하루토]

그야말로 식스 센스! 원더풀이야……!


[미아케 사와]

하루, 아직 레슨받고 있을 시간 아니야? 왜 여기 있는 거야?


[텐진 하루토]

앗, 그, 그게…….


[코쿠요 마모루]

나한테는 안 되더라도, 미아케 선배한테는 얘기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텐진 하루토]

…………!

무, 무슨 말이니? 나는 평소랑 다를 게 없다고 아까도 말했잖아☆


[미아케 사와]

하루, 내 앞에서 무리할 필요 없어. 알고 있잖아?


[텐진 하루토]

………….

레슨실에서 쫓겨났어!

[키사키 치히로]

그럼, 슬슬 도구 세척하자. 끝나면 수분 보급해주고!


[코죠 아라타]

네―에!


[키사키 호타루]

치히로, C반은 이후에 스튜디오 레슨이지? 우리는 교실에서 수업하니까 우리가 정리할게. 씻은 도구는 그대로 둬.


[키사키 치히로]

그래? 고마워―.


[코죠 아라타]

호타루 군도 주번이구나. 이번 주는 그랜드 크로스네.


[키사키 치히로]

그랜드 크로스?


[코죠 아라타]

치히로랑 호타루 군이 동시에 주번이 되는 걸 그렇게 불러.


[키사키 호타루]

말 꺼낸 거, 헨미 군이지?


[코죠 아라타]

정답―! 황도 십이궁 위에서 행성이 십자로 배열되는 현상. 나도 외우게 됐어!


[키사키 치히로]

그거, 분명 불길한 거 아니었어……?


[텐진 하루토]

……후우, 잡초가 꽤 자랐었는걸. 으음? 레이디, 무슨 일이야? 이런 곳에.


[아마네 히카리]

미술 수업이라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텐진 하루토]

아, 감성을 키우기 위한 아트 수업이구나! 수고가 많아, 레이디.

……왜 그러니? 내 페이스에 뭔가 붙어 있어? 그렇게 쳐다보면 부끄러운데!


[아마네 히카리]

안색이 안 좋네요. 괜찮아요?


[텐진 하루토]

…………!

그렇지 않아, 내 상태는 베리 굿이야☆ 햇살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걸 거야. 하지만 걱정해줘서 고마워, 역시 내 레이디야!

뽑은 풀을 버리고 와야지. 그럼, 씨유야!


[아마네 히카리]

………….


-


[미아케 사와]

아쿠아마린, 미아케 사와였습니다. 다들, 오늘도 고마워.


[오노야 아즈키]

레드베릴, 오노야 아즈키다. 또 만나자.


[텐진 하루토]

………….


[미아케 사와]

……하루?


[오노야 아즈키]

하루 씨네, 자네 차례구먼.


[텐진 하루토]

앗, 쏘, 쏘리! 으음, 뭐였지?


[미아케 사와]

인사! 마무리 인사해야지!

다들, 조금만 기다려줘. 헬리오도르 녀석, 너무 즐거워서 에너지가 다했나 봐.


[오노야 아즈키]

이, 이걸로 용서해주세나!

입을 뻐끔뻐끔 하거라, 하루 씨네!

"다들, 정말 고마워! 또 와줘, 나는 양팔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으니까!"


-


[오노야 아즈키]

후우― 어떻게든 웃어줬어.


[텐진 하루토]

미, 미안해. 내가 그렇게 멍하게 있었어……?


[미아케 사와]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하루. 매일 방과 후에 뮤지컬 레슨, 아침에도 낮에도 자율 연습…… 토일은 일하잖아.


[오노야 아즈키]

그렇게나! 쓰러져도 모르네, 이 바보가!


[텐진 하루토]

HAHAHA☆ 과장이야! 그리고 나는, 이 정도로 연습하지 않으면…… 않으, 면…….


[미아케 사와]

엇, 야…… 하루!


[오노야 아즈키]

하루 씨네!


[텐진 하루토]

쏘리, 잠깐 휘청인 것뿐이야.


[미아케 사와]

하루…….


[오노야 아즈키]

하루 씨네…….


-


[텐진 하루토]

안녕하세요.


[아레키 사에]

그래. 하루토, 넌 오늘 견학이야. 앉아서 보고 있어.


[텐진 하루토]

와…… 왓!? 제가 뭔가 저질렀나요?


[아레키 사에]

어제 이벤트에서 있었던 일, 사와한테 들었어.


[텐진 하루토]

…………!


[미아케 사와]

연습하고 싶겠지만, 몸이 망가지면 본전도 못 찾아. 마침 잘 됐으니 관객 역할을 해라. 가끔은 떨어져서 보는 것도 공부가 돼.


[텐진 하루토]

하지만, 하지만 저는…….


[아레키 사에]

내 말을 들을 수 없으면 방으로 돌아가. 여기 있고 싶으면 견학이다. 대답은?


[텐진 하루토]

…………네…….


-


[아레키 사에]

전원 집합! 오늘은 배역을 바꿔 연습한다. 다른 녀석이 연기하는 내 역할――꽤 참고가 될 거다. 해석을 넓히고, 자기 과제를 반드시 찾아낼 것.

