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네 히카리]

우와아…… 굿즈 판매, 줄이 엄청 기네요.


[아이자와 신]

뭐야…… 우리가 한 무대보다 관객 더 많잖아, 젠장.


[코죠 아라타]

좋다아, 언젠가 이렇게 큰 무대에서 퍼포먼스 해보고 싶어.


[카미야 이노리]

할 수 있어. 우리라면 여유.


[아이자와 신]

그렇지. 찬스만 있으면 할 수 있어, 우리는.


[모리시게 유우나]

그런데 아라타, 선생님께 인사하러 안 가도 돼?


[코죠 아라타]

그렇지…… 오면 얼굴 비추라고 했는데! 아― 그런데, 지금 가면 바쁘려나. 아, 전화…… 선생님한테!?

여보세요…….


[트레이너]

"코죠 군? 지금 어디?"


[코죠 아라타]

회장이에요. 아직 입구 근처인데…….


[트레이너]

"바로 대기실로 와! 긴급사태야. 서둘러줘!"


[코죠 아라타]

엇, 저기…….

……긴급사태?


-


[코죠 아라타]

어엇, 저희가 스테이지에요!?


[트레이너]

갑자기 캔슬한 게스트밴드 대신이야. 멤버 전원 모여있으면 문제없지?


[모리시게 유우나]

하지만, 저희가 연주할 수 있는 건 한 곡뿐이에요. 그것도 CM 촬영용 곡뿐이고…….


[트레이너]

괜찮아, 그 한 곡이면. 학교랑 스폰서에는 이미 허가를 받아놨어. 자, 이제 너희 하기 나름이야. 스테이지에 설 거야, 서지 않을 거야? 어느 쪽?


[모리시게 유우나]

……죄송합니다, 잠시 시간을 줄 수 있을까요? 저 혼자서는 정할 수 없어서.


[트레이너]

그럼 5분 안에 정해줘. 너희가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니까.


[모리시게 유우나]

알겠습니다.

……자, 어떡할까?


[아이자와 신]

그, 그런 거, 갑자기 물어봐도…… 마음의 준비랄까, 뭐랄까…….


[아마네 히카리]

하지만, 스테이지에 설 찬스잖아요? 이런 기회는 좀처럼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카미야 이노리]

………….


[아마네 히카리]

……이노리?


[카미야 이노리]

………….


[모리시게 유우나]

……미안, 신경 쓰지 마. 잠깐 패닉이 온 것뿐이야.

그래서, 어떡할까? 이번 이야기, 찬스라면 찬스지만…… 주최가 야마이 악기라는 건 실패했을 때의 타격도 커. 서투른 퍼포먼스를 보이면 바로 선전부의 귀에도 들어갈 거야. 경우에 따라서는, CM 얘기가 날아갈지도 몰라.


[아마네 히카리]

(그렇구나…… 그 가능성도 있어. 나라면 어느 쪽을 선택할까. 이럴 때, 나라면…….)


[코죠 아라타]

나는 하고 싶어.


[아마네 히카리]

(아라타?)


[코죠 아라타]

그치만, 저렇게 큰 스테이지에 설 수 있잖아. 저기서 연주하면 분명 엄청 기분 좋을 거야!


[아이자와 신]

그건 그렇지만…… 만약 실패하면 어쩌려고. 지금까지 기껏 연습했는데.


[코죠 아라타]

그러니까 해야지.


[아이자와 신]

뭐?


[코죠 아라타]

우리 정말 많이 연습했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실패 같은 거 할 리 없어. 다소 실수는 해도, 분명 어떻게든 될 거야!


[아마네 히카리]

(아라타…….)


[카미야 이노리]

으……으…… 으오오오오오옷.


[아이자와 신]

뭐…… 뭐야, 넌…….


[카미야 이노리]

난 할 거야…… 난 할 수 있어……. 보고 있어 주세요, 특대생 씨! 저 스테이지에서!! 사랑의 비트를!! 특대생 씨에게 바치겠습니다!!!


[아마네 히카리]

(왠지, 엄청난 압력이…….)


[아이자와 신]

……진짜, 하는 수 없다니까, 이놈도 저놈도.


[코죠 아라타]

신…….


[아이자와 신]

알겠다고. 이렇게 된 이상 각오를 다질게. 끝까지 날뛰어 주자고, 이런 젠장!


[코죠 아라타]

응, 그렇게 나와야지!


[아마네 히카리]

(신도 결심했구나. 이제 유우나 선배만…….)


[코죠 아라타]

……유우나 군은? 아직 내키지 않아?


[모리시게 유우나]

그래……. 라고 하고 싶지만……. 지금은 아라타의 '어떻게든 될 거야'를 믿어볼까. 실제로, 우리는 그만큼 연습을 거듭해왔으니까.


[코죠 아라타]

그럼, 결정됐어. 이번 스테이지…… 반드시, 꼭 성공시키자!


[신·이노리·유우나]

그래!!!


-


[아마네 히카리]

(이렇게 네 명은, 갑작스럽게 스테이지에 서게 됐다.)


-


[코쿠요 마모루]

호오, 연주를 풀로…….


[아마네 히카리]

그래요! 처음엔 Web용 CM을 두 번 찍는 것뿐이었는데……. 그거랑 별개로, 연주하고 있는 동영상도 전부 업로드 하게 돼서. 그것도 전부 페스티벌의 반향이 컸던 덕분인 것 같아요.


[코쿠요 마모루]

확실히, SNS에서 화제가 됐었지. '락 멜로디와 귀여운 가사의 갭이 굉장하다'라던가. '드럼의 우렁찬 외침이 엄청나'라던가.


[아마네 히카리]

그, 그건…… 이노리도 무의식으로 한 것 같아요…….


[코쿠요 마모루]

그리고 '다들 어쨌든 즐거워 보여'…… '잘하는 건 아닌데 왠지 좋아'…….

'나도 밴드를 하고 싶어 져' 등등…….


[아마네 히카리]

그거, 아라타가 들으면 좋아하겠어요.

아, 발소리……. 어쩌면 아라타네가 온걸 지도요.


[코쿠요 마모루]

엇, 오늘은 CM 촬영일 일 텐데…….


[아마네 히카리]

그러니까 온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나, 막 끝낸 촬영에 대해 마모루한테 실컷 말하고 싶으니까, 분명…….


[코죠 아라타]

마모루― 들어봐―! 보고하고 싶은 게 잔뜩 있어!


[코쿠요 마모루]

……그렇구나. 정말 네 말대로야.

다들 수고했어. 길어질 것 같으니까, 우선 의자에 앉아. 이야기는 그러고 나서 들려줘.

[아마네 히카리]

하아아…….

(그 후로 일주일…… 드디어 오늘이야, 아라타의 노래를 듣는 거. 왠지 두근두근해.)


-


[아마네 히카리]

안녕하세요.


[아레키 사에]

오오, 특대생이냐.


[카미야 이노리]

!!


[모리시게 유우나]

어서 와. 으음…… 일주일 만인가?


[카미야 이노리]

아니에요! 6일하고 22시간 만…….


[아이자와 신]

그럼 일주일로 됐잖아, 멍청아.


[아레키 사에]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야?


[아마네 히카리]

아라타의 노래를 들으러 왔어요. 오늘부터 모두 같이 연습한다고 들어서.

그런데, 아라타는…….


[아레키 사에]

그 녀석은 이제 곧 올 거 같은데…….


[코죠 아라타]

미안, 늦었지!

오늘부터 복귀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아이자와 신]

진짜, 일주일이나 쉬고 말이야. 잘 완성해온 거지?


[코죠 아라타]

물론이지. 이번에는 자신 있어, 나.


[모리시게 유우나]

그럼, 준비되면 시작하자.


[코죠 아라타]

아, 특대생…… 와줬구나. 고마워.


[아마네 히카리]

컨디션은 어때요?


[코죠 아라타]

물론 최고야―!

