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키 사에]

그럼, 이걸로 신춘 카루타 대회를 폐회합니다. 여러분, 다음 기회에 또 만나요.


-


[키치죠 나나오]

선생님, 수고하셨어요!


[아레키 사에]

그래― 얘들아, 후다를 되찾아줘서 고마워. 역시 종반엔 힘들더라, 덕분에 살았어.


[남성]

삿 쨩, 수고했어! 돌아왔으면 말하지―!


[아레키 사에]

엑……!!


[코죠 아라타]

친구분이시죠? 안내해왔어요!


[키치죠 나나오]

아하하, 성우 마니아가 아니었어~


[히나세 미도리]

역시,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으니까. 굳이 말하자면, 예전에 엄청 나쁜 짓을 했을 것 같은…….


[오노야 아즈키]

《예끼, 히나 씨네!!》


[히나세 미도리]

어라? 죄, 죄송해요…….


[남성]

괜찮아 괜찮아! 나만 그랬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여기 삿 쨩이 더…….


[아레키 사에]

아―! 아―! 아―!


[아마하시 유키야]

왜 이렇게 떠들썩한가요? 유쾌한 이야기라면 끼워주세요.


[아레키 사에]

가장 끼워주고 싶지 않은 녀석이…….


[코죠 아라타]

선생님의 옛날이야기가 시작될 참이었어요~


[헨미 소라]

입도 눈매도 태도도 험했던 시절의 얘기? 듣고 싶어…….


[아마하시 유키야]

이상하네요, 그건 즉, 지금인데요.


[아레키 사에]

너 진짜!

그리고, 너! 뭐야 이 에마! 내가 성우지망이라는 건 숨겼을 텐데!


[남성]

앗, 그거 역시 발견해줬구나?


[키치죠 나나오]

아― 그 에마다!


[남성]

아니― 삿 쨩은 숨길 생각이었는지도 몰라도― 성우지망이나 양성학교 자료 같은 거 숨어서 읽는 거 다들 알고 있었어. 나도 몰래 응원했다고.


[아레키 사에]

큭……!


[히나세 미도리]

……왠지, 상상했던 사정하고 꽤 다른데…….


[키치죠 나나오]

고민하며 괴로워했던 그 시간은 대체…….


[남성]

그립다― 이웃 마을 고등학생하고 붙어서 삿 쨩이 이겼던 날. 그 당시, 아직 13살!


[코죠 아라타]

엇, 굉장해.


[남성]

특공복을 동경했는데 돈이 없으니까 가쿠란을 열심히 개조했었지. 뒤쪽을 번쩍번쩍하게 만들고~


[아레키 사에]

그만, 그만해줘…….


[남성]

이거저거 부쉈었지, 학교 창문, 선생님 자전거…… 어렸었어~ 그런 걸로 반항할 생각이었잖아~


[아레키 사에]

부탁이니까 그만해……!


[헨미 소라]

호오…….


[아마하시 유키야]

꽤 흐뭇하네요.


[히나세 미도리]

의외인 것도 같고, 이미지 그대로인 것도 같고…….


[키치죠 나나오]

그런 중학생 시절이 있었으니까 지금의 선생님이 있다는 거네요!


[아레키 사에]

…………!


[남성]

그런데 지금은 고향이 자랑하는 유명인이라니. 사제를 거느리고 돌아왔다는 소문이 돌길래 만나러 왔어.


[오노야 아즈키]

《사제……》


[아레키 사에]

미안, 나중에 한꺼번에 정정해둘게. 왠지 이제 지쳤어…….


[남성]

그 동그란 안경 쓴 꼬맹이는? 한때 네 뒤에 붙어 다녔잖아. 그 녀석도 양성학교? 거기에 들어갔다던 것 같은데.


[아레키 사에]

앗…….


[남성]

무서울 정도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 애였는데 귀여운 점도 있었지. '사에 형아'같은 말도 하고.


[아레키 사에]

아― 아― 아― 그 얘기도 나중에, 나중.


[아마하시 유키야]

호오…….


[아레키 사에]

뭐야 그 눈은!


[아마하시 유키야]

저희는 이후에 뒤풀이를 할 예정이에요. 여기서 만난 것도 인연이니 함께 어떤가요?


[남성]

엇, 정말요? 방해되지 않으면 꼭이요.


[아레키 사에]

코스모, 너 이놈―!