우선은 주역, 하루토의 클로드를 오늘은 치히로가 한다.


[키사키 치히로]

네.


[아레키 사에]

여기서부터는 슬라이드야. 에릭은 치히로에서 아라타로. 장은 아라타에서 호타루로.


[코죠 아라타]

네!


[키사키 호타루]

네.


[아레키 사에]

호타루의 카미유를 오우타, 오우타의 미셸을 나나오.


[타치바나 오우타]

큰일 났어! 카미유는 의사라서 어려운 대사가 많은데!


[키치죠 나나오]

임시 미셸, 알겠습니다!


[아레키 사에]

롤랑하고 하루토는 이번엔 쉰다. 대본은 물론 머리에 들어있겠지?

제2막 제1장부터 간다. 1분 안에 감정 잡고, 시작!


[키치죠 나나오]

이, 1분……!

왠지 오늘 사에 선생님, 스파르타야…….


[키사키 치히로]

사에 씨, 이건 본래 캐스트의 연기를 의식하는 게 좋나요?


[아레키 사에]

어느 쪽이든 괜찮아. 무시해도, 비슷하게 해도 상관없어. 단, 전체의 밸런스를 망가트리면 안 된다. 공연자를 잘 보도록.


[코죠 아라타]

히익― 어려워…….


[키사키 호타루]

결국은, 대사를 시작하고 나서 판단하게 되겠어. 여러 가지 패턴을 준비해 둬야지…….


[타치바나 오우타]

어떡해! 완전 씹을 예감~!


-


[아레키 사에]

시작한다. 장이 클로드한테 잡혔다. 그 정보가 에릭한테 들어온다, 자 개시.


[에릭]

"장이? 확실한 거야, 미셸?"


[미셸]

"본 녀석이 있어. 어떤 저택에 장 형이 끌려 들어간 뒤에,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


[카미유]

"위험할……지도 모르겠어. 미셸, 만약을 위해 묻겠는데, 그 저택이란 건?"


[미셸]

"……기요틴 저택이야."


[에릭]

"젠장……!"


[아레키 사에]

장면 전환. 기요틴 저택 안. 혁명정부의 아지트다, 분위기 바꿔서.


[장]

"……윽."


[클로드]

"눈을 뜬 건가, 영웅호걸인 척하는 개가."


[텐진 하루토]

…………!


[장]

"클로드! 그렇구나, 나는 정신을 잃고……."

"……너는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우리가 뭘 했다고?"


[클로드]

"뭘 했느냐고 묻는 건가. 그렇다면 가르쳐주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장]

"…………!"


[클로드]

"너희 귀족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주어진 것을 그저 누리며 숨을 쉬고 먹을 뿐인 쓰레기다!"


[코죠 아라타]

…………굉장해…….


[텐진 하루토]

(치히로의 클로드……. 내가 이미지한 클로드 그 자체……야…….)

[미아케 사와]

'레 블루에'…… 무대는 프랑스 혁명 후반기. 혁명정부는 죄가 없는 귀족을 처형하는 데 몰두……. 불온하네―.


[미와 토모에]

하루 쨩이 연기하는 클로드는, 혁명정부의 열성적인 의원. 옛날에 여동생이 귀족에게 버림받아 죽어서…… 귀족의 처형을 낙으로 삼고 있어.


[미아케 사와]

이른바 다크 히어로인가. 그보다, '웃는 걸 잊어버린 남자'라고 쓰여 있는데. 하루랑 정반대잖아.


[미와 토모에]

그러니까 기대되는 거지! 절망했을 때 치히로 선배의 에릭에게 구원받아서 마지막엔 미소를 되찾으니까☆

자, 슬슬 시간 됐어♪ 하루 쨩을 위해 힘내고 와야지―♡


[미아케 사와]

힘낸다니, 뭐를?


[미와 토모에]

근사한 걸 도와줄 거야♪


-


[미와 토모에]

네― 두 줄로 서주세요. 의상 제작을 위해 치수를 잴게요. 이쪽 줄은 제가, 옆은 특대생 쨩이 담당합니다―.


[아마네 히카리]

줄 서주세요.


[코죠 아라타]

엇, 줄을 서 달라니…….


[키사키 호타루]

특대생 씨가, 치수 재는 거야……?


[키치죠 나나오]

우와― 모모 군이 들으면 분명 놀릴 거야…….

자 치히로 씨, 첫 번째로 가주세요!


[키사키 치히로]

아, 아니, 괜찮아. 네가 가.


[타치바나 오우타]

그럼 내가 갑니다~♪


[키치죠 나나오]

잠깐 기다려! 그럼 내가 갈래!


[텐진 하루토]

셧업!


[코죠 아라타]

다, 단장…….


[텐진 하루토]

다들 왜 이런 일로 동요하고 있는 거야. 레이디를 기다리게 하다니, 그러고도 젠틀맨이야?


[타치바나 오우타]

고등학생입니다.


[텐진 하루토]

하는 수 없지, 내가 본을 보이겠어.

자, 부탁해. ……미!


[키치죠 나나오]

기세 꺾였잖아요!