라고 하고 싶은데, 사실 조금 긴장했어. 하지만, 나, 힘낼게. 거기서 들어줘.


[아마네 히카리]

네!

(오랜만에 넷이서 연주…….)


[카미야 이노리]

원, 투…… 원·투·쓰리…….


[아마네 히카리]

(다들 실력이 많이 늘었어……! 아. 이제 곧 아라타의 보컬이 시작될 거야. 힘내, 아라타…… 힘내…….)

아…….

(다르다…… 지금까지 노래했던 거랑은 전혀……. 굉장해…… 아라타…….)


[코죠 아라타]

하아…… 하아…….


[카미야 이노리]

………….


[아이자와 신]

………….


[코죠 아라타]

으음…… 어땠, 어……?


[아레키 사에]

……특대생, 감상은?


[아마네 히카리]

네! 저기…… 지금까지 중에 가장 좋았어요! 기운 넘치고, 즐거워 보이고…… 정말 아라타 다웠어요!


[아레키 사에]

이노리는?


[카미야 이노리]

좋다고 생각해.


[아레키 사에]

신.


[아이자와 신]

생각했던 거랑 달라. 하지만…… 같이 하면서, 엄청나게 두근거렸어!


[코죠 아라타]

신…….


[아이자와 신]

뭐야, 너 임마…… 하면 되잖아, 이 화상이!


[코죠 아라타]

응!


[아마네 히카리]

(다행이다, 신도 인정해줬어!)

(남은 건…….)


[코죠 아라타]

저기…… 유우나 군은?


[모리시게 유우나]

표현이 아직 거칠어. 그리고 B멜로디에서 목소리가 뒤집혔어.


[코죠 아라타]

윽…….


[모리시게 유우나]

하지만, 지금까지 중 가장 좋았어. 나도 즐거웠어. 너랑 같이 연주할 수 있어서.


[코죠 아라타]

윽…… 으으…… 유우나 군!


[모리시게 유우나]

우왓……! 야, 갑자기 안기지 마.


[코죠 아라타]

그치만…… 그치마아안…….


[아레키 사에]

뭐―야, 내 감상은 필요 없어―?

……뭐, 됐나.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유우나가 거의 말해버렸고.


[아마네 히카리]

(그럼, 선생님이 보기에도 합격이라는 거구나. 다행이다…….)


[아이자와 신]

네 말이 맞았네.


[아마네 히카리]

네……?


[아이자와 신]

정말 어떻게든 해왔어. 나는, 그냥 안절부절못할 뿐 아무것도 못 했는데…….


[아레키 사에]

그건 아니지― 아라타가 바뀔 수 있었던 건, 네 영향도 있지 않겠어?


[아이자와 신]

내?


[아레키 사에]

저 녀석이 애매하게 굴 때 네가 따끔하게 꾸짖었잖아. 그거, 아라타한테는 컸던 거 아냐?


[아마네 히카리]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그 일이 있었으니까, 지금의 아라타가 있는 거 아닐까요.


[아이자와 신]

……그래. 그럼, 그건 그걸로 좋았던 거구나.


[아마네 히카리]

네.


[카미야 이노리]

이 녀석 뿐만 아니야. 나도, 그 녀석을 위해 힘냈어요.


[아마네 히카리]

이노리도?


[카미야 이노리]

아라타를 위해 주술을 행사했어요. 매일 '아라타의 보컬이 좋아하기를'이라고…….


[아이자와 신]

그럼, 그때 주술은 코죠를 위해서였던 거구나! 뭐야…너, 러브러브만 한 게 아니네! 분명, 특대생에 대한 것만 빌었을 줄 알았는데!


[아마네 히카리]

저에 대한 거요?


[아이자와 신]

어! 이 녀석, 널 위해 결계를 폈었거든. '오디션에서 이상한 녀석이 접근하지 않기를'이라고…….


[아마네 히카리]

엇, 그런 걸 했었어요?


[카미야 이노리]

당연하죠. 특대생 씨는, 평생에 걸쳐 제가 지킬 겁니다.


[아마네 히카리]

……그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은데요. 저한테 이상한 사람이 접근할 리도 없고요.


[카미야 이노리]

있어요! 특대생 씨는, 특별한 존재니까요!!


[아이자와 신]

확실히, 특대생의 뒤를 쫓아다니는 녀석이 있지. 카미야나 카미야나, 카미야나…….


[카미야 이노리]

……윽, 문다……! 물어주겠어…….


[아이자와 신]

우왁! 까불지 마, 이 새꺄!!


-


[아마네 히카리]

(그날, 우리는 오랜만에 다 함께 돌아갔다.)

(넷 다, 일주일 전하고 비교해보면 표정이 무척 밝아…….)


-


[모리시게 유우나]

……그렇구나. '즐겁게 노래하고 싶다'라.


[코죠 아라타]

응. 나 말야, 어느새 움츠러들어 있었어. '노래를 잘 해야 해.' '모두에게 인정받아야 해'하고 초조해져서…… 나 스스로 나한테 압박을 주고 있었던 거야.


[모리시게 유우나]

………….


[코죠 아라타]

그런데, 마모루가 "이번에는 즐겁게 노래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라고 해서. 그렇다면, 그걸 위한 연습을 하자고…… 즐겁게 노래하기 위한 레슨을 받자고 생각했어.


[아마네 히카리]

그래서, 다시 보이스 트레이닝을 받기로 한 거군요.


[코죠 아라타]

응! 처음엔, 선생님도 놀랐는데…… '그런 거라면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어.


[아이자와 신]

뭐, 성과 나온 거 아냐? 오늘 너, 엄청 즐거워 보였다고.


[모리시게 유우나]

이제 본방에서 얼마큼 힘을 발휘할 수 있느냐만 남았어. 그리고, 밴드다운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가 아닌가…….


[아마네 히카리]

밴드다운 퍼포먼스요?


[모리시게 유우나]

응. 라이브에서 본 적 없어? 기타리스트가 객석을 부추기거나…… 베이시스트가 중요한 장면에서 포즈를 취하고 연주하는 거.


[아이자와 신]

그렇구나…… 그런 것도 해야 하는 거지.


[코죠 아라타]

그거 말인데…… 사실은, 보이스 트레이닝 선생님이 페스티벌 티켓을 줬어.


[모리시게 유우나]

호오…… 10대 한정 밴드 페스티벌인가…….


[코죠 아라타]

그것도, 주최가 '야마이 악기'야. 선생님은 스태프로 참여하니까 공부도 할 겸 보러 오라고 하셨어.


[아이자와 신]

좋잖아! 가자! 티켓 인원수만큼 있지?


[코죠 아라타]

물론이지! 오히려 한 장 많은걸…….


[카미야 이노리]

특대생 씨.


[코죠 아라타]

어?


[카미야 이노리]

남은 한 장은 특대생 씨를 위해 존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아마네 히카리]

엇, 하지만 저는 외부인이고…….


[아이자와 신]

그건 아니지. 그만큼 도와줬잖아. 넌 이미 외부인이 아니라고!


[코죠 아라타]

동감. 특대생은 우리 동료야.


[모리시게 유우나]

……그렇게 됐으니, 이번 주말에 예정은?


[아마네 히카리]

일단 비어있는데…… 정말 제가 가도 괜찮아요?


[코죠 아라타]

물론이지! 다섯 명이 함께 가자.


[아마네 히카리]

……네!

[코죠 아라타]

……다녀왔어.


[모리시게 유우나]

어서 와.


[코죠 아라타]

앗…… 그…… 저기…….


[모리시게 유우나]

어땠어? 보이스 트레이닝은?


[코죠 아라타]

응, 뭐……. 일단, 일주일 레슨을 받기로 했어. 다 같이 맞춰보는 거, 다음 주까지 기다려줘.


[모리시게 유우나]

……우리는 그래도 상관없는데. 정말 괜찮아? 촬영, 다다음 주야. 대역을 세우려면 지금밖에 없는데…….