[헨미 소라]

선생님이 어떻게 위험한 조직에서 발을 뺐는지 같은 거 듣고 싶어요.


[아레키 사에]

소라도!


[남성]

뭐든 다 얘기해줄게― 삿 쨩 녀석, 완전히 갱생한 척하고 있으니까 기억나게 해줘야지.


[아레키 사에]

야!


[전원]

잘 부탁해요!


[아레키 사에]

거짓말…….


-


[키치죠 나나오]

쿨쿨―…….


[히나세 미도리]

새근…….


[오노야 아즈키]

쿨―…….


[코죠 아라타]

쿠울…….


[헨미 소라]

쿨……쿨…….


[아마네 히카리]

쿨―…….


[아마하시 유키야]

쥬오지로 돌아와도 괜찮은가요? 경찰과 대화는?


[아레키 사에]

맡기고 왔어. 차도 내 명의가 아니고, 새전 도둑 피해자는 신사니까.

학원에도 보고해뒀고, 어차피 내가 흠뻑 혼나는 건 됐다고 치고― 나나오 부모님께 인사하러 가야지……. 어젯밤에 전화로 말씀드리고 사과했는데, 폐를 끼쳤다며 오히려 사과를 받아버렸어…….


[아마하시 유키야]

나나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있는 가족분들이겠죠. 행복한 아이네요.

그러고 보니 저, 그 에마에 그려진 것과 비슷한 서명을 근처 담에서 발견했어요.


[아레키 사에]

엑……!


[아마하시 유키야]

꽤 바래있긴 했지만 빨강과 초록으로 나뉘어 칠해져 있었죠. 에마의 그건, 쓴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심볼마크였던 거군요. 아레키 선생님, 당신의.


[아레키 사에]

너, 자기가 관계없다고 남의 흑역사를 잘도 그렇게 인정사정없이 쑤시고 있어…….


[아마하시 유키야]

빨강과 초록은 뭔가요? 이미지 컬러나 그런 건가요? 자신의 자신을 위한 자신에 의한 설정 같은? 이명 같은 것도 있었나요? 분명 용이나 호랑이나 매 같은걸 넣었겠죠?


[아레키 사에]

그런 문화였다고! 이제 냅둬 제발, 쪽팔려서 울고 싶다……!


[아레키 사에]

마음껏 울어도 괜찮아요.


[아레키 사에]

젠장…….


[아마하시 유키야]

괜찮지 않나요, 저 아이들도 조금도 싫어하지 않았잖아요. 숨길 필요 따위 처음부터 없었던 걸지도 몰라요.


[아레키 사에]

……뭐 그렇지.


[아마하시 유키야]

………….


[아레키 사에]

뭐야?


[아마하시 유키야]

네가 할 말이냐, 라고 할 줄 알아서요.


[아레키 사에]

……이번엔 안 해. 너랑은 그, 종류가 다르니까.


[아마하시 유키야]

……조근무녀님께 귤을 받아왔어요. 드시겠어요?


[아레키 사에]

됐어. 전철 안에서 뭐 먹는 거 안 좋아해―.


[아마하시 유키야]

알고 있어요. 말해본 것뿐이에요.


[아레키 사에]

내 몫까지 줄게. 돌아가면 방에서 대충 나눠.


[아마하시 유키야]

그렇게 할게요. 고마워요.


-


[코죠 아라타]

아―…… 잘 잤다!


[히나세 미도리]

벌써 도착한 건가…… 잠이 부족해…….


[오노야 아즈키]

쿠울…….


[아레키 사에]

자― 자, 비틀거리다가 차에 치이지 마라.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한다― 따라와―.


[키치죠 나나오]

졸려―…….


[아마네 히카리]

긴장을 풀면 의식이 멀어져요…….


[헨미 소라]

쿨……쿨…….


[아마하시 유키야]

소라, 일어나세요. 여기는 도로예요.


[아레키 사에]

다들 각자 열심히 했으니까. 다음에 내가 세뱃돈을 주지. 기대하고 있어라.


[아마하시 유키야]

와아♪


[아레키 사에]

……뭐, 너한테도 줄 거긴 한데, 응.


[코죠 아라타]

지금 세뱃돈이란 말이 들렸어!


[키치죠 나나오]

나도!


[아레키 사에]

우왓……. 이놈들, 매달리지 마! 위험해!


[아마하시 유키야]

후후…….

수고 많았어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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