[코죠 아라타]

끝에 가서―!


[타치바나 오우타]

특대생 쨩, 역시 나부터 잘 부탁행~♪

컸을까~?


[아마네 히카리]

우선 편한 자세로 팔을 몸 옆으로 내리고 서주세요.


[타치바나 오우타]

네―엣.


[키치죠 나나오]

칫― 그럼 난 2번.


[키사키 치히로]

그럼 나는 줄이 짧은 쪽으로 갈게.

미와, 다음 잘 부탁해.


[미와 토모에]

네♪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코죠 아라타]

난 혼자서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니까 빨리 끝난 쪽에 남은 부분만 부탁할까.


[키사키 호타루]

역시 가정과부야. 나는…… 특대생 씨한테 부탁할게.


[키사키 치히로]

어?


[키치죠 나나오]

엇!


[키사키 호타루]

여기서 특대생 씨를 고르지 않으면 사쿠라이 선배가 무슨 말을 할지 모르니까…….


[키치죠 나나오]

아― 확실히~


[키사키 치히로]

상상이 가.


[텐진 하루토]

이후에는 세계관과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워크야, 다들 준비는 오케이야?


[코죠 아라타]

아― 그랬었지, 공부…… 싫어…….


[타치바나 오우타]

나, 전에 렌 군이 말해서 이 시대 공부 꽤 했어~


[키치죠 나나오]

호― 제법이네. 그럼 처지가 위험해진 프랑스 국왕 일가를 탈출시킨 건 누―구게?


[타치바나 오우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 하고 말한 사람.


[키치죠 나나오]

그건 왕비지, 도망간 쪽이라고! 도망치게 해준 건 페르젠 백작! 전혀 모르고 있잖아―!


[텐진 하루토]

마리 앙투아네트라면 나한테 맡겨줘! 애초에 그 말도…….


[미와 토모에]

하루 쨩! 그렇게 말하면 잴 수 없잖아!


[텐진 하루토]

쏘리…….


-


[미아케 사와]

이런 이런…… 저 분위기라면 괜찮아 보이네.


-


[키사키 호타루]

으―음…… 내 해석이지만, 코죠 군…… 장은 진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해.


[코죠 아라타]

그편이, 치히로의 에릭과 사이가 좋은 이유도 설득력이 생기지.


[키사키 호타루]

하지만 본인이 숨기고 싶어하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까, 조용히 있었다.


[키사키 치히로]

좋아, 오늘 연습에서는 그 패턴을 시험해보자.


-


[텐진 하루토]

미스터 아레키가 오기 전에 메인 넘버를 복습해두려고 해, 오케이야?


[타치바나 오우타]

네―엣. 나나오, 14소절부터 부탁해!


[키치죠 나나오]

네―. NaNaNa―NaNaNa…… 아, 왜 내가 부르는 거야! 네 파트잖아, 오우타!


[타치바나 오우타]

나 악보 읽는 것보다 남이 노래하는 거 듣는 게 더 잘 외워져~


[키치죠 나나오]

그럼 더욱 악보 읽는 데 익숙해져야지.


[타치바나 오우타]

자자, 배로 연습할 수 있다고 생각해☆


[타치바나 오우타]

뭐― 그렇지…… 아, 네가 할 말이냐!


[텐진 하루토]

HAHAHA☆ 프레셔즈는 투데이도 기운 넘치는군. 그럼 파이브 미닛 연습한 후에 다 같이 맞춰보자!


-


[미와 토모에]

하루 쨩, 뭐 읽고 있어? 낡은 동화책……?


[텐진 하루토]

키즈용 수레국화야. 쥬오지시 라이브러리에서 찾아왔어. 블루에 패밀리의 모두가 읽어주었으면 해서.


[미아케 사와]

잘 찾아왔네, 힘들었지?


[텐진 하루토]

논! 패밀리가 작품이나 역할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면 이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야.


[미와 토모에]

역시 단장이야! 그렇게 열심히 하는 하루 쨩한테 나도 뭔가 해주고 싶어~


[텐진 하루토]

그럼, 무사히 본방을 맞이하면, 내가 좋아하는 꽃을 모은 빅한 플라워 어레인지먼트를 준비해줘! 들 수 없을 정도로 빅한걸로☆


[미와 토모에]

알겠어―♪


[미아케 사와]

그건 그렇고, 어린이용 책은 착안점이 좋은걸. 요소가 극한으로 좁혀져 있으니까 주제를 알기 쉬워.


[텐진 하루토]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이 작품을 읽어주길 바라며 다양한 어레인지를 한 거야…… 로맨틱해.


[미와 토모에]

이 책은, 치히로 선배의 에릭이 주인공이네. 하루 쨩의 클로드는 그만큼 어려운 캐릭터라는 걸까?


[텐진 하루토]

음, 댓츠라잇이야…….


-


[아레키 사에]

――좋아, 거기까지! 오늘은 끝이다, 해산. 각자 기숙사에서 제대로 복습해둬~

아, 단장은 남아.


[텐진 하루토]

앗, 네!


[키사키 치히로]

수고했어, 하루. 먼저 갈게.