[코죠 아라타]

괜찮아. 반드시 제때 끝낼게. 이번에야말로,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모리시게 유우나]

……알겠어. 둘한테도 그렇게 전해둘게.


[코죠 아라타]

고마워. 그럼, 나 씻고 올게.


[모리시게 유우나]

그래.

……자, 그럼.


[코쿠요 마모루]

"……네."


[모리시게 유우나]

나야. 아까 아라타가 돌아왔어. 그 녀석을…… 정말 믿어도 되는 거지?


[코쿠요 마모루]

"물론이야. 말했잖아? 돌아갈 때의 아우라는 맑은 색이었다고."

"그리고, 유우나 군도 버릴 생각은 없으면서? '아라타라면 할 수 있다'고 마음속 어딘가에서 믿고 있잖아."


[모리시게 유우나]

……여전히 다 꿰뚫어 보고 있다는 건가. 무섭네, 너.


[코쿠요 마모루]

"고마워. 칭찬으로 받을게. 그럼, 나는 이제 소등시간이라서."


[모리시게 유우나]

그래. 또 보자.

자…… 그럼. 남은 건…….


-


[카미야 이노리]

……….


[아이자와 신]

……야, 있잖아…….


[카미야 이노리]

…………………….


[아이자와 신]

야…….


[카미야 이노리]

……, ………….


[아이자와 신]

아아아악! 왜 무시하는 거야, 이 머저리가!


[카미야 이노리]

방해하지 마. 주술 거는 중이야.


[아이자와 신]

뭐? 주술이라니 무슨…….


[카미야 이노리]

……, ……….


[아이자와 신]

야, 또 무시하냐, 이 멍멍이가!


[카미야 이노리]

……완료.

다음은, 특대생용 결계를 펼칠 거야.


[아이자와 신]

?? 왜 그 녀석한테 결계가 필요한데.


[카미야 이노리]

특대생은 지금, 외부 오디션을 보러 갔어. 그걸 위한 결계야.

악귀퇴산…… 이성퇴산…….


[아이자와 신]

……안 되겠네, 이건.

뭐야…… 러브러브한건 알겠는데……. 그 녀석은, 신경 안 쓰이냐고…….


[모리시게 유우나]

미안, 늦었지. 준비되는 대로 맞춰보자.


[아이자와 신]

맞춰보자니…… 코죠는 어쩌고!?


[모리시게 유우나]

아라타는 일주일간 쉴 거야.


[아이자와 신]

어?


[모리시게 유우나]

그 녀석은 따로 연습한다고 하니까, 우리는 셋이서 연습하자.


[아이자와 신]

그런…… 셋이서 라니…….


[카미야 이노리]

네 탓.


[아이자와 신]

뭐!?


[카미야 이노리]

네가, 아라타한테 화낸 탓.


[아이자와 신]

나, 나는 틀린 말은 안 했어!

그보다, 너도 말했잖아! 보컬을 특대생으로 바꾸라고.


[카미야 이노리]

나는 괜찮아. 나는 특별해.


[아이자와 신]

……윽, 이 녀석…….


[모리시게 유우나]

진정해, 신. 가미도. 언제까지 화이트보드에 낙서하고 있을 거야, 드럼 준비를 해.


[카미야 이노리]

낙서 아니야. 마법진.


[모리시게 유우나]

뭐든 됐으니까. 자, 한다!


[아이자와 신]

………….


-


[아마네 히카리]

……. (뭐지…… 모두 날 피하는 것 같은데……. 어제 오디션 회장에서도, 왠지 다들 멀찍이 떨어져 있었고…….)

……응?

(저기 있는 거, 신이지? 2학년 C반 교실을 엿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러세요?


[아이자와 신]

우왁! 노, 놀래키지 마, 멍청아!

그보다, 왜 네가 여기 있는데!


[아마네 히카리]

저는 키사키 군한테 볼일이 있어서요. 신은요?


[아이자와 신]

나는, 볼일이랄까, 뭐랄까……. 딱히, 난 틀린 말은 안 했고…… 그 녀석이 엉망으로 한 게 나쁜 거고…….


[아마네 히카리]

(……응?)


[아이자와 신]

하지만, 역시, 그…… 신경 쓰인달까…… 나도 좀 너무 심하게 말했달까…….


[아마네 히카리]

(아, 혹시…….)

아라타를 만나러 온 거예요?


[아이자와 신]

……윽, 나는, 그…….


[아마네 히카리]

아라타는 괜찮을 거예요. 아침에 기숙사에서 만났을 때 떨쳐버린 표정이었어요.


[아이자와 신]

……떨쳐버려?


[아마네 히카리]

네! 분명,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걸 거예요.


[아이자와 신]

……진짜야?


[아마네 히카리]

진짜예요. 그러니까, 신도 웅크리고 있지 말고…….


[아이자와 신]

아야!


[아마네 히카리]

자요, 제대로 허리 피는 게 멋있다고요?


[아이자와 신]

머……!?


[아마네 히카리]

머?


[아이자와 신]

시……시시시, 시끄러! 멋있다는 말 가볍게 하지 마, 젠장!


[아마네 히카리]

엇, 잠깐…….

(그런…… 가볍게 한 말은 아닌데…….)


[코죠 아라타]

왜 그래?


[아마네 히카리]

우왓!


[코죠 아라타]

하핫, 미안미안. 놀랐어?


[아마네 히카리]

네, 네에, 좀…….

그보다 기운 있어 보이네요.


[코죠 아라타]

물론이지! 오늘 아침밥에 내 것만 계란후라이에 노른자가 두 개였어. 덕분에,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아마네 히카리]

그, 그런가요…… 그렇군요…….


[코죠 아라타]

그리고, 노래 연습도 순조로워.


[아마네 히카리]

!! 그럼, 본방은 꽤 기대할 수 있겠네요. 레벨업한, 아라타의 노래를…….


[코죠 아라타]

아, 그건 무리일지도. 노래를 잘하는 건 포기했거든.


[아마네 히카리]

네?


[코죠 아라타]

하지만, 덕분에 꽤 보람이 있어. 중요한 걸 알아차렸달까.


[아마네 히카리]

(……무슨 말이지? 노래를 잘 하는 건 포기했는데 보람이 있다니…….)


[코죠 아라타]

……하핫. 특대생, 아까부터 표정이 이상해.


[아마네 히카리]

앗……. 이건, 그…….


[코죠 아라타]

있지, 괜찮으면 다음 주 수요일에 스튜디오에 와줘. 내 노래, 특대생한테도 들려주고 싶어.


[아마네 히카리]

……알겠어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코쿠요 마모루]

('10대 한정 밴드 페스티벌, 올해도 개최'……. 호오, 이런 게 있구나. 우리도 밴드를 계속했으면 이런 데 나갔으려나.)

……응?

(이 아우라는…….)

아라타?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에…….


[코죠 아라타]

마모루…… 나…… 나…….


[마무로]

아우라가 색이 탁해졌어.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니면 사생활에서?


[코죠 아라타]

…….


[코쿠요 마모루]

아니면, 유닛 일이야?


[코죠 아라타]

……윽.


[코쿠요 마모루]

후후, 그래…… 일단, 이리 와. 서서 얘기하는 것도 그렇잖아. 면회 시간이 끝날 때까지 얘기를 들어줄게.


[코죠 아라타]

……고마워, 마모루.


-


[코쿠요 마모루]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어?


[코죠 아라타]

내 보컬…… 못 쓴다는 말을 들었어.


[코쿠요 마모루]

보컬?


[코죠 아라타]

우리…… 이번에 CM에 나가게 됐는데…… 촬영할 때 악기 연주랑 노래를 해야 해서…….


[코쿠요 마모루]

호오, 굉장하다. 아라타는 기타?


[코죠 아라타]

응. 그리고 보컬도…….


