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관]

여러분 잘 어울리네요. 어젯밤엔 큰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걸로 조금이라도 좋은 추억을 늘려주세요.


[코죠 아라타]

우와― 정월 느낌 나! 오늘은 드디어 축제잖아, 성공시키자!


[오노야 아즈키]

《응. 그건 그렇고 이 의상, 기분이 살아서 좋아.》


[헨미 소라]

나, 제대로 입은 거 맞나……?


[아마하시 유키야]

괜찮아요, 잘 어울려요.


[헨미 소라]

코스모 씨도 어울려요.


[아마하시 유키야]

그런가요?


[아레키 사에]

오― 시치고산[각주:1]하고 성인식이 양산되고 있잖아. 정월답고 좋은 풍경이네.


[헨미 소라]

시치고산하고 성인식의 명세를 듣고 싶어…….


[오노야 아즈키]

《나는 이미, 명백하지…….》


[아레키 사에]

어라? 약 1명, 불량한 게 있는데.


[아마하시 유키야]

자기소개인가요?


[아레키 사에]

너 말이야!


[신관]

자, 오늘은 바쁠 겁니다. 잘 부탁해요, 여러분.


[코죠 아라타]

맡겨주세요!

저기― 특대생, 옷 다 갈아입었어―?


[아마네 히카리]

네, 지금 그쪽 방으로 갈게요!


[오노야 아즈키]

《모이면 오늘도 봉사 시작이야.》


-


[키치죠 나나오]

역시 신관님 하카마[각주:2]랑 착용감이 다르네요.


[히나세 미도리]

응, 이것도 마음이 긴장돼. 오늘은 준비할 게 많겠어.


[키치죠 나나오]

으―음, 우선 카루타 대회 세팅하고 하네츠키 대회 도구를 꺼내고…….

……아, 죄송해요!


[남성]

나야말로 미안해, 괜찮아? 어라? 너희, 혹시…….


[히나세 미도리]

네?


[남성]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이만.


[키치죠 나나오]

……뭘까요? 수상한 느낌은 없었는데…….


[히나세 미도리]

우리 얼굴을 알고 있나?


[키치죠 나나오]

그렇구나! 에메☆카레, 팬층 넓네요―!


[히나세 미도리]

아니, '너희'라고 했으니까 키치죠 군도 들어있는 거야.


[키치죠 나나오]

……성우 마니아?


[히나세 미도리]

인가?


-


[아마네 히카리]

(참배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신주 잔이 부족해. 빨리 씻어와야…….)


[오노야 아즈키]

우왓! 프린세스, 너무 허둥대네! 진정하지 않으면 넘어질 게야.


[아마네 히카리]

죄송해요!


[오노야 아즈키]

이쪽이 무척 바쁘다고 들어서 도와주러 왔구먼. 그걸 이리 줘, 내가 들지.


[아마네 히카리]

고마워요!


-


[헨미 소라]

"하네츠키 대회 준결승은, 아레키 사에 선수의 승리입니다. 양 선수의 건투에 성대한 박수를 보내주세요!"


[아레키 사에]

하하…… 왜 내가 여기 나와 있는지…….


[아마하시 유키야]

소라의 목소리가 들려서 뭔가 했더니…… 사회진행인가요?


[헨미 소라]

조근무녀님이 할 예정이었는데, 성우분이 더 잘하겠지요 라고 하셔서…….


[아마하시 유키야]

여기 있는 사람들은 행운이네요. 소라의 MC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학생한테 일을 시키고 당신은 왜 놀고 있는 건가요, 선생님.


[아레키 사에]

논 적 없―어! 분위기 띄우라고 무리하게 집어넣은 거라고!


[헨미 소라]

이 기세로 우승해버려요. 상품은 홍백떡 3kg이래요. 맛있겠다.


[아레키 사에]

어릴 때부터 죽을 만큼 먹었어…….


[키치죠 나나오]

이제 곧 본전에서 카루타 대회가 시작됩니다―. 출장, 견학하시는 분은 모여주세요!


[히나세 미도리]

엔트리, 아직 두 자리 비어있습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하시는 분은, 참가 부탁해요―.


[아레키 사에]

우와, 큰일. 나 저기서 일 해야 돼. 코스모, 뒤를 부탁해!


[아마하시 유키야]

네? 뭡니까, 이 하고이타.[각주:3]


[아레키 사에]

대타로 나가줘! 너라면 이길 수 있어!


[아마하시 유키야]

하네츠키는 해본 적 없어요!

……이미 안 듣고 있네요. 정말이지…….


[헨미 소라]

저, 진 사람 얼굴에 먹물을 칠하는 것도 일이니까, 코스모 씨가 지면 열심히 칠할게요!


[아마하시 유키야]

그보다 이길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


[아레키 사에]

"나니와즈에 꽃이 피었네 겨울 지나고 봄이 찾아와 꽃이 피었네."


[오노야 아즈키]

오, 서가[각주:4]로군. 카루타 대회가 시작된 것이구먼.