[키치죠 나나오]

수고하셨슴다―!


[타치바나 오우타]

수고했어·블루에~☆


[키사키 호타루]

수고하셨습니다.


[텐진 하루토]

무슨 일인가요? 미스터 아레키?


[아레키 사에]

연출 선생님이 칭찬하더라. 전원, 세계관이나 역할의 이해도가 깊고, 예리하고, 동시에 유연하다고.


[텐진 하루토]

와오…… 그런가요, 그건 글래드예요.


[아레키 사에]

뭐, 이 학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으니까 다들 기초는 있겠지만. 그래도 대단해. 나도 놀랐어.

그리고 그건…… 단장인 네가 솜씨 좋게 모두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야.


[텐진 하루토]

미스터 아레키…….


[아레키 사에]

단! 아무리 성능이 좋은 차라도 계속해서 달리면 고장 나기 마련이야. 더구나 너는 인간이고, 아직 고등학생이지. 무리는 금물이다. 이건 꼭 명심해, 알겠지?


[텐진 하루토]

아이 언더스탠드! 걱정해줘서 생큐야, 미스터 아레키☆ 실례합니다!


[아레키 사에]

아, 잠깐, 그리고 연락사항이 좀…… 안 듣고 있네―.

으―음…… 나쁘지는 않은데…… 좀 눈을 뗄 수 없는 느낌인가…….


-


[키사키 치히로]

같이 자율 연습? 물론 좋아.


[텐진 하루토]

그래, 생큐야! 으음, 장소를…….


[키사키 치히로]

잠깐만, 지금 바로? 연습에서 몸을 많이 썼잖아. 쉬는 것도 중요해.


[텐진 하루토]

앗, 그, 그렇지. 쏘리, 마음이 조급했어. 그럼, 투모로우 모닝이라면…….


[키치죠 나나오]

아침연습 해요? 저도 끼워주세요!


[키사키 치히로]

와앗, 넌 항상 갑자기 나온다니까.


[텐진 하루토]

물론 너도 웰컴이야, 나나오 군!


[키치죠 나나오]

맞아― 오우타도 불러야지. 상관없죠?


[키사키 치히로]

그럼 호타루랑 아라타도 부르자. 아, 결국 전원이네.


[키치죠 나나오]

좋지 않아요? 누가 뭐라든, 패밀리잖아요? 그쵸, 하루 선배☆


[텐진 하루토]

예스! 그 말이 맞아!

[아레키 사에]

――좋아, 이걸로 오디션을 종료한다! 결과는 후일 게시판에 발표할 테니까 놓치지 마. 다들 수고했다, 해산해도 좋아.


[키치죠 나나오]

치히로 씨― 수고했어요!


[키사키 치히로]

수고했어. 둘 다 붙으면 좋겠다.


[키치죠 나나오]

저는 어쨌든, 치히로 씨는 확실하겠죠! 연기도 노래도, 다들 입 벌리고 보고 있었다고요.


[키사키 치히로]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키치죠 나나오]

아하하, 그렇죠, 죄송해요. 이후에 일정 있어요? 역 쪽에 가서 잠깐 놀다 와요―.


-


[아레키 사에]

으―음…… 너무 가능성에 거는 건가? 이게 관객유치가 목적이었다면, 이 선택은 안 할 거야. 하지만 감이 왔단 말이야…….

(그리고 잊으면 안 되지, 여기는 학교야. 행사 후에, 학생들은 반드시 성장해야 해.)

……힘든 직업이라니까, 정말이지.

어디, 내 머릿속에서는 배역 표가 완성됐는데…… 어떤 성장을 보여줄까, '이 녀석'은.


-


[미아케 사와]

어라? 하루, 점심시간에 오디션 결과발표 있지 않아? 다들 게시판으로 서둘러 가던데.


[텐진 하루토]

앗…… 응…… 나는 런치를 먹고 나서 천천히 보러 가려고 해.


[미아케 사와]

그래? 그럼 같이 식당 가자.


[미와 토모에]

앗, 있다! 하루 쨩―! 저기, 지지 마, 나는 하루 쨩 편이야!


[미아케 사와]

저기 미, 무슨 얘기니?


[미와 토모에]

당연히 오디션이지! 어라? 그러고 보니 하루 쨩, 왜 여기 있어? 설마 아직 결과 안 봤어?


[텐진 하루토]

Oh…… 나는 역시 떨어진 건가? 그래도 괜찮아, 다음에도 찬스는…….


[미와 토모에]

아―니야! 정말! 내가 말하는 건 이상하다고! 됐으니까 보고 와! 지금 당장!


[텐진 하루토]

오, 오케이.


[미아케 사와]

나도 갈게.


-


[코죠 아라타]

우와― 치히로랑 공연하는 거 기대돼. 열심히 하자!


[키사키 치히로]

물론이지. 앗, 하루, 드디어 왔구나.


[텐진 하루토]

그 모습을 보니, 너희는 붙었구나. 콩그레츄레이션이야!


[코죠 아라타]

……무슨 말이야?


[키사키 치히로]

콩그레츄레이션은 우리가 할 말이야. 빨리 게시판을 보고 와.