[코쿠요 마모루]

그러니까 두 가지를 한다는 거지? 그래서?


[코죠 아라타]

기타는 어떻게든 될 것 같은데, 보컬이 아무리 해도 모자라. 내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뭔가 아니다'라는 말만 계속 듣고.


[코쿠요 마모루]

…….


[코죠 아라타]

그래서, 오늘 보이스 트레이너한테 다녀왔어. 다음 주 촬영일까지 어떻게든 하고 싶어서. 그랬더니…….


-


[트레이너]

확실하게 말해서 멋이 없어. 네 노랫소리. 요염함이 제로!


[코죠 아라타]

제로…….


[트레이너]

너, 학교에서 발성 연습 성실하게 하는 타입이지? 아마도, 그게 역효과를 가져온 거야.


[코죠 아라타]

엇, 하지만…… 발성 연습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노래도 잘한다고…….


[트레이너]

그건 뮤지컬이나 합창곡 얘기지. 아니면 백 코러스나.

하지만 록의 메인 보컬로는, 좀. 왜, 록 보컬리스트는 목소리도 색기 있잖아. 네 경우에는 그런 게 파편도 없어.


[코죠 아라타]

그런…… 하지만, 성우 중에도 록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있잖아요?


[트레이너]

그건 원래 요염한 노랫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 아니면, 연기력으로 커버하는 타입이고.


[코죠 아라타]

연기력…….


[트레이너]

그렇지, 예를 들면……. 이 가사, 그냥 읽어봐.


[코죠 아라타]

"오늘 밤 만나러 갈게, 반짝여라★파스텔 블루빛 사랑"…….


[트레이너]

다음, 기운차게.


[코죠 아라타]

"오늘 밤 만나러 갈게, 반짝여라★파스텔 블루빛 사랑"!


[트레이너]

조금 쓸쓸하게.


[코죠 아라타]

"오늘 밤 만나러 갈게, 반짝여라★파스텔 블루빛 사랑"…….


[트레이너]

자, 섹시하게.


[코죠 아라타]

엇…….


[코죠 아라타]

섹시하게.


[코죠 아라타]

오…… "오늘 밤 만나러 갈게, 반짝여라★파스텔 블루빛 사랑"…….


[트레이너]

자, 무리! 전혀 못 써!


[코죠 아라타]

……윽.


[트레이너]

뭐, 어쩔 수 없는 거지. 아직 10대니까. 하지만, 이제 알겠지? 지금 너한테는 무리야.

'노랫소리가 록에 적합하지 않다.' '연기력으로 커버도 못 한다.'…….

그래도, 시간을 들이면 다소 들을만해 질지는 모르지만…… 일주일 안에는 어떻게도 안 돼.


-


[코죠 아라타]

그래서 나…… 이제 어떡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서…….


[코쿠요 마모루]

………….


[코죠 아라타]

지금까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무슨 일이든 일단 도전해왔어.


[코쿠요 마모루]

……확실히. 아라타는 그럼 면이 있지.


[코죠 아라타]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야. '어떻게도 안 된다'는 말을 확실하게 들었어.


[코쿠요 마모루]

…….


[코죠 아라타]

이제 싫어……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차라리, 이대로 도망치고 싶어…….


[코쿠요 마모루]

그쪽에서 바라는 건 '실력이 좋은 보컬리스트'일까?


[코죠 아라타]

……어?


[코쿠요 마모루]

아라타도 그렇고 모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럼, 애초에 MAISY를 안 쓰지 않을까? 실력이 좋은 아마추어 밴드는 달리 얼마든지 있으니까.


[코죠 아라타]

그건…… 그렇지만…… 그럼, 왜 우리한테 이 일이 온 거지?


[코쿠요 마모루]

계기는 노상 퍼포먼스랬지?


[코죠 아라타]

……응. '언제 봐도 즐겁게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고.


[코쿠요 마모루]

그거 아닐까?


[코죠 아라타]

어?


[코쿠요 마모루]

즐거워 보여서. 잘한다, 못한다 이전에 즐거워 보였으니까.


[코죠 아라타]

…….


[코쿠요 마모루]

자, 이 잡지의…… 여기 광고 페이지를 봐봐.


[코죠 아라타]

……이건, 야마이 악기의?


[코쿠요 마모루]

응, 기타 광고. 캐치 카피는…… '음악은 즐거워!' '밴드는 즐거워!'…….


[코죠 아라타]

………….


[코쿠요 마모루]

이번에, 아라타랑 다른 멤버들이 선택받은 건…… 이 '즐거움'을 표현해주길 바란 게 아닐까.


[코죠 아라타]

(즐거운 연주, 음악의 즐거움…….)

(그래…… 음악은 즐거운 거야. 전에, 마모루랑 가미랑 밴드를 했을 때도, 그저 즐거워서…… 조금씩 연주에 형태가 잡혀가는 게 엄청 기뻐서…….)


[코쿠요 마모루]

어때? 어떻게든 될 것 같아?


[코죠 아라타]

……응!

고마워, 마모루. 나, 이제 도망치겠다는 생각 안 할게. 끝까지 보컬리스트로서 열심히 할게!

[아마네 히카리]

후아아…….

(졸려…… 아직 8시도 안 됐으니까.)


-


[아마네 히카리]

(그건 그렇고, 나도 참 부주의하네. 실기 수업 대본 넣어둔 가방을 스튜디오에 두고 오다니. 수업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읽어둬야 하는데…….)


[???]

아―아―아―아―아―.


[아마네 히카리]

어?

(이 목소리는…….)


-


[코죠 아라타]

아―아―아―아―아―.

(대체 뭐가 안 되는 거지?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고, 음정도 틀리지 않았어. 그런데, 모두 아니라고만 해…… 이제 모르겠다고…… 뭔가 다르다니 뭔데. 역시, 보컬을 내가 맡지 않는 게…….)


[아마네 히카리]

안녕하세요.


[코죠 아라타]

……안녕! 웬일이야, 이렇게 이른 아침에.


[아마네 히카리]

가방을 가지러 왔어요. 어제 잊어버리고 가서.


[코죠 아라타]

가방? 아, 혹시 이거? 자, 여기.


[아마네 히카리]

고마워요.

아라타는 아침부터 자율 연습이에요?


[코죠 아라타]

뭐, 그렇지. 그런데, 이제 뭔가 알 수 없게 돼서…….


[아마네 히카리]

…….


[코죠 아라타]

내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전혀 오케이가 안 나와. 그런데, 모두 문제가 뭔지는 모르는 것 같고.


[아마네 히카리]

…….


[코죠 아라타]

이제 차라리……. 아레키 선생님 말처럼, 내가 안 하는 게 더 좋을지도.

그래! 특대생, 나 대신 보컬 안 할래? 분명, 다들 그걸 더 좋아해 줄 거야. 특히 가미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할거고…….


[아마네 히카리]

그래도 좋아요?


[코죠 아라타]

…….


[아마네 히카리]

제가 받아들이면, 아라타는 도중에 포기한 게 되는데……. 정말로, 그래도 좋아요?


[코죠 아라타]

……싫어.


[아마네 히카리]

…….


[코죠 아라타]

역시 내가 하고 싶어. 마지막까지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아마네 히카리]

그럼…… 어떡하면 좋을지 대책을 생각해봐요!


[코죠 아라타]

대책?


[아마네 히카리]

외부 스튜디오를 빌려서 연습 시간을 지금보다 더 늘리거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한테 어드바이스를 받거나.

아…… 그럼 보이스 트레이닝을 받는 게 더 좋을까요.


[코죠 아라타]

보이스 트레이닝…… 확실히, 프로 트레이너한테 배우면 더 빨리 늘 거야. 그런데, 누구한테 배우면 되지?


[아마네 히카리]

아레키 선생님한테 상담해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좋은 사람을 소개해주실지도 모르니까요.


