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네 히카리]

(키사키 군의 환각 소동 다음날――체험 5일째. 이날, 우리에게…… 어떤 '만남'이 찾아왔다.)


[청년]

……아. 안녕하세요!


[키사키 치히로]

어?


[키치죠 나나오]

엇…… 어어!?


[키사키 호타루]

(저 사람은…….)


[잇시키 아오이]

……? 어디서 본 얼굴인데.


[사쿠라이 모모세]

그야 봤겠지. 티비에도 잡지에도 잔뜩 나오고 있으니까.


[아마네 히카리]

……! 아앗.


[키치죠 나나오]

저기, 후지미 나오히토 씨 맞지요!? 배우인…….


[후지미]

앗, 맞아요~ 기뻐요, 이름 알아주셔서.


[키치죠 나나오]

저번에 한 드라마, 엄청 좋았어요!


[후지미]

와. 드라마도 봐주셨군요! 감사합니다.


[키치죠 나나오]

아니요, 저야말로지요! 우와아, 진짜 본인이야…… 왜 여기에……!?


[잇시키 아오이]

일단 물러나라 키치죠. 꼴사나워.


[키사키 치히로]

……안녕하세요, 키사키 치히로입니다. Prid's라는 성우 유닛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른쪽부터 사쿠라이 모모세, 잇시키 아오이, 키치죠 나나오. 그리고, 키사키 호타루예요.


[후지미]

안녕하세요! Prid's 씨, 물론 알고 있어요.


[키치죠 나나오]

엇!


[후지미]

저, 게임도 애니도 좋아하거든요. 만나서 반가워요.


[키치죠]

아, 감사합니다.


[키치죠 나나오]

엄청나지 않아요 아오이 선배!? 저 신예 넘버원인 후지미 나오히토가 우리를 알고 있고! 치히로 씨랑 악수하고 있다고요! 봐요! 굉장해! 나도 하고 싶어!


[잇시키 아오이]

키치죠, 선택지를 두 개 줄 테니 골라라. 입을 다물던가, 숙소로 돌아가던가.


[후지미]

아하하. 활기차네요.

여러분은 여기서 역할분석을 위한 낙농체험을 하고 있는 거죠?


[키사키 치히로]

네, 며칠 전부터요. 후지미 씨는 촬영인가요?


[후지미]

티비 방송 기획으로 몇 가지 체험을 하고 있어요. 원래는 다음 주였는데, 스케줄이 갑자기 변경돼서. 방해해서 정말 죄송하지만, 오늘 작업을 몇 개 같이 하는 것 같으니 잘 부탁드려요!


[키사키 치히로]

(……어?)

아. 같이…… 말인가요?


[후지미]

아, 물론 Prid's 씨가 카메라에 이상하게 찍히지 않도록 주의할 거예요.


[키사키 치히로]

아, 그런 거군요. 알겠습니다, 저희도 되도록 조심해서 움직이도록 할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후지미]

저야말로! 그럼, 나중에.


[키사키 치히로]

…….


[사쿠라이 모모세]

……이야― 굉장해. 호감도가 옷 입고 걸어 다니는 느낌?


[키사키 호타루]

네…….


[키치죠 나나오]

저런 사람이었네요~ 쿨한 역할을 많이 하니까, 뭐랄까 좋은 의미로 이미지랑 전혀 달랐어요.


[잇시키 아오이]

어떤 역할이든 연기하는 게 배우야. 배역과 본인이 같을 리 없잖아.

그보다 키사키. 촬영 건, 일단 학원에 연락해둬라.


[키사키 치히로]

그렇지, 지금 전화할게. 모두 먼저 가 있어.


[키치죠 나나오]

알―겠습니다!


[키사키 치히로]

……. (……손, 뜨거웠어. 눈도 올곧고. 마치…….)


[학원 스태프]

"수고하십니다, 메니지먼트 부입니다."


[키사키 치히로]

……아. 수고하십니다, Prid's의 키사키입니다. 실례합니다. 잠시 보고와 확인할 게 있어서…….