[텐진 하루토]

어?


[미아케 사와]

하루! 너…… 주역이잖아!


[텐진 하루토]

어? 하지만, 치히로는……?


[미아케 사와]

이거 봐, '주인공 : 클로드 역……'.


[텐진 하루토]

'2C 텐진 하루토'…… 나야! 오― 노―! 마이 갓……!!


[코죠 아라타]

우리랑은 대립하는 역할이지. 전력으로 부딪치겠어!


[텐진 하루토]

잇츠 어메이징…… 언빌리버블…….


[미아케 사와]

안 되겠어, 귀에 안 들어오나 봐.


[키사키 치히로]

방과 후에 사에 씨 집무실에서 대본을 나눠준다고 해요. 전해주세요.


[미아케 사와]

알겠어. 너희도 힘내. 칫히, 아라타.


[키사키 치히로]

네.


[코죠 아라타]

네!


-


[텐진 하루토]

실례합니다. 대본을 받으러 왔습니다.


[아레키 사에]

그래― 오디션 돌파 축하한다. 기대하고 있어, 힘내라.


[텐진 하루토]

저기, 그거 말인데요.


[아레키 사에]

응?


[텐진 하루토]

그게, 왜 제가 주역에 뽑힌 걸까요. 컴다운 했더니 그 점이 의문으로 느껴져서…….


[아레키 사에]

기쁘지는 않았어?


[텐진 하루토]

물론 기뻤어요!


[아레키 사에]

그럼, 그 마음을 패기로 바꿔서 열심히 해. 바로 연습이 시작될 거야. 망설일 시간 따위 없다고~

자, 대본. 악곡은 신경 써서 제작 중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텐진 하루토]

……네. 실례하겠습니다, 미스터 아레키.


[아레키 사에]

……후후. 고민해라 고민해. 무대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고민할 자유가 있어. 올라가면…… 거기는 아름답고도 냉엄한 전장이라고.


-


[아레키 사에]

자, 그러면 첫 대면을 해볼까!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포부를 말하면 된다. 먼저 롤랑 드 모로 역의 나나오!


[키치죠 나나오]

네. 롤랑 역, 1학년 키치죠 나나오입니다.

어― 롤랑은 소심한 귀족 도련님이라서 다른 분들과 같이 연기하면서 그 차이를 드러내고 싶습니다.


[아레키 사에]

음, 무거운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귀족들의 경쾌한 대화도, 이 무대에서는 중요해. 연소자의 특색을 마음껏 살리라고. 다음, 오우타!


[타치바나 오우타]

네네―♪ 미셸 역의 1학년 타치바나 오우타입니닷! 뮤지컬은 조금 알지만, 조금밖에 모르니까 챌린징입니다!

미셸 군에 대한 건 잘 모르겠습니다! 귀족인데, 위험한 거나 스릴이 엄청 좋아서 하아하아 하고 있다는 것만 파악했습니다. 나, 또 이런 역할~?


[아레키 사에]

'모르겠다'밖에 말한 거 없잖아!

뭐 됐어. 미셸은 어떻게 보면 오우타가 지금까지 계속 해왔던 형태의 역할일지도 모르지만…… 롤랑처럼, 너희 역할은 장면에 고저를 가져다주는 상당히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어. 애교랑 천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거다, 한 계단 위로 올라가.

다음은 카미유, 호타루!


[키사키 호타루]

네. 카미유 역을 연기합니다, 2학년 키사키 호타루입니다.

평민이면서 귀족과 친구 관계에 있고, 그들을 위해 움직이는…… 고압적이지만 공정을 사랑하는 청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마무리로 이끄는 키 퍼슨이기도 해서 마지막에는 제대로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싶습니다.


[아레키 사에]

응, 그건 정말로 책임이 무거운 역할이야. 카미유는 의사이기도 해. 그 설득력을 낼 수 있는가 하는 건 네 노력에 달려있다.

다음, 장, 아라타!


[코죠 아라타]

장 역의 코죠 아라타, 2학년입니다! 차분한 자선가라는 별로 해본 적 없는 역할이라서…… 하지만,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부분은 무척 공감했습니다. 깊이 파고들어서, 제 나름의 장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레키 사에]

좋아, 장은 치히로가 연기하는 에릭의 소꿉친구야. 그가 진심으로 지키려고 했던 친구이기도 하지. 그 부분의 유대를 반드시 표현해야 해.

좋아, 다음은 그 에릭이야.


[키사키 치히로]

네. 에릭 역, 2학년 키사키 치히로입니다.

독재정부에 대항하는 귀족 집단의 리더…… 연기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아레키 사에]

준주역이야. 주역을 잡아먹을 기세로 가. 뭐, 말 안 해도 그럴 생각인 것 같지만.

마지막, 주인공인 클로드 역, 그리고 단장인 하루토!


[텐진 하루토]

네, 네! 클로드 역, 2학년 텐진 하루토입니다.

이 작품을 좋아해서, 특히 이 클로드한테는 끌리는 게 있어서…… 그를 연기할 수 있다는 플레저를 우선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단장도 맡고 있으니 연습을 해가며 뭔가 고민이나 불만이 생기면 부디 저에게 상담해주세요.