[코죠 아라타]

그렇구나…… 그렇지! 알겠어! 나중에 선생님한테 가볼게.


-


[아레키 사에]

……보이스 트레이닝?


[아라테]

네. 전 촬영 전까지 꼭, 노래를 잘하게 되고 싶어요.


[아레키 사에]

……의욕이 있는 건 좋은데. 알고는 있어? 촬영까지 앞으로 열흘밖에 안 남았어.


[코죠 아라타]

열흘이나 남았어요. 그 정도면 분명 어떻게든 될 거예요!


[아레키 사에]

…….


[코죠 아라타]

부탁드려요, 선생님! 좋은 트레이너를 소개해주세요!


[아레키 사에]

……뭐, 그렇게 부탁하니까…… 엄청 스파르타에 독설인 녀석을 알고 있는데, 그래도 좋아?


[코죠 아라타]

당연하죠. 감사합니다!


-


[아이자와 신]

나 왔어.


[모리시게 유우나]

응, 어서 와.


[아이자와 신]

……코죠는?


[모리시게 유우나]

오늘은 쉬어. 볼일이 있대.


[아이자와 신]

뭐야…… 땡땡이치냐, 그 얼간이.


[카미야 이노리]

땡땡이 아니야.


[아이자와 신]

뭐?


[카미야 이노리]

아라타는 그런 거 안 해.


[모리시게 유우나]

가미 말이 맞아. 그 정도는 신도 알고 있잖아.


[아이자와 신]

……뭐……. 근데 그럼, 그 녀석의 볼일은 뭔데.


[모리시게 유우나]

그게…….


-


[코죠 아라타]

코죠 아라타입니다! 아레키 선생님의 소개로 왔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트레이너]

……흐―응. 목소리는 합격. 무대 위에서도 잘 들릴 것 같네.


[코죠 아라타]

감사합니다!


[트레이너]

그래서, 네가 노래하고 싶은 곡은? 뮤지컬? 아니면 합창곡?


[코죠 아라타]

밴드 곡이에요. CM 촬영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해야 돼서. 이게 악보예요.


[트레이너]

……흐응, 록이라……. 좋아, 들려줘. 네 노래.


[코죠 아라타]

네!

(트레이너의 지시대로 나는 과제 곡을 불렀다. 먼저 악기 없이. 그다음은, 기타를 치면서.)

(두 번 다, 내 나름 열심히 노래한 건데…….)


[트레이너]

……이제 됐어. 이리 와.


[코죠 아라타]

네.


[트레이너]

아레키 군이 '일주일 정도 봐주길 바란다'고 했는데…….

이 곡으로 CM 촬영을 하는 거지?


[코죠 아라타]

맞아요.


[트레이너]

그렇군…… 그런데.

무리야, 너한테는. 본방까지 이 곡을 잘 노래하는 거.


[코죠 아라타]

…………네?

[코죠 아라타]

이미지랑 달라? 내 노래가?


[아이자와 신]

어, 뭐랄까…… 너무 똑바르달까, 너무 착하달까……. 어쨌든 다르다고, 내가 이미지 했던 거랑!


[코죠 아라타]

그런…… '다르다'고 해도…….


[모리시게 유우나]

내 의견도 같아.


[코죠 아라타]

유우나 군도?


[모리시게 유우나]

음정도 틀리지 않았고, 피치도 맞아. 그런데, 뭔가 달라. 잘 말할 수는 없지만.


[코죠 아라타]

엇…… 그런…… 가미는? 내 보컬 어떻게 생각해?


[카미야 이노리]

으…… 으으…….


[코죠 아라타]

……그럼, 특대생은!?


[아마네 히카리]

저도…… 신이나 유우나 선배랑 같은 의견이에요. 못하는 건 아닌데, 뭔가 다르달까…….

아, 하지만, 아직 노래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모리시게 유우나]

그런가…… 그럴 수도 있겠다.


[코죠 아라타]

그럼, 나, 열심히 할게! 열심히, 본방까지는 어떻게든 해볼게!


[아이자와 신]

……정말 어떻게든 되는 거지?


[코죠 아라타]

물론이야. 맡겨줘!


-


[아마네 히카리]

(그 후로 일주일…….)


-


[아마네 히카리]

(스튜디오에 가는 거, 오랜만이네.)

(아, 아레키 선생님이다.)

안녕하세요.


[아레키 사에]

어, 너냐. ……뭐야, 그 봉투는?


[아마네 히카리]

아라타네 주려고요.


[아레키 사에]

그래. 그럼, 스튜디오 같이 가자.


[아마네 히카리]

엇, 선생님도 가세요?


[아레키 사에]

응. 슬슬 그 녀석들 상태를 봐보려고. 주 6일로 연습하고 있잖아. 형태가 꽤 갖춰졌겠지.


[아마네 히카리]

(형태……라. 아라타의 보컬, 어떻게 됐으려나.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듣기는 했는데…….)


-


[아레키 사에]

안녕, 들어간다―.


[아마네 히카리]

실례합니다.


[코죠 아라타]

선생님…… 그리고 특대생도…….


[카미야 이노리]

뭐?


[아마네 히카리]

안녕하세요. 먹을 거 들고 왔…… 와앗!


[카미야 이노리]

이, 이건, 내가 먹고 싶었던 포테토칩 명란겨자마요맛. 운명…… 특대생 씨는 역시 내 운명………….


[아이자와 신]

딱히 너만 주려고 사 온 거 아니잖아, 이 얼간이가.


[코죠 아라타]

가미~ 다 같이 먹자.


[카미야 이노리]

거절하지. 무리. 내…… 내만의…….


[유우타]

나눠준 걸 독점하는 남자는 미움받는다, 가미.


[카미야 이노리]

……윽.


[모리시게 유우나]

그래도 돼? 특대생한테 미움받아도.


[카미야 이노리]

……알겠어. 다 같이 먹자.


[모리시게 유우나]

그래야지.


[아이자와 신]

그런데, 선생님은 뭐 없어요?


[아레키 사에]

있을 리 없잖아― 위문차 온 것도 아니고. 오늘은 너희 연습 성과를 보려고 온 거야.


[코죠 아라타]

엇…….


[아레키 사에]

뭐야…… 아직 보여줄 만한 레벨 안 됐어?


[코죠 아라타]

그, 그렇지는 않은데…….


[모리시게 유우나]

일단, 우리의 지금 상태를 보여주자. 이제 슬슬 제삼자의 어드바이스가 필요했으니까.


[코죠 아라타]

……그렇지.


[모리시게 유우나]

그럼, 다들 스탠바이 하자.


[아마네 히카리]

(아라타…… 꽤 불안해 보였는데, 괜찮을까?)


-


[아마네 히카리]

(……. 아레키 선생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


-


[모리시게 유우나]

……어떤가요, 사에 씨.


[아레키 사에]

그래…… 일단 연주 말인데…… 나쁘지 않아. 드럼이 가끔 너무 달려가는 게 신경 쓰이는 정도야.


[아이자와 신]

……그렇다는데, 카미야.


[카미야 이노리]

시끄러워. 문다.


[아레키 사에]

그리고, 보컬 말인데…… 꽤 자신 없어 보이네.


[코죠 아라타]

……죄송해요. 아직,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아레키 사에]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너, 잠깐 소리 내봐.


[코죠 아라타]

소리?


[아레키 사에]

"아―아―아―아―아―" ……자.


[코죠 아라타]

아…… "아―아―아―아―아―" …….


[아마네 히카리]

(어라, 좋은데?)


[아레키 사에]

그렇지…… 틀리지는 않았어. 그런데―…….


[코죠 아라타]

저기…… 선생님?


[아레키 사에]

뭐, 지금은 일단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것만 생각해. 그게 안 되면 문젯거리도 안 되니까.


[코죠 아라타]

……네.


[모리시게 유우나]

그것만으로 괜찮아요?


[아레키 사에]

……응?