[아마네 히카리]

어라, 이 목소리……?


[오노야 아즈키]

……보러 갈까.


-


[아레키 사에]

"봄이 찾아와 꽃이 피었네――……."


[오노야 아즈키]

《역시 선생님이 독수[각주:5]였나! 이건 기술을 훔칠 좋은 기회야.》


[아레키 사에]

"서글퍼하며 홀로 지새우는 새벽녘은――……."


[오노야 아즈키]

《……다들 기세가 좋아.》


[키치죠 나나오]

이 주변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이 대회로 카루타에 익숙해서 다들 잘하나 봐요. 선생님도 예전에는 계속 출장했었대요.


[히나세 미도리]

박력이 굉장해…… 그런데 어린애가 뽈뽈 돌아다니는 게 지방 이벤트다워서 좋다.


[오노야 아즈키]

《오오, 키치 씨네, 히나 씨네.》

우왓…….


[키치죠 나나오]

꼬마야, 뛰면 안 돼―.


[히나세 미도리]

아하하, 전혀 안 듣고 있어. 기운차다.


[아레키 사에]

"까치가 엮은 다리에 앉은 서리가――……."


[아마네 히카리]

선생님 읽는 거, 공부가 되네요.


[히나세 미도리]

이렇게 생으로 들을 수 있다니, 이득이야.


[오노야 아즈키]

《이게 가장 큰 세뱃돈일지도.》


[아레키 사에]

"시간 지나면 지금 이 괴로움도 그리울 테지――……."


-


[아마하시 유키야]

……힘들었던 그 시절 계속해서 생각나듯…….[각주:6]


[헨미 소라]

코스모 씨, 홍백떡 받은 거 어디에 뒀어요?


[아마하시 유키야]

아레키 선생님 가방에 넣어뒀어요.

……으음?


-


[키치죠 나나오]

지금 좀, 읽는 리듬 무너졌죠?


[히나세 미도리]

그러게, 무슨 일이지……? 어라, 선생님 손을 봐봐.


[오노야 아즈키]

《요미후다[각주:7]가 없어졌어! 어떻게 된 거지? 처음엔 있었는데……?》


[키치죠 나나오]

설마…… 아까 그 애가 가져갔나?


[히나세 미도리]

엇, 그럼 선생님은 지금 기억만으로 읽고 있다는 거야?


[아레키 사에]

"잊어버린다 해도 이 몸은 괜찮습니다 신께 맹세한――……."


[아마네 히카리]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


[오노야 아즈키]

《굉장하지만, 이건 큰일이네. 선생님은 어떤 후다를 읽었는지도 기억해야만 해. 메모 하나 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키치죠 나나오]

나, 그 꼬마를 찾아볼게.


[아마네 히카리]

저도, 뒤편을 찾아볼게요.


[히나세 미도리]

응, 다 같이 찾아보자.


-


[코죠 아라타]

들렀다 가세요, 보고 가세요. 스탬프 랠리의 '하' 도장은 이쪽이에요―.

얘, 랠리 카드 들고 있구나! '하'는 벌써 찍었어? 찍어줄까?


[키치죠 나나오]

아라타 선배! 그 애 잡아주세요!


[코죠 아라타]

어?


[히나세 미도리]

걔가 가지고 있는 카루타가 필요해. 아레키 선생님의 요미후다야.


[코죠 아라타]

어? 하지만 아까부터 계속 선생님 목소리 들리는데?


[오노야 아즈키]

《후다 없이 읽고 있어. 지금은 괜찮지만 남은 후다가 적어질수록 힘들 거야.》


[코죠 아라타]

후다 없이……! 굉장하다…….


[키치죠 나나오]

부탁할게, 꼬마…… 아니, 얘야! 그 후다 돌려줘!


[남성]

갑자기 미안해. 아까, 아레키 선생님이라고 하지 않았어?


[코죠 아라타]

네?


[키치죠 나나오]

아, 아침에 만났던…….


[히나세 미도리]

성우 마니아 씨……!


[오노야 아즈키]

《분명 말하기는 했는데…….》


[남성]

역시! 이 목소리, 분명 맞을 거라고 생각했어. 정말로 돌아왔구나, 삿 쨩!


[키치죠 나나오]

삿 쨩?

  1. 3세, 5세, 7세가 되는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기 위해 신사나 절에서 참배하는 일본의 행사. [본문으로]
  2. 기모노의 한 종류로 품이 넓고 주름이 많은 하의. 일본의 전통 의상. [본문으로]
  3. 하네츠키를 할 때 쓰는 나무로 된 채. [본문으로]
  4. 카루타 경기 시작 시에 독수가 읽는 나니와즈노우타(なにわづのうた)를 말함.두 번 읽는다. [본문으로]
  5. 카루타에서 시의 첫 구절을 읽어주는 사람. [본문으로]
  6. 위에 아레키가 읽은 시에 이어지는 뒷 구절. [본문으로]
  7. 독수가 랜덤으로 뽑아 읽는 카루타의 카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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