[키사키 치히로]

의지하고 있어. 그러니까 좀 더, 평소의 하루처럼 우리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줘, 응?


[텐진 하루토]

…………!

오케이☆ 에브리바디, 여기에 있는 전원이 프렌즈…… 아니, 패밀리야!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힘내자!


[전원]

오오!


[아레키 사에]

후후…… 느낌이 좋은데. 힘내라, 젊은이들.

[키치죠 나나오]

호오― 뮤지컬 오디션! 원작 있음, 각본, 악곡 새로 썼다는데. 얼마나 힘이 들어간 거야…….


[타치바나 오우타]

엄청나다~ 재밌어 보여, 나 꼭 볼 거야, 정했어☆


[키치죠 나나오]

보지 마, 나도 볼 생각이니까. 네가 있으면 시끄럽잖아.


[타치바나 오우타]

센척하기는~ 나나오는 내가 없으면 외로워서 운다고 들었습니다♪


[키치죠 나나오]

누가 그런 헛소문을 퍼트린 거야!


[타치바나 오우타]

나☆


[키치죠 나나오]

퍼지지조차 않았잖아! 놀래지 마!


[텐진 하루토]

뮤지컬……! 게다가, 이 원작…….

(무대화한 것을 맘과 보러 갔었던…… 주인공, 클로드의 다크하고 나이브한 매력…… 난 감동해서…… 몇 번이고 계속해서 봤어.)

(원작도 여러 번 읽었어.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그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이야……!)


[키치죠 나나오]

오, 특대생이잖아. 안녕―.


[타치바나 오우타]

안녕녕~♪ 오디션 고지 보러온 거야?


[아마네 히카리]

네,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어서요.


[텐진 하루토]

Wow! 특대생, 너도인가! 고지에는 '모든 역할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고 쓰여 있어…… 우리는 같은 역할을 두고 경쟁하는 라이벌일지도 몰라☆


[아마네 히카리]

열심히 할게요!


[타치바나 오우타]

그 기세야~! 파이팅―! 화이팅―!


[키치죠 나나오]

보지도 않았는데 시끄러워…….


-


[미아케 사와]

하루, 아직 안 자?


[텐진 하루토]

음, 조금 더 웨이크해 있으려고 해. 아래에 불을 켜두면 폐가 되려나?


[미아케 사와]

상관없어. 그 책, 그렇게 열중해서 읽을 정도로 재밌어?


[텐진 하루토]

재밌고말고! '수레국화'…… 무대 '레 블루에'의 원작이 된 소설이야.

학원이 만드는 뮤지컬은, 이 소설을 원전으로 새 각본을 써내려가는 것 같아. 이리도 판타스틱한 프로젝트라니!


[미아케 사와]

너무 무리하면 안 돼, 오디션 당일에 아프기라도 하면 다 소용없으니까.


[텐진 하루토]

알고 있어, 생큐 사와. 굿나잇☆


[미아케 사와]

……잘자.


-


[코죠 아라타]

다들 오디션 본다고 하고 있어. 관심 있는 게 당연하지…….


[키치죠 나나오]

뮤지컬 일, 탐나니까요. 여기서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면 럭키라고 생각하는 사람 많을 것 같아요. 저도 그렇지만.


[타치바나 오우타]

나도 쌓을 거야! 쌓아 올린다! 경험!


[키치죠 나나오]

너는 무대에서 그럭저럭 이름 팔리고 있잖아…… 큰 소리로 그런 말 하다가는 찔린다?


[타치바나 오우타]

그치만 뮤지컬은 2.5차원 말고는 나간 적 없어. 전혀 다르다고들 하니까~ 관심 맥스~


[코죠 아라타]

그런 이야기는 안 와?


[타치바나 오우타]

안 옵니다! 미야 군하고도 얘기했었는데~ 2.5가 아닌 뮤지컬은, 내 나잇대 남자애가 할 역할 자체가 거의 없으니까~


[키치죠 나나오]

듣고 보니 본 적 없네. 아역도 아니고, 성인역은 아직 무리고…… 소년역은 여자가 하니까.


[코죠 아라타]

그렇구나― 특히 타치바나 군은 작년까지 중학생이었으니까. 몸이 빨리 바뀌어서 캐스팅 할 때 고민된다는 나이잖아.


[타치바나 오우타]

나는 변성기도 빨랐고, 2.5에서도 큰 역할 맡아서 괜찮았지만~ 미야 군은 스태프한테 "키 크지 말아줘!"하는 말 자주 들어.


[키치죠 나나오]

아하하! 예능계의 어둠~


[코죠 아라타]

하지만 지금 제대로 훈련해두면 앞으로도 기회가 올 가능성이 커진다는 거잖아. 좋―아, 오디션 힘내자!


[타치바나 오우타]

아자 아자 파이팅―!


[키치죠 나나오]

파이팅―!

어라? 그만 오우타한테 휩쓸려 버렸어.


-


[오노야 아즈키]

호오, 하루 씨네가 그렇게 열심히…….