[모리시게 유우나]

아라타가, 연주하면서 노래할 수 있게 되면 문제없나요?


[아레키 사에]

아―…… 뭐…… 그건 현장의 판단이랄까…… 따지고 보면 목적은 악기의 PR이니까. 악기연주만 하게 되는 것도…….


[아이자와 신]

잠깐만! 뭐야, 악기연주만 하다니. 그럼, 내가 쓴 가사는 어떻게 되는 건데!


[아레키 사에]

어떻게라니…… 뭐, 사용되지 않겠지.


[아이자와 신]

뭐? 웃기지 말라고, 젠장!


[코죠 아라타]

괘, 괜찮아, 신. 나 본방까지 열심히 할 거니까 분명 어떻게든 될 거야…….


[아이자와 신]

네가 열심히 하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어떻게든 된다." "어떻게든 될 거야." 하면서 결국 어떻게도 안 됐잖아!


[코죠 아라타]

!


[아이자와 신]

그럼 의미 없다고. 제대로 결과를 내, 이 화상아!


[모리시게 유우나]

야, 신! 어디…….


[아이자와 신]

화장실 간다, 화장실!!


[아레키 사에]

어라라― 난처한걸, 이거.


[아마네 히카리]

(신…….)


[아레키 사에]

……이건, 어디까지나 해결책 중 하나로 생각해줬으면 하는데.

보컬을 다른 녀석한테 부탁하는 방법도 있어.


[코죠 아라타]

…….


[아레키 사에]

그렇게 하면 아라타는 연주에 전념할 수 있어. 그만큼 좋은 퍼포먼스를 할 수 있을 테지.


[모리시게 유우나]

……어떡할래, 아라타.


[코죠 아라타]

…………미안해, 생각하게 해줘.


[아마네 히카리]

(아라타…….)

[아마네 히카리]

(MAISY 분들이 악기연주를 시작한 지 오늘이 일주일째…… 상태는 어떠려나.)


-


[코죠 아라타]

……좋아, 틀리지 않고 쳤어!


[모리시게 유우나]

수고했어. 순조로워 보이네.


[코죠 아라타]

응! 유우나 군은?


[모리시게 유우나]

뭐, 어떻게든 전체적으로 칠 수 있게 됐어.


[코죠 아라타]

그렇구나…… 대단해, 유우나 군은. 기타도 베이스도 칠 수 있다니.


[모리시게 유우나]

주말 반납하고 연습한 덕분이야. 이제 신의 작사랑…….

저 녀석이지. 아까 그 연주, 들었어?


[코죠 아라타]

응…… 엉망이었지. 저번 주에는 제대로 쳤었는데. 이번 주에 특대생이 한 번도 안 와서 그런가?


[유우타]

그렇다 해도 차이가 너무 크잖아. 오늘은 머리까지 부스스하고…….


[아마네 히카리]

실례합니다.


[카미야 이노리]

!!


[모리시게 유우나]

야!


[코죠 아라타]

너무 변했어!


[아마네 히카리]

안녕하세요. 먹을 걸 좀 들고 왔는데…….


[카미야 이노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쿠키…… 내…… 나만을 위해…….


[아마네 히카리]

아뇨, 모두에게…….


[코죠 아라타]

그럼 안 돼, 가미. 다 같이 제대로 나눠야지.


[모리시게 유우나]

어서 와, 특대생 쨩. 와줘서 고마워.


[아마네 히카리]

아뇨. 상태는 어때요?


[모리시게 유우나]

그럭저럭이야. 이제 신이 가사를 써오기만 하면 돼.


[코죠 아라타]

있지, 기왕이면 우리끼리만이라도 맞춰보자.


[모리시게 유우나]

그래. 아라타, 보컬도 할 수 있겠어?


[코죠 아라타]

물론이지! 맡겨줘.


[모리시게 유우나]

그럼, 보컬 포함해서 해보자. 가사는 일단 '라라라―'하는 걸로.


[코죠 아라타]

알겠어! 그럼, 해보자.


[카미야 이노리]

원…… 투…… 원·투·쓰리.


[아마네 히카리]

(시작됐어…….)

(……다들 꽤 폼이 나는걸. 분명, 많이 연습한 거겠지. 자, 드디어 보컬 차례야…….)

……응?

(으음…… 이건……. 뭐랄까…… 으―음…….)


[코죠 아라타]

하― 일단 끝까지 1곡 끝냈어!

특대생, 어땠어?


[아마네 히카리]

셋이서 맞춰본 거, 이번이 처음이에요?


[코죠 아라타]

응!


[아마네 히카리]

그럼, 그― 처음치고는 잘한 거 아닌가…….


[코죠 아라타]

정말? 다행이다!


[모리시게 유우나]

……정말 그뿐이야?


[아마네 히카리]

엇.


[모리시게 유우나]

다른 감상이 있으면, 사양하지 않고 말해줘도 돼.


[아마네 히카리]

그건…… 저…….


[아이자와 신]

미안! 기다렸지, 잡것들아!


[코죠 아라타]

신! 기다렸어, 계속!


[아이자와 신]

헤헷, 미안했어. 그치만, 그만큼 좋은 가사가 완성됐다고! 봐!


[코죠 아라타]

고마워! 어디…….

"드리밍, 드리밍, 고동치는 가슴"…….


[모리시게 유우나]

"두근두근하는, 네 눈동자, 올곧아서"…….


[카미야 이노리]

"오늘 밤 만나러 갈게, 반짝여라★파스텔 블루빛 사랑"…….


[아이자와 신]

어때! 명곡이지, 짜샤!


[아마네 히카리]

으, 으음…… 좋은 노래라고는 생각하지만, 곡의 느낌을 생각하면, 그…….


[모리시게 유우나]

특대생 쨩 말이 맞아. 이럼, 마치 아이돌 송 같은…….


[카미야 이노리]

명곡!!! 명곡 강림!!!


[모리시게 유우나]

야!


[카미야 이노리]

이거야말로 특대생 씨의 노래! 특대생 씨 그 자체!


[아마네 히카리]

엇, 저요?


[코죠 아라타]

이, 일단, 이 가사로 불러보자. 실제로 불러보면 굉장히 어울릴지도 모르잖아.


[모리시게 유우나]

……알겠어.

그럼, 이 가사로 한 번 노래해보자. 악기 연주는 나랑 가미만 하고…….


[아이자와 신]

아니, 나도 참가할게.


[모리시게 유우나]

할 수 있어?


[아이자와 신]

당연하지! 개인 연습의 성과, 제대로 보여주겠어.


[모리시게 유우나]

알겠어. 그럼, 신도 넣어서 해보자.


[카미야 이노리]

원…… 투…… 원·투·쓰리.


[아마네 히카리]

(우와아…… 키보드가 추가된 것만으로 인상이 전혀 달라…… 왠지 전체적으로 성숙해졌다고 할까…….)

(이제, 가사가 생긴 걸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인데. 여기서부터 아라타의 보컬이…….)

음…….

(뭐지…… 이 위화감…… 뭐라고 할까 '이게 아니다' 싶은…….)


[코죠 아라타]

후우…… 노래해보니까 꽤 인상이 다르다. 처음엔 가사랑 멜로디가 안 맞을 것 같았는데, 이건 이대로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아이자와 신]

당연하지. 내 가사는 처음부터 전혀 문제없어. 문제가 있다면, 네 보컬이지.


[코죠 아라타]

어?


[아이자와 신]

노랫소리! 너! 이미지랑 완전 다르다고, 이 멍멍아!

[코죠 아라타]

드디어 오늘부터 연습이야!


[모리시게 유우나]

교내 스튜디오를 확보해뒀으니까, 방과 후에 늦지 말고 와.


[코죠 아라타]

물론이지! 그치, 가미.


[카미야 이노리]

당연해.


[아이자와 신]

난 조금 늦을게. 앞으로 조금만 더 하면 가사가 완성될 것 같아.