-


[후지미]

소 유도, 끝났습니다!


[키치죠 나나오]

굉장해요, 후지미 씨. 모모 군 레벨로 소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었어요.


[사쿠라이 모모세]

잘 팔리는 사람의 인기 아우라는, 사람 외에도 통한다는 건가.

젖 짜기 성우는 아직도 소들이랑 서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잇시키 아오이]

입 다물고 일해라, 소봉꾼 성우.


[아마네 히카리]

(소봉꾼 성우…….)


[후지미]

다음엔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목장 스태프]

그럼, 모두와 함께 바닥 청소를 하죠.


[후지미]

네!


[후지미 매니저]

네? 잠깐, 죄송합니다. 그건 NG라고 말했을 텐데요.


[목장 스태프}

네? 아…… 그런가요?


[디렉터]

이야, 죄송합니다~ 전혀 없는 건 화면상 좀 어려울 것 같아서요. 자유롭게 해도 되니까, 익숙하지 않은 청소에 분투하는 모습을 찍을 수 없을까요?


[후지미 매니저]

그렇게 말씀하셔도, 저희 후지미는 그런 이미지로 어필하는 게 아니라서…….


[키사키 치히로]

…….


[후지미 매니저]

착유 체험 전에, 잠시 쉴 수 있게 해주세요.


[후지미]

아니, 괜찮아. 아직 전혀 피곤하지 않아.

시켜주세요!


[키사키 치히로]

(……어?)


[후지미 매니저]

아니, 나오히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돼.


[후지미]

내가 하고 싶어. 하게 해줘, 부탁이야. 응?


[키사키 호타루]

…….


[후지미]

도구를 빌려도 될까요?


[목장 스태프]

아, 물론이죠.

……저기, 괜찮을까요?


[후지미 매니저]

하아…… 부탁드립니다. 한번 말을 꺼내면 말을 안 들어서…….


[후지미]

~♪


[사쿠라이 모모세]

……지저분해지든 뭐든, 전혀 상관없다는 느낌이네.


[키치죠 나나오]

저, 솔직히 첫날엔 여기 청소 꽤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후지미 씨, 왠지 엄청 즐거워 보여요.


[아오이·호타루]

…….


[키사키 치히로]

……분명, 저런 진지함이 좋은 연기로 이어지는 거겠죠.


[후지미]

네?


[키사키 호타루]

(……치히로.)


[키사키 치히로]

일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진지한 마음으로 작업 하나하나와 마주하고 있는 건, 보기만 해도 전해지니까.


[후지미]

아하하, 그런. 부끄럽게. 저는 그냥 재밌으니까 열중하는 것뿐이에요.


[키사키 치히로]

재미……인가요.


[후지미]

네. 만약, 제가 좋은 연기를 하고 있다면…… 그 원동력이라고 할까요.


[잇시키 아오이]

…….


[후지미]

연습하면 연기는 늘죠. 하지만, 카메라 앞이나 무대 위에서 그 역할을 살릴 수 있는지 없는지는, 연기를 잘하느냐와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해서요.

물론, 경험하지 않으면 좋은 연기는 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은 아니에요. 그도 그럴게, 범죄자 역할을 할 때마다 범죄를 저지를 수는 없잖아요!


[키사키 치히로]

그렇죠.


[후지미]

하지만, 경험을 해서 처음 알게 되는 것도 많이 있고, 그런 경험이 저 자신을 풍부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아마네 히카리]

(자신을, 풍부하게…….)


[잇시키 아오이]

…….


[후지미]

그래서 이렇게 모르고 있었던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건 무척 두근거려요.

이왕 사는 인생, 통째로 즐겨야죠. 좋은 일을 따냈다고 해도 하이라이트만 있으면 역시 아깝잖아요?


[사쿠라이 모모세]

(……아, 그렇군. 이 사람은…… 잘 팔릴 수밖에.)


[키사키 치히로]

……그렇죠. 정말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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