[미아케 사와]

정말 딴 사람 같아. 원작을 읽고, 희곡을 읽고, 무대 영상을 보고 또 원작을 읽고…… 진짜 열의를 다하고 있어.


[미와 토모에]

추억이 있는 작품이라고 했지. 붙으면 좋겠다, 하루 쨩. 그렇게 열심히 하는걸.


[미아케 사와]

오늘쯤 오디션용 대본을 나눠줄 거라는 소문이야. 하루의 열의가 폭주하지 않을지 걱정이 될 정도야.


[텐진 하루토]

사와! 플리즈야. 오디션 연습을 같이 해주지 않겠어!? 이게 대본이야. 네 몫도 카피해왔어.


[미아케 사와]

말하자마자…….


[오노야 아즈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는 거군.


[텐진 하루토]

왓? 아, 혹시 핫한 토크를 방해한 걸까?


[미와 토모에]

아니야, 괜찮아. 사와 군, 듬뿍 연습해줘. 우리도 잠깐 연습하는 거 봐도 될까?


[미아케 사와]

난 상관없어. 잠깐 기다려, 바로 훑어볼 테니까…….

호오, 오디션에서는 역할 배정이 없구나. 전원 같은 대사랑 노래로 심사를 받는 건가.

하루는 어떤 역을 노리고 있어?


[텐진 하루토]

오브콜스, 나는…….


[미와 토모에]

……하루 쨩?


[텐진 하루토]

……아니, 이 작품에 관여할 수 있다면 어떠한 역할이라도 해피야!


[미아케 사와]

……그래?


[오노야 아즈키]

작품 자체에 어지간히도 추억이 있나 보구먼.


[미와 토모에]

그럼, 연습 개시♪


-


[키사키 치히로]

7번 키사키 치히로,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레키 사에]

그래, 수고했다.


[키사키 치히로]

실례하겠습니다.


[텐진 하루토]

………….


[키사키 호타루]

역시라는 말 밖에 안 나오네. 치히로, 수고했어.


[키사키 치히로]

어라, 호타루? 너도 오디션 본 거야?


[키사키 호타루]

망설였는데…… 어느새 사쿠라이 선배가 신청해뒀더라고. '하지 않은 후회는 크니까~'라면서.


[키사키 치히로]

하하, 뒤를 밀어줬구나.


[아레키 사에]

그럼 다음 학생, 앞으로 나와서 참가번호하고 이름을 말해주세요.


[텐진 하루토]

치히로…… 네 탤런트는 역시, 격외야…….


[아레키 사에]

다음― 8번이야, 텐진 하루토, 너잖아?


[텐진 하루토]

앗…… 네, 네! 파, 8번, 텐진 하루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레키 사에]

잘 부탁해. 그럼 우선, 첫 번째 대사부터.


[텐진 하루토]

……네.

[아레키 사에]

가극, 가극이라……. 정말이지 그 학원장님은 내가 무슨 해결사인 줄 안다니까, 하는 수 없지.


[???]

크흠…… 흠!


[아레키 사에]

우왓…… 사람이 있었네.

어― 지금 이건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코쿠요 마모루]

후훗, 선생님, 저예요.


[아레키 사에]

마모루! 야― 놀라게 하지 마. 고약하기는~?


[코쿠요 마모루]

선생님이야말로 부주의한 거 아니에요? 낮말은 새가 듣는다고요.


[아레키 사에]

그보다 너, 또 빠져나온 거야? 아까 그 기침은 일부러지? 상태가 안 좋은 거면, 교사 권한으로 병원에 돌려보낼 거야.


[코쿠요 마모루]

나쁘지 않으니까 빠져나온 거예요. 안색도 문제없잖아요?


[아레키 사에]

음…… 뭐,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아 보이네. 하지만 조금이라도 몸 상태에 변화가 있으면…….


[코쿠요 마모루]

뭘 그렇게 열심히 찾고 있었어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아레키 사에]

선생님이 하는 말은 들어……. 뭐, 너한테니까 하는 말인데, 가극 소재를 찾고 있었어.


[코쿠요 마모루]

가극! 뮤지컬이요? 학원에서 이벤트를 하는 거예요?


[아레키 사에]

그 말대로야.


[코쿠요 마모루]

학원장 선생님이 요즘 가극에 빠져서 "호세키가오카에서도 가극을 하겠어! 잘 부탁하네 아레키 군!"이라고 말씀하신 거예요?


[아레키 사에]

……세부 사항까지 딱 그대로야!


[코쿠요 마모루]

학원장 선생님다워요.


[아레키 사에]

그렇지―? 각본도 악곡도 새로 써도 좋다고 예산을 듬뿍 받았다고. 돈 없다 없다 하면서 있잖아, 안 그래?


[코쿠요 마모루]

작품의 힌트를 찾으러 여기에 온 거지요? 그래서 프랑스 문학 코너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던 거군요.


[아레키 사에]

역시 이런 게 가장 알기 쉬울 테니까. 본보기가 되는 무대 작품도 많으니 의상이나 시대 배경 이미지도 있고.


[코쿠요 마모루]

그렇구나, 이건요? 시인이자 검객이 시심이 없는 청년을 위해 러브레터를 대필해주는 이야기. '티라노 드 베르주라크'.