[코죠 아라타]

엇, 벌써?


[모리시게 유우나]

꽤 빠르네.


[아이자와 신]

어젯밤에 갑자기 단어가 떠올랐어. 뭐, 기대하고 있으라고. 그럼 먼저 간다!


[코죠 아라타]

응, 방과 후에 보자!

어떤 가사일까. 노래하는 거 기대된다.


[모리시게 유우나]

그 전에 악기 연습해야지. 우리한테 온 건 어디까지나 악기를 선전하기 위한 CM이야. 제대로 연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코죠 아라타]

알고 있어!


[아마네 히카리]

안녕하세요. ……어라,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요?


[코죠 아라타]

어, 알겠어? 사실은…….


[카미야 이노리]

저희 CM이 결정됐어요.


[아마네 히카리]

CM? MAISY의?


[카미야 이노리]

그래요. 저희 4명의 CM이에요.


[모리시게 유우나]

어디까지나 Web 한정이지만.


[아마네 히카리]

그래도 굉장해요! CM이라니.


[코죠 아라타]

홈페이지나 동영상 사이트에 올리는 것 같으니까, 괜찮으면 봐줘!


[아마네 히카리]

그럼요.


[모리시게 유우나]

그럼, 방과 후에 보자.


[코죠 아라타]

응, 그때 봐!

자, 가미, 우리도 교실로 가자!


[카미야 이노리]

…….


[아마네 히카리]

저기…… 안 가세요?


[카미야 이노리]

방과 후, 스튜디오에 있을게요.


[아마네 히카리]

네?


[카미야 이노리]

멈추지 않는 비트로, 제 사랑을 전할게요. 부디 받아주세요. 기다릴게요.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아마네 히카리]

(……지금 그거, '방과 후에 스튜디오에 오라'는 건가? 그치만, 내가 가는 건 좀 이상하지. 외부인인걸.)

응, 가지 말자.


-


[카미야 이노리]

으―으―으―.


[코죠 아라타]

왜 그래, 가미?


[카미야 이노리]

안 와…… 특대생이…….


[모리시게 유우나]

그야 안 오겠지. 특대생은 관계없잖아.


[카미야 이노리]

………….


[모리시게 유우나]

……이번엔 뭐야?


[코죠 아라타]

평소에 하는 주술 아닐까? '특대생이 오기를' 하는 거.


[모리시게 유우나]

그렇군. 뭐, 그런다고 오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아마네 히카리]

저기…… 안녕하세요.


[유우나·아라타]

왔다!!


[카미야 이노리]

다, 다다다당연하지.


[코죠 아라타]

잠깐…… 가미!? 어디…….


[모리시게 유우나]

안녕, 특대생 쨩. 가미를 만나러 온 거야?


[아마네 히카리]

아뇨, 유우나 선배한테 볼일이 있어서. 신이 '이번 주 내내 연습을 쉬고 싶다'고 전해 달랬어요.


[모리시게 유우나]

이번 주 내내? 그건 왜…….


[아마네 히카리]

그게, '엄청 좋은 가사가 떠올랐다'고 해요. 그걸 완성하기 위해서 이번 주가 다 필요한가 봐요.


[모리시게 유우나]

그렇다고 악기 연습을 소홀히 하는 것도 좀. 다음 주엔 다 같이 맞춰볼 예정이었는데…….


[아마네 히카리]

그건 어떻게든 한다고 했어요. 주말에 외부 스튜디오를 빌려서 필사적으로 연습한다고…….


[코죠 아라타]

그럼 괜찮지 않을까? 이번 주 다 쉬어도.


[모리시게 유우나]

하지만…….


[코죠 아라타]

괜찮아, 어떻게든 될 거야. 분명…….

엇.


[아마네 히카리]

뭐, 뭔가요, 갑자기…….


[모리시게 유우나]

왜 저러는 거야, 가미는.


[코죠 아라타]

아마 기뻐하고 있는 거 아닐까? 특대생이 와줘서.


[모리시게 유우나]

그렇군.

아―. 신 일은 알겠어. 쉬는 걸 인정할게. 그보다, 특대생 쨩…… 가끔 연습하는 걸 보러 와주지 않을래?


[아마네 히카리]

엇, 저는 외부인인데요?


[모리시게 유우나]

그렇지만, 가미를 위해서랄까, 뭐랄까…….


[코죠 아라타]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 특대생은 동료 같은 거잖아. 그러니까 언제든지 와도 돼! 대환영이야.


[아마네 히카리]

……알겠어요. 그럼, 가끔 먹을 걸 들고 올게요.


[코죠 아라타]

응, 기다릴게.


[카미야 이노리]

불타라― 내 하트!! 버닝…… 버닝·러브……!!


[코죠 아라타]

으, 으음…… 그럼, 우리도 연습하자. 가미한테 지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모리시게 유우나]

그래, 그렇지.

[아이자와 신]

우리가 CM에?


[코죠 아라타]

굉장하다! 해냈어―!!


[모리시게 유우나]

기다려, 아라타. 아직 얘기 안 끝났어.

CM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는 거예요?


[아레키 사에]

뭐, 간단하게 말하면 악기 연주야.


[모리시게 유우나]

악기…… 피아노요?


[아레키 사에]

아니, 이번 콘셉트는 아마추어 밴드인 것 같아.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이걸 너희가 연주해 주길 바라고 있어.


[아이자와 신]

그건 진짜로 연주하는 거지요? 아니면 에어로 OK라던가.


[아레키 사에]

야야, 악기 CM에서 연주하는 척만 하려고?


[아이자와 신]

진짜냐…… 어떡하지.


[코죠 아라타]

그러니까, 우리 연주가 그대로 CM이 된다는 거지?


[모리시게 유우나]

그럼 더욱 의문인데요……. 왜 우리한테 그 일이 온 거죠? 우리는 밴드 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은데.


[아레키 사에]

글쎄다. 그저, 그쪽 말에 의하면…… 너희가 한 노상 퍼포먼스를 보고 오퍼를 결정했다고 해. '언제 봐도 즐겁게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고.


[코죠 아라타]

정말요!? 우와아, 기쁘다아.


[카미야 이노리]

나…… 결정타는 나일 거야…….


[아이자와 신]

아냐, 나라고!


[아레키 사에]

그래그래, 진정해.

그래서, 어떡할래? 이 일, 받아들일 거야?


[모리시게 유우나]

그게…… 한 번 다 같이 얘기해 보고…….


[코죠 아라타]

할래! 할게요!


[모리시게 유우나]

야, 아라타…….


[코죠 아라타]

괜찮아! 나랑 가미는 악기 연주할 수 있어. 뭣하면, 두 사람 연습도 도와줄게!


[모리시게 유우나]

아니, 나도 일단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있기는 한데…… 신은 어때?


[아이자와 신]

나도 뭐, 키보드라면…….


[코죠 아라타]

그럼 결정이야! 이 일, 받아들일게요!


[아레키 사에]

그래. 그럼 지금부터 자세한 걸 설명할게. 우선…….


-


[코죠 아라타]

하― 왠지 꿈만 같아― 우리가 CM에 나갈 수 있다니.


[아이자와 신]

진짜 한 방 먹여주자고, 젠장!


[카미야 이노리]

자랑할 거야…… 특대생한테 자랑할 거야…….


[모리시게 유우나]

……좋아하고 있는데 미안하지만, 현실적인 얘기도 제대로 하자.

우선, 신은 키보드를 칠 수 있댔지?


[아이자와 신]

어. 어릴 때 피아노 배웠거든.


[코죠 아라타]

그랬어? 굉장하다!


[아이자와 신]

뭐―. 옛날에 '소망 포르티시모'라는 만화에 빠져서. 그건 진짜 명작이라고! 애니도 영화도 좋았지만, 역시 원작이 역대급이라…….


[모리시게 유우나]

알았어, 그 얘기는 미팅 끝나고 들을게.