[아레키 사에]

……나쁘지는 않은데, 우리는 남자 놈들뿐이잖아. 배역 때문에 진지한 연애물은 들여오기 힘들어.


[코쿠요 마모루]

그것도 그러네요…… 그럼, 이건요? 빵을 훔쳐서 투옥된 남자의 생애를 그린 대하소설. '레 미제라블'.


[아레키 사에]

조금 더 격정적인 게 좋겠어― 모처럼 우리 학생이 연기하는 건데, 기세가 좋달까, 이렇게 반짝반짝하고 이글이글한, 파직파직한 그런 걸로…….


[코쿠요 마모루]

흐음 그렇군요. 그럼, 이건 어때요?


[아레키 사에]

오……?

……이거다―!!


-


[코죠 아라타]

………….


[키사키 치히로]

아라타, 이제 슬슬 평소의 활기있는 모습으로 돌아와.


[텐진 하루토]

그래! 우울한 얼굴은 아라타답지 않아!


[코죠 아라타]

그치만! 그 프로듀서 씨 너무하다고! 그런 말을 들었는데, 하루는 분하지 않아?


[텐진 하루토]

"너는 주역의 그릇이 아니다." 말이야?

Hmmm…… 오브콜스, 기쁘지는 않았지. 하지만 그것뿐이야.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목소리는 정해져 있어. 에브리바디가 그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아…… 그건, 이 성우 월드에서는 상식이잖아?


[코죠 아라타]

그렇지만, 그래도 오디션 끝에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거잖아…….


[키사키 치히로]

동감이야. 하지만 인정사정없는 말투로 유명한 사람이니까 어드바이스를 하려는 생각이었을지도 몰라. 달리 더 빛나는 길이 있다, 같은 거.


[텐진 하루토]

어쨌든 나는 괜찮아. 그보다 아라타, 어서 네 스마일이 보고 싶어!


[코죠 아라타]

하루…….

그래, 하루가 그렇게 말하는데 내가 어두운 표정으로 있으면 안 되겠지. 기분, 전환! ……종료!

아― 긴장했다! 항상 그렇지만, 스튜디오 오디션은 엄청 두근두근해―. 그치만 즐거웠어!


[텐진 하루토]

Oh! 아라타다움이 컴백했어!


[키사키 치히로]

하하, 역시 그 표정이 더 좋아.

이번엔 학원을 거쳐서 응모한 거니까…… 결과는 사에 씨한테 듣게 되겠네.


[코죠 아라타]

다음 주라고 했지? 나, 이 애니 1기 전부 봤어. 붙고 싶다…… 그 현장에 서고 싶어.


[텐진 하루토]

돈워리! 아라타의 액팅은 훌륭했어! 남은 건 웨이트 포 데스티니야!


[코죠 아라타]

웨이트, 포……?


[키사키 치히로]

천명을 기다린다는 거지. 나도 동감이야. 반드시 잘한 녀석이 붙는다는 보장이 없는 게 오디션이니까.


[텐진 하루토]

댓츠라잇☆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낫싱이야. 그렇다면 이지고잉으로 지내면 돼!


[코죠 아라타]

그래! 노래방 들렀다 가지 않을래? 오디션 수고했다는 의미로!


[텐진 하루토]

나이스 아이디어야! 치히로, 너도 물론 조인할 거지?


[키사키 치히로]

오케이.


-


[아레키 사에]

흐―음…….


[키사키 호타루]

실례합니다. 강당 정리가 끝나서 체크를…… 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


[아레키 사에]

응? 나, 뭐 이상해?


[키사키 호타루]

꽤 생각에 잠기신 것 같아서…….


[아레키 사에]

그래 보여―? 맞아, 생각에 잠겨있어.

호타루, 붙을 가능성이 있었던 오디션에 떨어지면 너는 기분이 어때?


[키사키 호타루]

오디션이요? 글쎄요, 붙을 가능성이 있었다면…… 역시, 분하겠……죠?


[아레키 사에]

그렇지. 그렇게 되겠지.


[키사키 호타루]

아까, 치히로네가 오디션 결과에 대해 말하고 있었어요. 그 건이에요?


[아레키 사에]

딱 그 건이야.


-


[코죠 아라타]

아― 떨어졌나― 분해! 그치만 하는 수 없지! 다음에 더 열심히 할 거야!

치히로, 합격 축하해. 어엄청 부러우니까 꼭 그 프로듀서 씨를 놀라게 해줘!


[키사키 치히로]

생큐. 나도 원하던 역할이야. 전력으로 부딪치고 올게.


[텐진 하루토]

역시 치히로야! 나는 네 마벨러스한 재능을 믿고 있었어. 이 역할을 손에 쥐는 건 분명 치히로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


[아레키 사에]

으―음…….

(하루토의 그 반응…… 이건, 상당한 과제일지도 모르겠어…….)


[키사키 호타루]

저기, 죄송합니다 선생님, 괜찮으면 강당 확인을…….


[아레키 사에]

으―――――음…….


[키사키 호타루]

확인을…… 엇, 이거, 설마 안 가실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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