그리고, 아라타랑 가미는?


[카미야 이노리]

드럼.


[코죠 아라타]

나는 기타.


[모리시게 유우나]

역시 그게 겹치는구나.


[코죠 아라타]

그 말은, 유우나 군도?


[모리시게 유우나]

응. 그치만, 난 베이스도 조금 만져본 적 있으니까…….


[코죠 아라타]

그럼, 내가 기타 해도 돼?


[모리시게 유우나]

그래. 대신 보컬은 너희 중 한 사람이 맡아줘. 그리고 작사도 부탁할게.


[코죠 아라타]

그러고 보니, 곡은 제공해 주지만 작사는 우리가 해야 됐었지.


[아이자와 신]

작사라면 내가 맡아도 돼. 이 셋 중에서는 내가 가장 제대로 된 걸 쓸 것 같으니까.


[카미야 이노리]

나도 쓸 수 있어. 왜냐하면, 특대생을 향해 쏟아지는 마음이, 내 힘으로…….


[모리시게 유우나]

일단 작사는 신으로 결정이군.


[코죠 아라타]

그, 그렇지. 우리 각본담당이기도 하니까.


[모리시게 유우나]

이제 보컬인데…….


[코죠 아라타]

그럼, 내가 할게.


[모리시게 유우나]

괜찮겠어? 보컬 경험은?


[코죠 아라타]

없지만 괜찮아. 노래는 노상 라이브에서 불렀던 적도 있고.


[모리시게 유우나]

하지만, 이번에는 악기를 연주하면서 불러야 하는 거야. 게다가 곡은 꽤 록풍이고…….


[코죠 아라타]

괜찮아! 어떻게든 될 거야. 촬영까지 한 달이나 남았으니까 연습하면 문제없어.


[아이자와 신]

뭐, 카미야랑 코죠라면 코죠가 더 잘할 것 같으니.


[카미야 이노리]

나는 드럼에 전념할 거야. 특대생을 향한 마음을 전심전력을 다해 부딪칠 거야!


[모리시게 유우나]

……알았어. 그럼 아라타, 잘 부탁해.


[코죠 아라타]

응, 맡겨줘!


-


[코쿠요 마모루]

……응?


[간호사]

어머, 왜 그러니? 마모루 군.


[코쿠요 마모루]

아뇨, 좀 멀리서 반짝거리는 게 톡톡 튀는 것 같아서요.


[간호사]

반짝거리는 거?


[코쿠요 마모루]

네, 그냥 감이지만…… 이제부터, 재밌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코죠 아라타]

마모루, 병문안 왔어―.


[코쿠요 마모루]

어서 와. 아, 오늘은 특대생도 같이 왔구나?


[아마네 히카리]

네, 두 사람한테 편승해서…….


[카미야 이노리]

아라타랑 병문안에 가려고 했는데 현관에서 딱 만났어요.

그야말로, 확실한 운명. 저와 특대생 씨는 항상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져 있어요.


[코쿠요 마모루]

아, 으음…….

가미는 여전해 보이네.


[코죠 아라타]

응, 뭐…… 학교에서도 맨날 저런 식이야.

그런데 마모루, 뭐 읽고 있었어?


[코쿠요 마모루]

잡지야. 어제 퇴원한 사람이 주고 갔어.


[코죠 아라타]

아, '밴드 하자'네! 그립다아. 중학교 때 셋이서 자주 돌려봤잖아.


[아마네 히카리]

밴드 잡지를? 왜요?


[코죠 아라타]

실은 우리, 셋이서 밴드를 했었어.


[코쿠요 마모루]

아라타가 기타고, 가미가 드럼. 내가 베이스랑 보컬이었지.


[코죠 아라타]

맞아 맞아. 인기 밴드를 카피하기도 하고.


[카미야 이노리]

문화제에도 나갔어요.


[아마네 히카리]

호오, 그랬구나…….


[카미야 이노리]

문화제요. 분명 특대생 씨도 보셨을 텐데…….


[아마네 히카리]

아, 으음……. 죄송해요, 전혀 기억 안 나요.


[코쿠요 마모루]

어쩔 수 없지. 남들 앞에서 연주한 건 딱 한 번 뿐이었으니까.


[아마네 히카리]

네? 어째서요?


[코죠 아라타]

분명, 댄스에 빠졌었지?


[코쿠요 마모루]

그랬지. 문화제 후에, 가미가 '댄스를 하고 싶다'고 해서, 아라타가 '그럼 내일부터 댄스를 하자'고.


[아마네 히카리]

그건…… 꽤 갑작스럽네요. 댄스랑 밴드는 전혀 다른 것 같은데…….


[카미야 이노리]

특대생 씨를 위해서예요.


[아마네 히카리]

네?


[카미야 이노리]

그 시절, 특대생 씨는 성우가 출연하는 무대에 푹 빠져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운동 스킬을 갈고닦아 언젠가 그런 무대에 서서…… 특대생 씨의 눈에 띄려고…….


[코죠 아라타]

엇, 그런 이유였어!?

마모루, 알고 있었어?


[코쿠요 마모루]

조금은. 그 시절 가미는 항상 핑크색 아우라에 둘러싸여 있었거든.


[코죠 아라타]

뭐야― 그럼, 나만 몰랐던 거야?


[코쿠요 마모루]

계기는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애초에, 댄스 유닛 결성에는 아라타도 적극적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코죠 아라타]

그야, 그때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니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건 항상 두근두근하잖아.


[아마네 히카리]

(그렇구나. 두근두근이라.)

나도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해볼까. 가능하면 성우로서 플러스가 되는 걸로…….


[코쿠요 마모루]

그럼 브라스 밴드를 추천할게. 문화계로 생각되기 쉽지만, 몸도 단련할 수 있고. 음악을 접하면서 얻는 게 있지 않을까?


[아마네 히카리]

그런가요…… 브라스 밴드……. 확실히 재밌을지도…….

저기, 왜 그러세요……?


[카미야 이노리]

축구.


[아마네 히카리]

네?


[카미야 이노리]

축구부는 어떠신가요? 저랑 함께 예요.


[아마네 히카리]

죄, 죄송해요…… 축구는 좀…….


[카미야 이노리]

……윽.

왜죠!? 축구는 몸을 단련할 수 있고…… 무엇보다 특대생 씨가 와주면, 저는…… 저는…….


[코죠 아라타]

가미, 사심 다 샜어.


[코쿠요 마모루]

굉장하네…… 아우라가 점점 칙칙해져.


-


[코죠 아라타]

다녀왔어―.


[아이자와 신]

늦었잖아, 이 얼간이들아.


[코죠 아라타]

어라, 별일이네, 신이 이쪽 기숙사에 있는 거…….


[아이자와 신]

유우나 군이 불렀어. 모처럼 '월간 아네모네' 최신 호를 읽고 있었는데.


[아이자와 신]

눈이 빨개.


[아이자와 신]

시끄러! 이번 달 'Money'가 역대급이었다고! 수전노 녀석이 설마 나호한테 선물을 주다니. 거기서 시작되는 사랑의 예감이…….


[모리시게 유우나]

아, 너희 돌아왔구나. 그럼 직원실로 가자. 사에 씨가 할 말이 있나 봐.


[코죠 아라타]

아레키 선생님이?


-


[아레키 사에]

오오, 너희 왔구나. 그럼 우선 이거.


[코죠 아라타]

으음, 이건…….


[카미야 이노리]

'야마이 악기점'…….


[아레키 사에]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적 있지? 유명한 악기 메이커니까.


[모리시게 유우나]

확실히…… 악기라면 '야마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아이자와 신]

그래 맞아! 특히 피아노!


[코죠 아라타]

콘테스트도 하고 있잖아. 뮤지션의 등용문 같은 거…….


[아레키 사에]

그 유명한 곳에서 온 의뢰야. 너희 4명이, WebCM에 나와줬으면 한다고 해.


[전원]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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